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정신과 비판
헤겔 <정신현상학>
원문
http://m.openlectures.naver.com/mobile_contents?contentsId=79143&rid=2890
강연자 : 강순전 명지대 철학과 교수
강순전 교수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의식이 경험을 하면서 정신이라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의식의 경험의 학’을 쓴 것이라고 하며, 이는 역으로 “목표 지점에서 여태껏 해온 과정을 회고”한다면 책의 제목처럼 ‘정신의 현상학’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컨대 헤겔에 따르면 의식은 “주관과 객관이 통일돼서 더 이상 원리상으로 분리되지 않는” 지점인 정신을 향해 전진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그 과정은 가장 단순한 ‘감각적 확신’에서 출발하여 자기동일적인 사물을 인식하는 ‘지각’ 그리고 법칙 안에서 관계를 파악하는 과학적 인식 ‘오성(悟性)’으로 지양되어 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인간은 여기서 지금까지의 ‘대상의식’ 단계를 떨치고 생명, 즉 인간 스스로를 인식하는 ‘자기의식’으로 나아가며 결국엔 연속되는 변증법적 반전에 힘입어 ‘이성’으로, 끝내 ‘정신’에 이르게 됨을 헤겔이 그려 보이고 있다고 요약한다.
강연 – 강순전 명지대 철학과 교수
강순전 : 오늘 강의를 이렇게 구성해봤습니다. 우선 『정신현상학』이라고 하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야 되는데요. 헤겔이라고 하는 사람이 어떠한 동기에서 철학을 했고 어떠한 동기에서 이 책을 썼는지, 그것을 우리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헤겔 철학이 어디로부터 나왔는가 하는 철학사적인 배경을 말씀드리고. 그다음에 아무래도 고전 강의니까 고전의 줄거리를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될 것 같아서 『정신현상학』의 대강의 줄거리를 소개하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정신현상학』을 소개하는 데 있어서 내용뿐만 아니라 『정신현상학』이 가지고 있는 형식을 꼭 우리가 주목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형식을 중심으로 해서, 그 형식에 맞춰서 어떠한 방식으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소개를 하겠습니다.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헤겔이라고 하는 철학자는 칸트와 더불어서 독일 고전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이고, 그 이후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영향사에 있어서 방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현대 영미(英美) 철학을 중심으로 해서 헤겔 철학이 어떤 영향사를 오늘날에 발휘하고 있는가라고 하는 것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구성해봤습니다. (…) 먼저 칸트가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는 것을 알고 그다음에 칸트와 대비되는 헤겔은 어떠한 철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가, 이런 것을 알면 우리가 헤겔을 좀 더 이해하기 쉬워질 것입니다.
(…) 헤겔은 칸트를 형식주의라고 하는데 헤겔이 직접, ‘Enzyklop?die’, 영어로는 『Encyclopaedia of the Philosophical Sciences』라고 하는 『철학적 학문들의 백과사전』이라고 하는 자기의 철학을 집대성하는 마지막 대표작이 있는데 거기에서 칸트를 빗대어서 그렇게 얘기합니다.
수영이라는 것은 물속에 들어가서 배우는 것이지 물 바깥에서 이론적으로 아무리 배운다고 그래서 수영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강의록 전문 보기
헤겔은 칸트와 더불어 독일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칸트의 사상과 헤겔의 사상은 철학사에서 서로 대립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고의 틀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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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 이남인 서울대 교수
김상환(사회) : 헤겔 철학은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큰 영향력을 발휘했죠. 실존주의 시대에 특히 주노(主奴)의 변증법이 대단히 중요한, 각 철학자들에게 다시 계승되는 주제였고.
구조주의 시대에는 특히 언어의 개념, 그러니까 ‘언어라는 피라미드 속에서 사물은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는 헤겔의 기호, 언어 개념이 구조주의 시대에 그런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적인 기표(記表) 개념과 기호 개념과 잘 맞고.
그렇기 때문에 라캉(Jacques Lacan)의 상징계 개념이라든가 실재, 그 관계를 설명할 때 대단히 헤겔적이고 변증법적인 성격을 볼 수 있습니다. 라캉 자신이 자신의 유일한 스승으로 인정한 사람이 1950년대에 파리에서 헤겔을 강의한 코제브(Alexandre Koj?ve)였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슬라보예 지젝(Slavoj ?i?ek)에 의해서 대중문화의 다양한 소재와 결합해서, 말하자면 일반화, 그러니까 헤겔 철학이 갖는 설명이 얼만큼 큰지를 제일 유머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슬라보예 지젝 때문에 헤겔 붐이 다시 일었다고 할까요, 등등 해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요즘 헤겔 철학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남인(사회자 대리) : 강순전 교수님께서는 처음 강연 시작 부분에 칸트와 비교하면서 헤겔 철학의 특징을 설명하셨습니다. 칸트의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 형식에 대한 분석에 머무르는 데 반해서 헤겔의 철학은 구체적인 내용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철학이다, 이런 구도에서 헤겔 철학을 설명하셨는데.
질문은 우리가 칸트의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또 헤겔을 비판할 수 있지 않은가입니다. 그러니까 칸트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유한한 인간의 관점을 존중을 하고 지키고 그래서, 감성적 직관이라는 우리 인간의 유한한 능력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물자체’에 두고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칸트의 철학인데.
이런 비판 철학의 입장에서 보면 헤겔의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인간의 인식 능력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어떤 신의 관점, 무한자의 관점에서 이 세계를 설명하는 철학이 아니냐, 그래서 그런 인간의 유한한 조건을 무시하는 헤겔의 거대 체계가 바로 추상적인 철학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 하는 거죠.
(…) 추가한다면 키르케고르(Kierkegaard)가 볼 때 헤겔의 변증법이라는 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다고 합니다. 침대 길이에 맞춰서 사람이 침대보다 짧으면 늘리고 사람이 침대보다 길면 자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은 것이다, 이렇게 비판했는데.
그러니까 어떤 개별자의 독특한 특성을 무시하고 추상적인 논리를, 말하자면 무자비하게 적용하는 철학이다 했는데. 하여간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헤겔의 철학을 너무 추상적인 철학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을 하실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강연자 소개
헤겔 <정신현상학> 이미지
강순전 (명지대 철학과 교수)
명지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연구교수
독일 보쿰 대학교 철학 박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철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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