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고운 사랑
어느날 살며시
다가서는 그 사람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스하게 감싸주는
그대 고운 사랑
그대가 내 곁에 있음이
이리도 절 설레게하며
행복하게 합니다.
보이지 않으면
목메이게 기다려지고
만나면 기쁨에 미소지으며
언제나처럼
그대 고운 사랑에
행복을 느낍니다
그대 고운 사랑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며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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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라도.
가난이란 놈이
얼마나 질긴지 알지
내가 그놈을 데리고
산 지가
꽤 되었으니까 말이야
징글징글하게도 굴지
나는 그놈을 버리고
도망치려고 갖은 애를 썼지
헌데
그놈이 눈치를 채고
날 물고 놓아주지 않는 거야
그놈은 힘도 세지
한번 물었다 하면
이빨이 내 살 속에
깊숙이 박혀 피가
흘러내려도 놓아줄 줄 몰라
내 이웃 아낙은
그놈에게 물려 죽었지
그놈이 뒷덜미를 물고
늘어져서 기진한 여자를
데리고 병원엘 갔는데
그놈이 버티고 서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야
여자는 병원 입구에서
숨이 끊어진 거야
간호사도 원무과
직원도 그놈 편이었거든
그놈은 잘 다루어야 해
당신의
뒷덜미를 물지도 몰라
신경 곤두세우고
잘 데리고 살어
혹 그놈이 붙거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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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립스틱
가리라.
찾아 가리라.
그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가리라.
달콤하고 촉촉한
그대의 빨간 입술이
너무도 예뻐 보이던 날
빨간 입술의
립스틱이 너무도
부러워 나는 생각했다.
단 하나뿐인
그대의 입술에
내 사랑 빨갛게 녹아서
내가 젖어 들어간다면
언제나 그대가 필요로
한곳에 내가 머물면서
그대를 달콤하고
아름답게 고운
입술 만들 수만 있다면
매일 매시간 조금씩
내 몸이 녹아서
가도 좋으리
거울을 보는
네가 맑은 미소로
웃는 모습만 보아도 좋다.
그대에 입술에
립스틱이 되어
내 몸을
녹여서 그려주는
내 사랑의
빨간 빛으로 그대에게
예쁘게 머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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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서 고마워요.
온종일
그대를 생각해도
지겹지 않으며
마주하는 시간이
짧을지라도
그대이기에 고마워요.
사랑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그대이고
기쁨의 절정에서
느끼는 황홀함이
그대이기에 고마워요.
천천히 밀려오는
외로움과
고통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도
그대와 함께여서 고마워요.
가장 힘들 때
위로해주는 사람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공간에
늘 그대가 있어서 고마워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보고픈 그리움에
생각나는 사람이
그대여서 고마워요.
가끔 부끄러움에
고개 들지 못하는
이유가 그대여서 고마워요.
혼자이고 싶을 때
그냥 지켜봐 주는 사람
슬픔이 차고 넘칠 때
가슴으로 받아주며
함께 하는 이
그대여서 고마워요.
삶에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는 사람
이웃을 사랑하고
정 나누며
먼저 배려하는 이
그대여서 고마워요.
모든 일에
넉넉한 이해를 구하며
배려잊지 않는
그대여서 고마워요.
자꾸만 길어지는
햇살 속에서도
그대가 보이고
짧아지는 밤의
정경 속에서도 그대가
늘 함께여서 고마워요.
슬픔 속에서도
기뻐하는 삶의
유머를 훈련하는
그대여서 고마워요.
내 평생 삶의 전부가
그대를 통해
드러나는 영광이며
이렇게 손잡고
함께 가는 사랑길에
그대가 있음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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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속에 넣고 싶은 사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슴속에
넣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잊힐 수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해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존재합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아픔을
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늘도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슴에 새기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지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스치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대해주세요.
이기적인 동기를
가지고 그들을
대하지 마세요.
할 수만 있다면 그냥
베풀기로 작정하세요.
나를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만 선대 하는
일에 머물지 마세요.
나를 잘 대해주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선대 하세요.
훗날 그들은
당신의 호의와 사랑을
기억해낼 것입니다.
당신을 가슴에
꼭 새기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하겠지요.
다른 사람의
가슴속에 새겨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남으십시오.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유독
향기 나는 꽃처럼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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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시 / 진 란
꽃을 많이 보고
들어온 날은
발바닥과 무릎과
종아리 목과 등과
팔뚝이 쑤시고 아파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귀인을 만난 날이라
심장까지 저미지는 않는다
사람을 많이 보고
들어온 날은
쓸 말은 하나도 없이
쓸모없이 주절거려 쓸쓸하다
사람꽃은 스치는
바람결같이 도
상처를 남긴다
말없이도 웃고
속 없이도 실컷 웃고
입술 끝이 귀에 걸리게
웃고 들어온 날은
내 뒤를 따라 들어와
끝내 울게 하는 것은
사람꽃 속에
함께 있던 바로 나,
내 그림자들이네
행여 지나치는 말로
과하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직설화법으로 말한다면
깊이 박히는
비수를 꽂지 않았을까
내가 받은
비수들을 뽑아내면서
어쩐지 나는
다음 생에는 꽃으로
태어나졌으면 싶은 것이다
꽃을 본다는 일
사람꽃을 본다는 일
꽃과 꽃 사이에서
질서를 지킨다는 일
말하자면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지 않고
잘 지켜주면서도
서로 행복해지는 일
시퍼런 갈기를
휘날리면서
달려오는 무법자 같은 말
향방 없이 달려왔다가
달려갔다가
봄햇살처럼 뜨겁기도 하다
네가 나를 무시하면
그래 나도
너를 무시하면 된다
혼자 노는 숲의
독백이 깊어지는 시간
꽃과 사람꽃
숲의 길 잃지 않도록
귀 열어두는 일
홀로 피어나고
홀로 나부끼고
홀로 버티는 일
바람은
내 안 중심부터
소소하게 흔들리더니
꽃바람으로
날아가기도 하고
회오리바람으로
몰아치기도 하고
내 귀가 바람의
중심이었다는
그런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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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고경숙)
나는 왜 밴댕이를
먹을 때면 첫사랑이
떠오르는 걸까
사소한 다툼 끝에
그날 난 왜 ‘밴댕이
소갈딱지’란 말을 뱉은 걸까
그 말이 남자들에겐
그렇게 상처를 주는 말이었을까
밴댕이처럼
팔딱대지 않았다면
지금 내 인생행로가 달라졌을까
화려한 축제에서
토라져 돌아앉은
우리는 헤어졌고,
잊었다 생각했는데
해마다
밴댕이를 먹을 때면
그 사람 떠오른다
혹시 밴댕이를 먹으며
그도 나를 기억할까,
그 말을 잊지 않았을까
밴댕이 속처럼
좁은 것도 나였고
밴댕이처럼
팔딱이던 것도 나인데,
서툴던 첫사랑을
회개한답시고
속 발라낸
밴댕이 한 마리
통째로 쌈 싸
입속에 제물로 바친다
죽은 것은 아니라도
우리의 사랑이
죽었으므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횟집 창 너머
바닷길 바라보며
사랑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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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너는 여자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 끝을 걷고 있다,
러닝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
여기서 보니
허공과 그 여자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그 여자의 일생이
달려와 거기
담요 옆에 펄럭인다,
그 여자가 웃는다
그 여자의 웃음이
허공을 건너 햇빛을 건너
빨래통에 담겨있는
우리의 살에 스며든다,
어물거리는 바람,
어물거리는 구름들,
그 여자는 이제
아기 원피스를 넌다,
무용수처럼
발끝을 곧추세워 서서
허공에 탁탁 털어
빨랫줄에 건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그 여자의 무용은 끝났다,
그 여자는 뛰어간다.
구름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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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꽃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카페 게시글
좋은글, 감상글
그대여서 고마워요. 외
김판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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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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