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세계는 지금 라마단 금식중
지난 4월 13일부터 한달간 라마단 금식 기간입니다. 해뜨는 시간 부터 해지는 저녁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음식, 물, 담배는 물론 심지어 침도 삼키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금식에 비해 쉬워 보이는 듯 하지만 한달간 이렇게 지속하는 것은 덥고 건조한 중동지역에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ㅇ키 전역에는 84,684개의 모스크가 있습니다. 모든 동네에 1개 이상의 모스크가 있고 모스크의 미나레트(첨탑)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하루 5번씩 기도를 알리는 에잔 소리를 방송합니다. 이 에잔 소리에 맞추어 금식의 시작과 마치는 시간을 알려줍니다. 한달 동안 무슬림들은 매일 일몰 시간 전에 식탁에 둘러 않아 하루의 금식을 마치는 에잔 소리를 기다립니다. 각 동네마다 모스크에서 일몰을 알리는 에잔 소리가 들리면 기도를 하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이번에 이스탄불의 한 동네에서는 모스크의 이맘이 실수로 일몰시간보다 10분 일찍 에잔 소리를 울렸습니다. 그 동네의 많은 사람들은 그날 10분 일찍 금식을 끝내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맘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다시 10분 후에 에잔 소리를 방송했습니다. 무슬림들은 자신의 금식이 무효가 되었다고 이맘에게 항의했으나 이맘은 이를 부인하고 정확한 일몰시간에 에잔을 울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웃긴 이야기 같지만 무슬림들에겐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이야기는 터키 주요 방송국의 뉴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슬람의 규칙과 절차에 따라 라마단 금식을 했느냐 안했느냐는 것을 성직자의 정직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금식을 법에 따라 했다면 선(善)의 공적이 쌓이고 심판때에 그 공적의 무게에 따라 구원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율법적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하나님의 구원과 참된 자유의 법이 온 세상에 실천되는 하나님 나라가 빨리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코비드19로 인해 ㅇ키는 전면 통제중
ㅇ키는 확진자가 6만명을 넘었다가 점차로 줄어들어 지금은 4만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확진자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그 수가 많고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급속히 늘어 감에 따라 5개월 전부터 주말 전체와 매일 저녁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통제를 실시해 왔습니다. 이번에 라마단 금식기간과 금식이 마치는 마지막날부터 시작하는 3일간의 라마단 명절에 더 급속한 확산이 일어날 것이라는 염려때문에 17일간 전면통제를 시작했습니다. 도시간의 이동도 금지입니다.
라마단 금식 기간에 하루의 금식을 마치고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관습때문에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 되기때문입니다. 한달간의 금식을 마친 후에는 라마단 명절로 3-4일을 보내는데 고향을 찾아가느라 온 국민의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 5월 17일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게 된 것입니다.
이 와중에 저희 부부는 4월26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1차 접종을 받았습니다. 터키는 중국의 시노백과 독일의 바이오엔테크 백신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55세 이상의 나이로 저희 순서가 되었고 지금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신속한 백신 접종을 위해 백신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힘들어 하는 이때에 여기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저희가 접종받은 것이 미안하면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팬더믹을 경험하면서, 각 나라마다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잘 살지 못하는 다른 나라들을 돌아보는 글로벌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기도하기는 전 세계가 백신 접종을 해서 속히 이 팬더믹을 극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로벌화된 세상에서 어느 한 부분만의 팬더믹 극복이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세계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길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소식
저희 4가족은 3군데로 나뉘어서 살고 있습니다. 공평은 대전 카이스트에서 학업 중에 바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 수업과 연구실 업무 등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진평은 앙카라로 이사했습니다. 아내와 진평이 둘이 앙카라에 가서 하루만에 적당한 자취집을 구할 수 있었고 정착을 잘 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제가 직접가서 자취집에 페인트 칠을 해주었습니다. 오래된 집이라 페인트가 벗겨지고 너무 허술하여 제 분야는 아니지만 과감하게 페인트 칠에 도전했습니다. 어렵긴 했지만 3번 칠하고 나니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진평의 학교 수업은 계속 비대면이지만 필수 과목인 오스만어(터키古語)를 배워야 해서 과외교사를 구해서 개인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이 나라의 고어를 배워야하는 어려움이 진평에겐 큰 도전입니다. 문자는 아랍글자이고 터키어, 페르시아어 그리고 아랍어가 합성된 문법과 단어들로 구성되어 매우 어려운 언어로 터키 학생들도 여러번 낙제하는 과목입니다.
저는 지난 몇개월 동안 선교학 박사학위 논문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5월 13일에 비대면으로 심사를 받습니다. 통과되면 현장연구를 하고 논문을 작성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몇달간 컴퓨터 화면 앞에만 앉아 있었더니 갑자기 핸드폰 화면의 글자들이 흐리게 보입니다. 물론 노안이 올 나이가 지나긴 했지만 그동안 핸드폰의 글자를 읽는데 불편이 없었는데 갑자기 시력이 약해졌습니다. 그래도 논문계획서를 제출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제 한 단계 넘었으니 다음 단계는 그때 가서 고민해야지 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안에서 논문과 씨름할 때에 아내는 밖에서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하며 더불어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기도제목
1. 감사 : 1)진평이가 앙카라에 잘 정착했습니다. 2) 그리고 제가 선교학 박사학위 논문계획서를 다 작성하여 제출했습니다. 3) 멜신교회는 교회부지가 있는 지역의 재건축 계획으로 인해 건축허가가 올해 안에 안 나올 것 같지만 오히려 감사합니다. 팬더믹으로 인해 사역현장이 많이 바뀌어서 변화된 상황에 알맞는 건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됩니다.
2.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해지는 가운데 저희 사역자들이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3. 교회와 센터 건축을 위한 준비가 잘 이루어지도록 그리고 건축허가를 적절한 시기에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4. 6월중에 안식월로 한국을 방문하려고 합니다. 팬더믹 시대에 본국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첫댓글 편지도 올려주고 고맙네요. 다음부턴 간단하게 편지 링크만 올려주면 더 쉬울 것같아요. 보안도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