곰실 공소는 죽림동 주교좌성당의 모체이며 춘천교구의 요람인 곳으로 1920년 풍수원 성당에서 분가하여 본당으로 설립되었다.
우리나라의 신앙 전래가 외국 선교사의 전교 없이, 스스로 신앙 교리를 찾아 그 가르침대로 살게 되면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듯이, 춘천지역 또한 교회의 정착이 그와 같은 길을 걸었다. 이 경우 역시 천부적인 종교 심성을 지닌 한 젊은이의 자발적인 신심과 열정이 훌륭한 신앙 공동체를 이루었으니 그 공로자인 청년의 이름은 엄주언 마르티노(말딩)이였다.
곰실본당의 설립에는 엄주언 마르티노(말딩)의 헌신적인 전교 활동이 그 밑거름이 되었다. 1872년 춘성군 동면 노루목에서 태어난 엄주언 마르티노(말딩)는 청년 시절 우연히 천주교 서적을 읽고 구도의 길을 걷기로 한 후 가족과 함께 천진암으로 가서 교리를 배워 세례를 받고 전교의 사명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천주학쟁이로 냉대를 받으며 고향에서 쫓겨난 그는 고은리의 한 폐가를 사서 정착한 후 자선과 모범적 신앙생활로 이웃들을 감화시켜 300명에 가까운 신자가 생겼다. 엄주언 회장의 헌신적 노력으로 1920년 공소를 건립하고 상주사제 파견을 간청한 결과 그해 9월 김유룡 필립보 초대 주임신부를 모시고 춘천지역 최초의 본당이 되었다.
그 후 춘천 시내로 진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1928년 현 죽림동 성당 아래 땅을 사서 죽림동 본당의 전신인 춘천 본당을 설립하였다.(1950년에 죽림동 본당으로 변경)
본당이 시내로 옮겨간 후 곰실본당은 공소로 변경되었고, 1969년 죽림동 본당에서 효자동 본당이 분가한 후 효자동 본당 관할 공소가 되었다.
춘천교구는 1998년 11월 11일 성 마르티노 축일에 죽림동 본당의 모체가 된 곰실공소에서 선교 활동을 펼쳤던 엄주언 마르티노 회장을 비롯해 평신도 사도직을 모범적으로 수행하며 춘천지역 선교의 초석이 된 평신도들을 기리기 위해 ‘평신도 추념의 날’을 제정하여 매년 기념하고 있다.
2006년 9월에는 곰실 공소가 죽림동 주교좌본당과 춘천교구 자체의 발상지라는 의미를 살려 효자동 본당 관할에서 죽림동 주교좌본당 관할로 옮겼다. 그리고 오랜 세월 풍상으로 낡은 곰실 공소 내부를 새롭게 단장하여 2009년 11월 11일 중창 축복식을 거행했다. 현재 곰실공소는 거두리 본당 관할로 변경되었다.
※ 주 소 :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동내면 동내로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