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부터 그간 공백기간도 있었지만 벌써 십여년간 그동안 참 많은 바이크를 타왔습니다.
항상 처음이 설레이고 가슴이 뛰죠, 처음 125cc를 구입하고 이제 내손으로 넓은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닐수
있다는 흥분에 바람맞고 돌아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가장 바이크에 애정이 많고 만족도도 높았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2종소형면허가 있는 사람들은 어느계절보다 봄을 아낍니다, 설레이고, 행복합니다.
겨울동안 세워둔 바이크의 먼지를 털어내고, 체인을 조이고 타이어를 체크하고... 등등 기쁘게 봄을맞이하죠
지금 소개하려는 바이크는 혼다의 스포츠투어러인 HONDA ST1100 PAN-EUROPEAN 이라는 모델입니다.
좀전에 언급했던 봄을 맞는 설레임이 좀 덜한(?) 기종입니다, 왜냐~ 여지껏 바이크를 겨울이면 잠을재우는게
가장 상책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너무 춥고, 급격히 떨어지는 바이크의 컨디션 때문이죠!
따뜻할때는 말썽도 안부리고, 코너도 좋고 잘 가고 잘서던 녀석이 겨울이면 다른얼굴로 변하기 쉽상입니다.
가장 흔한 시동문제부터, 얼어버린 타이어로 인한 불안한 라이딩과 제동력... 게다가 사람까지도 얼어서
이거참 운행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ST1100을 좀더 특별하게 여기게 된 계기가 이녀석과 겨울을 나면서 그 듬직함에 정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스크린이 바람을 막아주어 딱 이마위로 흘러버립니다, 상채를 조금만 숙여도
거센바람에도 자유롭습니다. 프론트카울은 정강이부터 무릎까지의 주행풍을 흘려버립니다.
200km 이상 고속주행이나 장거리주행후에도 피로감이 없습니다, 라이딩 자세가 편하기도 하구요
겨울에 라이딩시에 가장 추위에 노출되는부분이라면 얼굴, 목, 손, 무릎 정도가 가장 추위에 약하고 바람을 많이맞아
춥고 떨어져 나갈것 같은 괴로움을 격는부분입니다, ST1100은 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바람을 매끄럽게 흘려줍니다
아메리칸 바이크의 방패같은 윈드스크린은 크기만 컷지 효과적인면에서는 30%도 ST를 못따라갈겁니다.
현재 야마하드렉스타1100 클래식도 소유하고 있고 스크린도 달려있어서 확실히 말씀드릴수있습니다.
한겨울에 가죽장갑, 헬멧 이두가지만 평소입던것위에 추가하는것 만으로 한두시간 라이딩하는데
영하10도 정도는 거뜬합니다
가속력, 기어비... 이부분은 타보시면 왜 이녀석이 투어러인지 알게될겁니다.
ST는 기어가 5단입니다, 5단에서도 사실 힘이 남아서 6단까지 욕심을 부려도 충분한 녀석인데 5단으로 봉인당해서
좀 아쉽기도 합니다, 1단에서는 좀 심심하고 2단부터 본격적인 크루징 기어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서울시내에서 300kg에 육박하는 바이크를 운전한다는거... 어떨까요? 피곤하겠죠? 가다서다 반복에 신호등 많고!
그런데 2~5단까지 울컥하는 기어가 없습니다, 3단이던 4단이던 그냥 스로틀 열면 힘솟고, 액셀풀면 자동차처럼
스무스한 엔진브레이크가 걸립니다. 기어비가 넓고 어디서나 힘이 부족하지 않다는건 부드러운 주행과 액티브한 주행을
겸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ST1100은 shaft drive 타입이라 엑셀을 열면 체인보다 깔끔하게 즉시 뒷바퀴로 전달됩니다.
샤프트드라이브 말이 나온김에 첨언하자면,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할수있고, 편하고 돈도 안드는데 왜 이걸 몰랐을까
싶은맘이 듭니다. 그간 뒷바퀴에 튄 기름자욱 지우고, 체인에 수시로 루브 뿌려주던걸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납니다.
제가 가진 모델은 ABS가 적용이 안된모델입니다, ABS의 의존도도 각기 다르고 효과적인 면에서도 본인생각은
절대적이지 않다고 여기고 있고 실제 ABS가 적용된 바이크를 운행했을때도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확실한건 ST1100의 브레이킹은 매우 훌륭합니다, 브레이킹이 받쳐주니까 스포티한 주행을 해도 불안하지 않고,
뒤에 텐덤을 하고도, 돌발시에도 밀림없이 편안하게 세워줍니다.
스타트버튼을 누르면 한겨울 영하로 기온이 뚝뚝 떨어진 상태에서도 초크를 잠시 당겨주는것 만으로 일발시동이 가능합니다.
주차환경이 완전외부가 아니라 바람을 많이 안맞고 천정이 있어서 바이크가 찬바람을 직접 안맞아서 그렇기도 하겠지요
외부에 세워두었을때도 시동으로 고생한적은 없었습니다.
수납공간에 대해서! 장착된 3개의 가방을 꽉꽉 채워본적이 없을정도로 수납공간은 무척많고 다양합니다
우선 핸들우측아래엔 열쇠로 잠글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지갑, mp3등을 한번에 담고도 공간이 남습니다
핸들좌측아래엔 잠금장치가 없는 공간으로 담배나 장갑, 등을 수납하기 좋으며 자주 여닫기 편하게 되있습니다.
텐덤시트 양쪽으로 장착된 하드백은 잠금장치가 있으며, 모든 열쇠는 시동키와 동일해서 열쇠를 주렁주렁 달고다닐일은
없습니다, 양쪽으로 달린 하드백도 풀페이스 헬멧을 넣고도 여분공간이 있을정도이며,
동승자가 등을 기댈수있게 등받이 역활도 겸할수있는 리어백은 옵션사항이며 가격은 대략 50만원가량
합니다(정품 ST1100전용) 이 리어백에는 풀페이스헬멧을 두개 나란히넣을수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많은 수납함덕분에 어딜가도 가방메고 바이크탈일 없구요(실제 바이크 사고시에 등에 가방을 메고있으면
구를수가 없어서 심한 마찰과 충격을 받을수있습니다) 비싼헬멧 도난당할까봐 들고다닐일도 없습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헬멧이나 가방 소지품 젖을염려없고 항상 우비나 카바 세차도구등을 싣고다닐수있습니다.
ST1100 에는 기름게이지와 시계가 기본으로 달려있습니다, 수입바이크들중 이두가지가 없는게 거의 대부분이죠?
있어서 편한점은 두말하면 잔소립니다.
바이크에서 빼놓을수없는 코너링과 조향성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작지않은 바이크이고, 가볍지않은 무게입니다만
알차에 비해 핸들의 조향각이 넓어서 막히는 시내길 빠져나가기가 좋습니다.
무게배분이 잘되있고 오래전 바이크입니다만 (제껀 93년식) 편한 핸들링과 균형감이 있어서 큰덩치에도 불구하고
막히는길에서도 맘먹으면 125cc택배아저씨 다니는길 다 따라들어갑니다.
중대형 크루져라 코너링이 둔할거라는 생각은 내려두셔도 될것같습니다, 이걸로 니슬라이더 긁으시려는거만 아니라면
본인 숙달정도에 따라서 충분한 와인딩이 가능할겁니다, 일반도로에서 유턴만 해봐도 생각보다 스윽 돌아주는 바이크에
뽀뽀해주고 싶을지도.... 암튼 코너링성능은 무난한편이고, 일반도로의 조향성은 탁월하다입니다.
탈것이니 연비를 생각안할수가 없습니다,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안따져볼수 없겠죠.
물론 연비만 따진다면 1100cc바이크를 고르면 안됩니다, 작지만 연비좋은 기종들은 널렸습니다.
시내에서 출퇴근으로도 많이 사용합니다, 겨울엔 아무래도 기름을 더 먹기도 합니다만 대략 16k 정도는
나옵니다, 솔직히 연비는 크게 염두해두지않는 성격이라, 그냥 기름떨어지면 넣고 다니기만 합니다.
몇푼 더 들더라도 안전성과 안정성 편안함 나름 폼도나는걸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최고속은 글쎄요... 200km까지 가는데 별 무리없구요, 160~180정도는 아주 편안하게 크루징합니다.
ST1100은 경찰바이크로 유럽등지에서 아직 현역으로 뛰는 차도많고 그 내구성과 다루기쉽고, 안정감뛰어난 바이크로
인정받고 있고, e-bay에서도 ST1100관련된 많은 커스텀 파츠와 부품등이 거래되고있습니다.
지금의 ST1300이 탄생하기전에 그 기반을 다진 ST1100은 1300과의 비교에서도 아직 그 건재함을 과시합니다.
대배기량의 바이크중 투어러와 커스텀 바이크는 매니아층이 많이 찾고 대부분 오랜 바이크경력을 갖고
금전적인 여유와 나이가 있는분들이 주로 사용층입니다, 막다뤄진 경우도 적고 소모품도 좋은걸로 교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알차(특히 400~600급)처럼 사고량도 적고 주인도 자주 바뀌지 않죠. 막다루지도 않고!
나이도 슬슬 차오르시고 산전수전 격어보셨으면 이제 슬슬 투어러쪽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맞아줄겁니다.
PS : 장점에 치우친 사용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다뤄오면서 느낀 솔직한글입니다.
이녀석에게 느낀 유일한 단점한가지는 배기음이 알차나 커스텀처럼 매력적이고 박력있지 않다라는것뿐이네요.
아... 또한가지 단점! .... 골드윙이 쪼~끔 땡기기시작합니다 ㅜ.ㅜ (하지만 비싸서 못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