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구 부채시 2인전
박분필 시 「십리 대숲 길」
십리 대숲 길
박 분 필
대숲을 걸어서
강물은 흘러서 십리 길을 함께 가더라
차갑고 고요하게 빛나던 댓잎들이
비가 내리자
더 짙푸르고 탱탱하게 강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더라
아무도 모르는 달빛 아래서
아무도 모르게
손닿지 않는 하늘을 품고 싶어 몸을 곧게 뻗어 올렸던
푸른 기운
아무래도 이 길은
내 초록을 되찾아 가는 길
그 시간에게 건네는 따뜻한 악수
그대 생각만으로 십리 대숲길이 환하더라
김수원 시 「봄밤」
봄밤
김 수 원
봄밤, 너를 처음 느낀 건 양수 속의 일
출렁이는 소리 익숙한 남프랑스의 훈풍
잠방거리는 나뭇잎들의 호수
너를 만나고 싶어
나는 읊조리듯 말했다
눈 감으면 목소리가
너인 것 같다가
너였다가
결국
양수 속에서 너를 기다리는 일은 나의 전부
첨벙대며 밖을 기다리는
봄밤, 창문을 여는 아이처럼
나는 안에 너는 밖에 있다
봄밤은 미리 사정을 끝낸 반딧불이
비행하는 행성들
창문을 닫으면
나를 기다리는 일은
네 봄밤의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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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겨울호
윤정구 부채시 2인전//박분필 시 「십리 대숲 길」/김수원 시 「봄밤」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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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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