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교육 취업률우수대학] 기업과 협약맺고 맞춤인재를 키우는 취업사관학교, 대구 영진전문대
188개 기업과 협약 맞춤인재 키워 3차원 車설계 보고 日면접관 깜짝 해외기업과 계약 해외취업도… 방과후 프로그램만 188개 지난 12일 대구 영진전문대 본관 1층 강의실에는 검은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하이닉스 반도체반' 학생 29명이 긴장한 얼굴로 면접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사부장이 방문해 인턴 20명을 선발하는 자리였다. 말이 인턴이지 사실상 내년 신입사원 선발이나 마찬가지. '반도체반' 자체가 하이닉스와의 협약에 따라 만들어졌다. 반도체반 정원 40명 중 나머지 11명은 올 3, 4월에 LG디스플레이 제일모직 등에 입사가 확정돼 이날 면접에 참여하지 않았다. 영진전문대에서는 때 이른 취업시즌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올해 초에는 LG디스플레이 205명, 두산엔진 20명, 하이닉스반도체 19명, 삼성전자 13명 등 604명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총 2666명의 졸업생 중 22.7%가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영진전문대는 매년 500~600명의 대기업 취업자를 배출하고 있어 전문대로는 드물게 대기업 취업자 수를 별도로 관리할 정도다. 초봉도 2500만~3000만 초반으로 결코 적지 않다. 대기업 취업자를 포함한 올해 정규직 취업률은 9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취업이 가능한 배경에는 '협약반'이 있다. 기업 수요에 따른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는 협약반이 국내 41개, 해외 10개 등 51개가 있다. 협약을 맺은 기업은 국내 139곳, 해외 49곳 등 188곳이다. 하이닉스반도체반은 1개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는 형태지만 일반적으로는 사업분야가 비슷한 여러 기업과 협약을 맺어 1개 협약반을 구성한다.
학교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교육과정에 반영해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기업은 취업을 보장하거나 최대한 취업을 약속하는 구조다. 거의 취업이 보장되니 학내에서 협약반을 뽑을 때도 경쟁이 치열하다. 하이닉스반도체반의 경쟁률은 5대1이나 된다. 2년 전부터는 해외협약반 출신 학생들의 해외 취업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 미국 일부가 대상 지역으로 올해 초 133명이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해외 기업과 협약을 맺는 과정을 결코 쉽지 않다. 전상표 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는 "일본 상공회의소, 대사관, 영사관 인터넷 사이트 등을 뒤져 기업체 300여 곳에 만남을 제안하면 10곳 정도에서 회신이 오고 이 중 1곳 정도와 협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컴퓨터응용기계계열 일본자동차설계반이 협약을 맺고 있는 5개 회사 중 4곳이 이렇게 발품을 팔아 발굴한 기업이다. 이 중에는 설꼐 매출이 1조원을 넘는 트랜스코스모스라는 회사도 포함돼 있다.
영진전문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는 "일본에서는 이공계 직업군 기피 현상이 있는데다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퇴직하면서 그 공백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이 협약 성사의 관건이다. 자동차설계 분야의 경우 한국 학생들이 '3차원 설계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고 하면 일본 기업체 관계자의 눈빛이 달라진다는 것이 교수들의 전언이다.
영진전문대학은 매년 의무적으로 학과 과목의 10%를 없애고 새 과목으로 바꾼다. 또 교재는 매년 약 30%를 개정한다. 이수열 기획부장은 "기업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교육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기업을 발굴할 때도 학교가 직접 나서는 것은 대리인을 두면 기업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그만큼 더디고 무뎌지기 때문이다.
물론 노력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학생들은 별도의 '방과후 프로그램'을 만들어 면접 기술이나 중국어 등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 지난해에만 이런 방과후 프로그램이 전체 12개 계열 및 과에서 188개나 운영됐다. 학사운영처장은 "교재와 강사비로 4억원을 지원했다"며 "앞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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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에서 만나는 블루몽의 Y-story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