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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신록, 상쾌한 바람, 정겨운 이들… 콧노래가 절로 나더라” |
아카시꽃이 숨 막힐 듯이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초록으로 변한 산야에서는 하염없이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논에 심어놓은 벼들도 어느새 녹색이 짙어지고 있다. 산딸기가 익어가는 5월. 전국에 울창한 숲 그늘에 쌓여 몰래 숨어 있는 맑디맑은 계곡과 드라이브 코스를 골라 소개한다.
1. 지장산 지장계곡
“울창한 숲그늘, 그리고 맑디 맑은 담과 소 …”
경기 지장산(877.2m)의 지장골(경기도 포천군 관인면 중리)은 지장봉이 빚어낸 수려한 계곡이다. 지장봉은 경기도 포천군과 연천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주능선에는 울창한 수림과 바위봉이 어우러지고 특히 더덕, 취나물 등 산나물이 풍부하다. 5㎞에 달하는 지장계곡. 매표소를 지나면서 이어지는 계곡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맑기가 대단하다. 도로변에서 계곡까지 멀지 않아 길가에 차를 대고 야영을 할 수 있어서 가족 동반 여행지로 손꼽을 수 있다.
지장계곡에는 작은 폭포, 담과 소가 어우려져 그 풍광이 가히 아름답다. 울창한 숲그늘이 있어 더욱 좋다. 산 정상에 서면 북쪽의 금학산(947m), 고대산(832m)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울창한 수풀 사이에 허물어져 가는 보가산성 성곽을 비롯하여 문화유산도 산재해 있다.
찾아가는 길
포천읍에서 43번 국도(김화 방향) 타고 38휴게소를 지나 37번 국도로 좌회전한 뒤 관인입구에서 우회전해 직진. 원조 막국수집에서 좌회전해 중리 저수지 지나면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부터는 비포장이지만 길이 복잡하진 않다.
대중교통
포천읍 포천시외버스터미널(031-534-7058)에서 관인 경유 동송행 직행버스를 이용. 관인에서 하차. 관인에서는 중리행 완행버스 이용해 중리 하차. 중리에서 주자창이 있는 중리저수지까지 30분을 걸어야 한다.
맛집 & 숙박
지장계곡 가는 길에는 막국수를 잘하는 집이 몇 곳 있다. 그중 우측에 있는 원조집이 소문났다. 또 중리계곡을 끼고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031-533-9595)’에서는 맛있는 더덕구이와 더덕에 멧돼지 목살을 섞은 더덕불고기가 인기 메뉴다. 직접 숯불에 구워주는 통돼지 바비큐는 쫄깃쫄깃하면서 담백한 육질이 일품이다. 또 더덕구이 불고기는 매콤한 고추장 소스에 어우러진 더덕의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이 메뉴를 앞에 두고 삼지구엽초, 산복숭아, 더덕 등으로 만든 술을 한잔 곁들이면서 밤새 캠프파이어도 즐기고 하늘에 총총 떠있는 별을 헤아리기 좋은 곳이다. 단체 이용객을 위해서 내놓은 패키지 상품도 있다.
2. 백운산 어치계곡과 구시폭포
“안개비에 어우러지는 폭포의 황홀한 자태”
전남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백운산. 고로쇠가 많아 해마다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그 자락에 있는 어치계곡은 아직까지는 낯선 이름이다. 어치계곡은 그 길이가 7km에 달하는데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 놓고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림이 어울려 장관이다. 햇살을 가려주는 숲속은 뜨거운 여름철에도 발이 시릴 정도로 시원하다.
상면 지계마을을 지나 상류로 올라가면 어치계곡 제일의 경승지인 구시폭포를 만나게 된다. 폭포수 아래의 못이 구시(구유)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좁은 협곡은 100m나 되고 폭포수는 15m의 높이에서 떨어진다. 한 여름에는 물보라와 굉음을 울려대는 폭포수가 장엄하기까지 하다. 비 오는 날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 구시폭포는 한결 그 멋스러움을 더하는데 그 자태가 신비롭기 그지없다. 누드사진을 찍으려는 사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다. 기암절벽을 호위하듯 앞 다투어 피어난 산나리와 시원한 폭포수가 어우러져 절경이다.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옥곡 IC-진상∼하동간 58번 국도를 타고 가다 수어천댐 쪽으로 좌회전하면 어치마을에 이른다. 어치3구를 지나 계속 포장도로를 타고 들어서면 막다른 길. 진경 송어장에서 5분 정도 수풀 사이로 걸어가면 구시폭포.
대중교통
광양에서 진상을 거쳐 어치마을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맛집 & 숙박
어치마을에 들어서면 유난히 눈에 띄는 메뉴가 멧돼지요리다. 어치3리(회두마을)에 있는 김창석 씨(061-772-2891)네가 멧돼지 농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90% 이상의 야생성을 가진 멧돼지를 6개월 정도 기른다. 커다란 화로에 숯불을 지펴 고추장 양념한 고기를 구워 먹으면 맛이 일미다. 대신 상차림은 소박하다. 또 구시폭포와 멀지 않은 진경송어장(061-772-3998, 5038)은 계곡 풍광이 매우 빼어나고 직접 기른 송어회 맛이 괜찮다. 숙박은 마을의 민박집을 이용해야 된다.
3. 문경 대야산 용추폭포와 선유동계곡
“비경 계곡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신선”
구불구불한 문경새재길은 이제 찾는 이가 적다. 대부분 작년에 새로 생긴 이화령 터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새재길은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조령 제3관문.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이곳엔 드라마 왕건 세트장이 생기면서 더 북적거리게 되었다. 관문 안은 과거를 재현하는 큰 마을이 생겨났다.
이곳 저곳 들러보고 찾아가는 곳이 대야산 용추폭포와 선유동 계곡이다. 대야산(931m,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은 우리 나라 주능선인 백두대간이 지나고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면서 소백산맥 오지에 깊숙이 숨어 있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산이다. 깎아지른 듯한 암봉과 온갖 형상의 기암괴석은 울창한 수림에 덮여 있고 용추폭포, 선유동 계곡 등 맑은 계곡이 있어 더위를 식히기에는 그만이다. 사시사철 변함없이 옥계수가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는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대야산 자락의 비경은 여러 곳이다. 바위가 수천년 동안 물에 닳아서 원통형 홈이 파져 있어 하트모양을 하고 있는 용추폭포, 그 위에 월영대, 그리고 선유동 계곡, 학천정, 칠우정, 지방기념물 제90호 운강 이강년 선생 생가 등이 있다. 특히 용추폭포는 TV 드라마 왕건 중 한 장면이 촬영되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용추폭포는 보는 이의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용추폭포는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이 말해주듯이 용추 양쪽의 큰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용트림하다가 남긴 용비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또 아무리 가물어도 이곳의 물은 마르는 일이 없어 옛부터 극심한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대야산을 가운데 두고 10km 거리에 있는 괴산 선유동 계곡이 있다. 입장료 : 500원, 주차요금(7∼8월에 한해서) : 승용차 2,000원.
찾아가는 길
문경 조령관문에서 상주방면으로 가면 가은읍-이곳에서 우회전-913번 지방도 이용-봉암사-선유동 계곡-대야산-용추폭포 주차장/서울-중부고속도로-음성 IC-518번 지방도-음성군 금왕읍-3번 국도 -충주시-수안보-문경읍-마성면-가은읍-벌바위-용추 주차장.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가은읍 시내까지 버스(상주, 은척행) 1일 3회 운행. 가은읍에서 벌바위까지 1일 8회 운행되며 30분 소요. 문경시에서 벌바위까지 1일 8회 운행되며 1시간 정도 소요.
맛집 & 숙박
용추폭포 가는 길에 있는 대야산장식당(054-572-0033)은 새 건물로 단장해 깨끗하다.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메뉴로는 토종닭, 오리백숙 등이 있다. 또 선유동 학천정 앞에 있는 선유동식당(054-571-7918)은 오래된 유원지 음식점. 상회와 토속음식을 곁들여 하는 곳으로 음식만 시키면 계곡 자리를 얻을 수 있다.
여행포인트
용추폭포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비는 물론 고갯길을 한 번 더 넘어와야 한다. 대야산장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면 바로 계곡을 만나게 되고 주차료 부담도 없다. 단 대형차는 들어올 수 없다.
4. 입암산 남창계곡
“인적 드문 신선 계곡, 벌써 피서지에 와 있는 듯”
전남 장성은 북동과 북서쪽이 산지인 만큼 봉우리와 고개, 골짜기마다 물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정읍 남부와 장성 북부에 걸쳐 있는 백암산(741m)은 조선 8경으로 꼽히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백암산에서 멀지 않은 곳인 입암산(654m) 자락에 남창계곡이 있다. 아직까지는 주변 사람에게만 알려진 곳이다.
북하면 신성리의 입암산 기슭에 위치한 남창골은 국립공원 내장산 남부(061-392-7288, 061-393-3088)쪽이다. 입암산성 계곡, 은선동, 반석동(새재계곡), 하곡동, 자하동, 내인골 등 6개 계곡으로 나뉘어 있으며 그 길이가 무려 10리가 넘는다.
주위의 울창한 숲은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어 가면서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여름철 물이 많을 때 주위의 폭포들과 계곡의 기암괴석 그리고 우거진 수풀이 그늘을 만들어줘 피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계곡의 바닥이 돌과 자갈로 채워져 있어 비가 많이 와도 물이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 포장도로를 지나 비포장길이 이어지며 전남대 수련원까지만 차가 갈 수 있다. 이곳에서 몽계폭포, 입암산성까지는 등산을 해야 한다. 전남대 수련원-은성계곡-갓바위-입암산성-전남대 수련원까지 약 7km로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수련원에서 30여 분 정도 오르면 몽계폭포가 있다. 폭포는 한여름에도 손이 시릴 정도로 차고 그냥 마셔도 될 만큼 맑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1번 국도-백양사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남창계곡으로 가는 길이 있다.
대중교통
장성 사거리 터미널에서 백양사-장성호-남창지구까지 운행하는 군내 버스 이용.
맛집 & 숙박
남창계곡에서는 주로 취사를 한다. 골짜기에 있는 산중 마을에서는 토종꿀이나 토종닭 등 토속음식을 파는 곳도 있다. 또 백양사지구에 있는 정읍식당(061-392-7427, 392-9367)은 유원지 음식점 중 하나지만 맛이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장성호 밑자락에도 향토 미락단지가 있다. 숙박은 백양사 지구 숙박시설이나 장성 읍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 또는 새로 생긴 방장산 휴양림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5. 남전약수와 남전계곡
“고운 님과 함께 목장길 따라 밤길 걸으면…”
춘천-인제간 60㎞의 긴 물길은 내설악을 연결하는 수상 관광로로서 주변의 아름다운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환상의 여로. 5월∼10월까지는 춘천에서 인제 부평 선착장까지 관광 쾌속선이 하루 2회 운행하고 있다.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남전계곡과 남전약수가 있다.
남전계곡 쪽은 국내에 아직까지 남아 있는 오지 중 오지. 남전1리 남전교에서 동쪽 계곡으로 약 1㎞지점부터 동아실까지 약 4km 구간이 남전계곡. 계곡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여 사계절 물이 많이 흐르는데 구비구비 기암절벽 밑으로 소를 형성하는가 하면 잔잔히 자갈밭 위를 흐른다. 계곡 안쪽으로 민가가 없어 오염되지 않았다. 수련원과 목장이 있을 뿐이다. 비포장길은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민가가 없어 편의시설은 전혀 이용할 수 없다.
찾아가는 길
홍천에서 44번 국도-신남에서 인제 방면으로 달려오면 소양호 선착장. 그 주변에 남전약수터. 남전교 건너기 전에 우회전하면 남전계곡.
대중교통
춘천에서 양구행 선박 이용, 인제-부평리간 시내버스가 1시간 간격 운행/신남에서 남전교까지 시내버스가 1시간 간격 운행. 남전계곡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따로 없다.
맛집 & 숙박
남전계곡 주변에서는 잠잘 곳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소양호 선착장 앞이나 도로변을 이용할 것.
6. 남덕유산과 병곡계곡
“더 달릴 곳 없는 비경의 계곡… 벌거벗고 물장구 치고 싶다”
거창은 우리 나라에서 아름다운 계곡을 가장 많이 껴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덕유산의 모습은 두말할 것 없고 그 주변에도 수많은 맑은 계곡들이 흩어져 있다. 가는 골짜기마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며 우렁찬 폭포들이 숨겨져 있어 절로 탄성이 쏟아진다. 거창일대의 수많은 계곡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숨이 가쁘다.
그중에서 아직까지 비포장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다. 남덕유 분소 이르기 전 왼쪽 월송계곡 방면으로 접어들면 도로변 계곡에는 제법 피서객들이 많다. 병곡리로 가는 길에도 계곡은 이어진다. 병곡리 마을을 끝으로 포장은 비포장으로 바뀐다. 마을에는 유명한 송어장이 있고 그 옆으로도 환상적인 계곡이 펼쳐진다. 발가벗고 목욕해도 숲 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다. 점터 음식점 앞으로 계속 오르면 가파른 산중턱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안쪽에도 숨겨진 비경이 있지만 주변에도 맑은 계곡이 있으므로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주변에서 놀면 그만이다.
찾아가는 길
거창에서 3번 도로 이용-말흘에서 37번 도로로 좌회전-금원산 자연휴양림-위천 수승대-남덕유 분소로 오르다 월성계곡 쪽으로 좌회전-월성계곡-병곡리 송어장 팻말 따라 우회전-병곡리에서 비포장 도로 이용-산길을 오르면 마을-하고개-갈골-월송계곡.
대중교통
거창에서 북상 가는 버스 이용.
맛집 & 숙박 병곡리에는 병곡 무지개 송어장(055-943-3222)이 있다. 또 바로 앞 점터(055-942-7921)에서는 인근에서 직접 채취한 산약초차를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