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학생연대활동을 갔다 와서>
법사회학회 25기 정현덕
경상대학교 법학과는 지난 6월 24일부터 8박 9일간 응답하라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농민학생연대활동을 다녀왔다.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활동을 해보는 거라서 좀 기대도 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왕가는 거 재밌게 하고 오자라는 생각으로 갔다.
첫날 교양동앞에 모여 발대식을 하고 법대가 배정된 단목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주변을 청소했다. 그리고 주체라는 것을 정해서 자신이 신발주체면 신발을 정리하고 베개주체면 베개를 정리하는 것처럼 자신의 역할이 있었다. 저녁을 먹은 후 가호방문을 통해 농민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뒤풀이를 하며 첫째 날은 끝이 났다.
둘째 날 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규율의 구령에 맞춰 구보를 뛰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낸 후 작업반장인 성수행님에게 일을 배정받아 하우스철거, 감자수확, 풀베기, 피 뽑기 등의 일손을 도왔다. 그리고 하루에 2번 진행된 교양과 문화시간에는 국가수매제와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알아보고 민 노래에 맞춰 율동을 배웠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총화와 뒤풀이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8박9일의 중간인 5일째 되는 날은 다른 마을로 농활을 간 팀들이 전부모여 체육대회도 하였다. 굉장히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과 축구도하고 노래도 부르며 다함께 체육대회를 즐겼던거 같다.
떠나기 전날에는 농민분들을 초청해 마을잔치를 했다. 음식을 준비하고 문화시간에 배운 춤도 보여드리고 함께 노래도 부르며 잔치를 즐겼다. 그리고 뒤풀이를 하고 농활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다음 날 숙소를 정리하고 마을 주변도 청소하고 농민분들께 인사를 드린 뒤 진주로 가는 버스에 탔다. 이로써 8박9일이 한달 이상으로 느껴졌던 2013년 여름 농활은 끝이 났다.
농활을 가서 내가 느낀 것은 밥 한 톨도 쉽게 나오는 게 아니었다는것 이다. 또 개인이 일을 덜할려고 꾀부리지 않고 남들보다 더 일하는 걸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처음에는 일하는 것을 좀 쉽게 생각한 것도 있고 힘들거라 생각 못했는데 해보니까 굉장히 힘들고 손도많이가고 농민분들이 진짜 고생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농민분들 도와드리러 갔는데 오히려 도움을 좀 받은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날이 지날수록 일을 더 열심히 했던거 같다. 그리고 규율이라는 것 때문에 너무나도 힘들었다.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았다. 아침6시에 너무나도 듣기싫은 그 기상나팔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바로 구보를 하러갔는데 나는 그곳이 태릉선수촌인줄 알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힘든것들을 시키는데 죽을것 같았다. 규율을 받을때마다 규율주체인 민우행님이 너무나도 미웠다. 청소도 진짜 깨끗이 다치우고 했는데도 쓰레기가 나왔을땐 진짜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민우행님이 쓰레기를 쓰레기통에서 꺼내오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도 해봤었다. 그래도 5일인가 6일째 되던날에 규율타도 라는것을 했는데 진짜 그때 행복이라는 것을 처음 느껴봤다. 농활가서 좋았던 점은 별로 안친했던 친구들이나 형, 누나들과도 일을 같이하면서 얘기도 많이해보고 술도 마시면서 친해질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얘기도 많이 못해보고 일도 같이 안해서 몇몇이랑은 못친해져서 아쉬웠다. 한번은 나랑 농활대장인 승우행님이랑 지성이랑 호성이랑 이렇게 4명에서 산을 깎을 기세로 풀을 베고있었다. 나랑 지성이는 서로 맡은 구역을 다 끝내서 좀 쉬고 있었는데 승우행님은 자신의 구역을 다하고 나서 쉬지 않고 옆에 가서 호성이 남은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때 그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고 느낀 것도 많았다. 농활을 갔다오고나서 일주일동안은 무엇인가 허전한게 남아있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있어서 이번 여름방학 동안의 농활은 큰 경험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