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혼식(珊瑚婚式)에 한라설을 밟으며,
요란스런 경자년 새해 일출맞이도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3순이 지나간다.
하여, 세월은 유수(流水) 같다고 했던가...
이번 2. 2일은 우리부부가 만난 서른다섯번 째의 결혼기념일,
이 날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짧은 비행시간인 50분의 창공을 날아 제주에 안착하였다.
제주공항을 내리면서 바라 본 한라산은 짙은 구름에 싸여있어 내일 산행이 순로울지 무척 걱정된다 .
잔뜩 흐린 한라산 언저리를 보고 다음 날 성판악의 등로 출입구를 무사히 넘길 바랬다.
알 수 없는 자연조화 앞에 몇 번인가 좌절했던 백록담 가는 길, 그건 온전히 제주를 지켜주는 설문대할망의
점지에 의지 할 수 밖에 없었다.
도착 날 숙소 주변에 있는 '국수의 거리'를 찾아 늦은 점심을 먹고 시내길을 따라 제주항이 내려다 보이는 사라봉과
별유봉으로 향한다. 내일 산행의 안전을 바라며 걷는 동안 바람이 몹시 불고 가는 비가 옷깃을 더욱 여미게한다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에 가슴 조이며 기원했다, 백색의 백록담을 꼭 보자고,,,
이튿 날 한라산으로 향한다. 이른시간 숙소에서 가장 먼저 조반을 먹고 준비해 둔 배낭을 지고 24시 김밥집을
찾아 김밥을 준비하고, 성판악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려 약 1시간 후 눈이 쌓인 성판악에 도착한다.
기대했덙 대로 초입부터 발아래의 눈도장을 찍으며 오르니 진달래산장에서는 대설국의 환희를 맛본다.
전체 약 8시간에 걸쳐 다녀온 한라의 백설은 3박4일간의 여정을 마음속 깊이 박히는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다.
그래도 건강하게 아직 걸을 수 있는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은 산호반지를 주는 것 이상 소중하고
값진 눈산행이 되었다.
제주공항에 내려 버스를 기달리며,
이번 여행은 철저히 대중교통(시내버스만 이용)만 이용하는 여행계획을 수립하였다.
편리한 노선운영과 환승제도가 잘 되어 있어 여행경비를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 처음엔 조금 불편하지만 직접해 보면
꽤 편리하다,
우리가 묵은 숙소(라인호텔), 건물외형과 달리 내부는 깨끗하고 넓으며 착한가격의 숙소이다(짐이 있어 이곳에 3일 머뭄)
방에 짐을 두고 간단한 워킹준비를 하여 거리를 나선다,
숙소 근처에 있는 보성재래시장에 들려 시장을 둘려본다.
보성시장의 모습, 이런 시장이 제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장이다
국수의 거리를 가면서,,
국수의 거리는 제주 삼성혈주변에 있는데,, 길을 따라 다양한 국수집이 있어 제주국수의 맛을 볼수 있다
우리가 들린 삼대국수회관의 국수, 배가 고팠던 터라 맛있게 먹었다.
이제 국수를 먹고 사라봉으로 향해 계속 걸었다, 사라봉을 오르면서,
사라봉을 오르는 계단길
사라봉 정상인데 이곳에 서면 북쪽으로는 제주항을 보며, 남측으로는 한라산을 볼 수 있는데 날씨가 흐려
한라산은 볼 수 가 없었다.
기념사진을 남기고,
애기업은 돌,
별도봉에서
別刀峰은 참으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곳 별도봉 인근에 있는 화북포구는 조산시대때 육지를 드나드는 유일한 항구였다고 한다.
특히 당시 제주도는 귀양의 섬으로 많은 이들이 제주로 유배를 왔다
그래서 제주는 원악도(遠惡島)라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왜 별도봉이란 말이 붙었을까? 대부분 뭍에서 귀양을 오면 이곳 현지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려 자녀를 낳고
살아가는 게 보편적이었는데 이를 배수첩(配修妾)이라 했고, 유배가 끝나고 육지로 돌아갈때 현지 처를
제주에 두고 떠나는데 그 아픔이 오죽했겠는가?
남은 가족은 이곳 별도봉에서 내려다보는 화북포구를 보면서 떠나는 배를 피눈물로 배웅하였다 하는데
그리하여 이 봉우리는 즉 칼로 끊는 아픔의 봉우리란 뜻으로 별도봉이라 하였다.
지금은 이곳 주변은 제주항이 들어서고 주변이 많이 바뀌었지만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별도봉은 시간을 초월하여
관광객의 발길을 맞고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별유봉이 보이는 이곳이 바로 역사의 슬픈 흔적이 있는 곤을동의 흔적이다
지금 화북동인 이곳은, 예전 제주의 해안마을로 반농반어로 생계를 이어가던 이곳 주민들이 1949년 1월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비극의 현장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돌과 나무 그리고 오름올레, 다소긴듯한 이름인데 독특한 돌과 나무로 시선을 끄는 카페다
어둠이 내리는 화북동의 해안가, 울 부부밖에 없는 해안길을 한참 걸어 화북동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간선도로변 화북남문 버스 정류장을 찾았을 땐 짙은 어둠이 내린 시간이어서 312번 시내버스를 타고 맛있는 제주
흑돈가를 찾아간다. 여행은 뭐니뭐니해도 맛 기행이 빠질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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