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동네 모임에서 중국 황과수폭포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단다. 거기에 나는 들러리로 반드시 가야 한다고 한다. 사진 찍어 주고, 무거운 짐 들어주고, 보디가드해주고… 뭐 내 역할은 이런 거다. 말하자면 아내의 수행비서 격이다.
그런데이번에는 여행사 여행 소속을 하고, 여권 사본을 송부하고, 여행비용도 모두 대행을 하라는 아내의 명령(?)이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올댓 서비스(Allthat Service)로 여행을 계약 하면 여행비용을 할인해주는 특전이 있다는 것이다.
각하의 명령을 받고, 신한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여러 여행사 중에서도 참좋은여행사가 눈에 들어 왔다. 참좋은여행사는 2012년도 발칸반도, 그리고 작년에 남인도를 갈 때에도 이용했던 여행사다. 마침 황과수폭포를 가는 상품도 진열되어 있었다.
노쇼핑, 4명 선착순 할인우대라라고 표시되어 있는 10월 3일 날짜를 찍고, 무조건 계약을 했다. 다른 여행사의 황과수폭포 4박 5일 사품을 훑어보니 1백만 원 내외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보다 약 40%싼 가격으로 선착순 우대를 해주고 있었다. 아내의 동네 친목회 회원은 5명인데, 그 중에서 나를 포함하여 3명의 비서남편들이 동행을 한단다. 그러면 8명을 예약을 하는데, 모두 운 좋게 같은 가격으로 계약을 했다.
▲귀주성 묘족 할머니
그런데 내가 황과수폭포를 가기로 했다고 하니 고등학교 동창인 안정근 부부, 그리고 병용아우가 그의 선배와 함께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4명을 더 추가해서 12명의 리더로 황과수폭포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계약한 4명은 여행비용이 30% 정도 더 추가가 되었다.
10월 3일, 드디어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중국 귀양으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20:50분 출발 비행기를 탔다. 귀주성은 원래 직항이 없는데 아시아나 항공에서 10월 한 달 동안 전세기를 시범적으로 운행한다고 했다. 보통은 중경을 거쳐 중경에서 약 8시간의 버스를 타고 귀양으로 가야 한다. 물론 가격도 더 비싸고 장거리 버스를 타야하는 우리는 직항을 탔으니 억세게 운이 좋다.
아내는 10일 이내의 해외여행은 가겨운 소풍쯤으로 생각한다. 그 동안의 여행이 거의 한 달 이상의 장기간 여행을 해왔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제공한 저녁식사를 하고 포도주를 한 잔한 후 잠시 눈을 부쳤는데 아내가 벌써 귀양에 도착했다고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 인천공항에서 귀양까지는 3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밤 12시경에 귀양에 내리니 공항은 매우 한산하다. 이제 새로 건축했는지 새 건물냄새가 폴폴 난다. 출국수속을 하고 밖으로 나가니 걸쭉하게 생긴 30대의 남자 가이드가 <참좋은여행사>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귀양 중심가에 위치한 <금강선화>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런데 나는 아내와 이산가족이 되어 떨어져 자게 되었다. 병용아우의 선배가 남자인줄 알았더니 여자 선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병용아우와 짝을 이루고, 아내는 아우의 선배라는 박 선생과 룸메이트를 이루게 되었다. 허구한 날 날마다 함께 붙어 사는데 어쩌면 더 좋은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10월 4일 일요일 흐림
아침에 눈을 뜨니 “딱딱딱!”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아침부터 화약으로 불놀이를 하나?” 창문을 열거 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날씨가 흐리다. 새로 건설된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태양을 구경하기 어려워 <귀양>(貴陽)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크로바처럼 생긴 공원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공원에서 무슨 체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딱딱 하는 소리는 저 공원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공원가까이 가보니 웬걸? 딱딱 하는 소리는 노인들이 팽이를 치는 소리였다. 엄청나게 큰 팽이를 긴 채찍으로 후려 갈겨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이곳 노인들은 팽이치기를 아조 좋아 한단다. 아이들도 아니고 어른들이 말이다. 팽이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 큰 팽이를 노인들은 마치 골프 스윙을 하듯 후려 치고 있었다. 그 소리가 화약을 터트리는 소리처럼 요란하게 들려왔던 것.
내가 팽이를 찍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자 그 중에 노인 한분이 자신을 찍어 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 분에게 카메라를 들이 댔더니 정말 멋진 폼으로 팽이를 후려 갈겼다. 기마 자세로 팽이를 후려갈기는 폼이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골프공을 치는 것보다 더 멋져 보인다.
온힘을 다하여 채찍을 힘껏 휘들릴 때마다 휙휙 소리가 난다. 사람은 무언가를 두들길 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노인들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온 힘을 다하여 팽이를 친다. 채찍을 맞은 커다란 팽이는 멈칠 줄을 모르고 빙빙 돌아간다. 귀양에 온 기념품으로 저 팽이를 사면 딱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귀주성을 여행하는 내내 팽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가이드에게 팽이를 파는 곳을 좀 알아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으멩 귀주성에 가면 저 큰 팽이를 꼭 사고 싶다.
귀주성(구이저우성)은 중국남서부 원구이고원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전국시대 초나라의 영토였고, 한나라 때는 형주와 익주에 속했으며, 송나라 때 토착민 지도자가 구주를 이끌고 귀순하자 ‘구(矩)’를 ‘귀(貴)’로 고쳐 구이저우(貴州)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묘족 등 49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귀주성은 해발고도 1000~2000m에 달하는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다. 귀주성의 수도인 귀양시 역시 고원에 둘러싸여 연평균 기온이 14~16°C로 강수량이 많고 햇빛을 보기 힘든 고원지대이다.
자신을 김용남이라고 밝힌 가이드는 귀주성은 주로 귀양을 보냈던 척박한 고원이라고 한다. 이름이 멋있다고 추겨세웠더니 “이름에 ‘龍’자가 들어가서 팔자가 너무 힘듭니다.”고 한다. 중국 연길지역이 고향인 조선족 2세인 그는 한국 잠실 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몇 년동안 노동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솔직 담백해 보이는 그의 태도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아내의 동네 모임에서 중국 황과수폭포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단다. 거기에 나는 들러리로 반드시 가야 한다고 한다. 사진 찍어 주고, 무거운 짐 들어주고, 보디가드해주고… 뭐 내 역할은 이런 거다. 말하자면 아내의 수행비서 격이다.
그런데이번에는 여행사 여행 소속을 하고, 여권 사본을 송부하고, 여행비용도 모두 대행을 하라는 아내의 명령(?)이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올댓 서비스(Allthat Service)로 여행을 계약 하면 여행비용을 할인해주는 특전이 있다는 것이다.
각하의 명령을 받고, 신한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여러 여행사 중에서도 참좋은여행사가 눈에 들어 왔다. 참좋은여행사는 2012년도 발칸반도, 그리고 작년에 남인도를 갈 때에도 이용했던 여행사다. 마침 황과수폭포를 가는 상품도 진열되어 있었다.
노쇼핑, 4명 선착순 할인우대라라고 표시되어 있는 10월 3일 날짜를 찍고, 무조건 계약을 했다. 다른 여행사의 황과수폭포 4박 5일 사품을 훑어보니 1백만 원 내외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보다 약 40%싼 가격으로 선착순 우대를 해주고 있었다. 아내의 동네 친목회 회원은 5명인데, 그 중에서 나를 포함하여 3명의 비서남편들이 동행을 한단다. 그러면 8명을 예약을 하는데, 모두 운 좋게 같은 가격으로 계약을 했다.
▲귀주성 묘족 할머니
그런데 내가 황과수폭포를 가기로 했다고 하니 고등학교 동창인 안정근 부부, 그리고 병용아우가 그의 선배와 함께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4명을 더 추가해서 12명의 리더로 황과수폭포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계약한 4명은 여행비용이 30% 정도 더 추가가 되었다.
10월 3일, 드디어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중국 귀양으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20:50분 출발 비행기를 탔다. 귀주성은 원래 직항이 없는데 아시아나 항공에서 10월 한 달 동안 전세기를 시범적으로 운행한다고 했다. 보통은 중경을 거쳐 중경에서 약 8시간의 버스를 타고 귀양으로 가야 한다. 물론 가격도 더 비싸고 장거리 버스를 타야하는 우리는 직항을 탔으니 억세게 운이 좋다.
아내는 10일 이내의 해외여행은 가겨운 소풍쯤으로 생각한다. 그 동안의 여행이 거의 한 달 이상의 장기간 여행을 해왔기 때문이다. 기내에서 제공한 저녁식사를 하고 포도주를 한 잔한 후 잠시 눈을 부쳤는데 아내가 벌써 귀양에 도착했다고 옆구리를 콕콕 찌른다. 인천공항에서 귀양까지는 3시간 30분정도 걸린다. 밤 12시경에 귀양에 내리니 공항은 매우 한산하다. 이제 새로 건축했는지 새 건물냄새가 폴폴 난다. 출국수속을 하고 밖으로 나가니 걸쭉하게 생긴 30대의 남자 가이드가 <참좋은여행사>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귀양 중심가에 위치한 <금강선화>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런데 나는 아내와 이산가족이 되어 떨어져 자게 되었다. 병용아우의 선배가 남자인줄 알았더니 여자 선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병용아우와 짝을 이루고, 아내는 아우의 선배라는 박 선생과 룸메이트를 이루게 되었다. 허구한 날 날마다 함께 붙어 사는데 어쩌면 더 좋은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10월 4일 일요일 흐림
아침에 눈을 뜨니 “딱딱딱!”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아침부터 화약으로 불놀이를 하나?” 창문을 열거 밖을 내다보니 여전히 날씨가 흐리다. 새로 건설된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태양을 구경하기 어려워 <귀양>(貴陽)이란 이름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크로바처럼 생긴 공원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공원에서 무슨 체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딱딱 하는 소리는 저 공원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공원가까이 가보니 웬걸? 딱딱 하는 소리는 노인들이 팽이를 치는 소리였다. 엄청나게 큰 팽이를 긴 채찍으로 후려 갈겨 치고 있는 게 아닌가? 이곳 노인들은 팽이치기를 아조 좋아 한단다. 아이들도 아니고 어른들이 말이다. 팽이의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 큰 팽이를 노인들은 마치 골프 스윙을 하듯 후려 치고 있었다. 그 소리가 화약을 터트리는 소리처럼 요란하게 들려왔던 것.
내가 팽이를 찍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자 그 중에 노인 한분이 자신을 찍어 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 분에게 카메라를 들이 댔더니 정말 멋진 폼으로 팽이를 후려 갈겼다. 기마 자세로 팽이를 후려갈기는 폼이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골프공을 치는 것보다 더 멋져 보인다.
온힘을 다하여 채찍을 힘껏 휘들릴 때마다 휙휙 소리가 난다. 사람은 무언가를 두들길 때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노인들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온 힘을 다하여 팽이를 친다. 채찍을 맞은 커다란 팽이는 멈칠 줄을 모르고 빙빙 돌아간다. 귀양에 온 기념품으로 저 팽이를 사면 딱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귀주성을 여행하는 내내 팽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가이드에게 팽이를 파는 곳을 좀 알아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다으멩 귀주성에 가면 저 큰 팽이를 꼭 사고 싶다.
귀주성(구이저우성)은 중국남서부 원구이고원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전국시대 초나라의 영토였고, 한나라 때는 형주와 익주에 속했으며, 송나라 때 토착민 지도자가 구주를 이끌고 귀순하자 ‘구(矩)’를 ‘귀(貴)’로 고쳐 구이저우(貴州)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묘족 등 49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귀주성은 해발고도 1000~2000m에 달하는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다. 귀주성의 수도인 귀양시 역시 고원에 둘러싸여 연평균 기온이 14~16°C로 강수량이 많고 햇빛을 보기 힘든 고원지대이다.
자신을 김용남이라고 밝힌 가이드는 귀주성은 주로 귀양을 보냈던 척박한 고원이라고 한다. 이름이 멋있다고 추겨세웠더니 “이름에 ‘龍’자가 들어가서 팔자가 너무 힘듭니다.”고 한다. 중국 연길지역이 고향인 조선족 2세인 그는 한국 잠실 롯데월드 건설현장에서 몇 년동안 노동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솔직 담백해 보이는 그의 태도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