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린 동남아..PCR 폐지·무격리 등 입국 요건 대폭 완화
그동안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선 코로나19 음성 상태를 증명하거나, 자가격리를 하는 등 제약(입국 및 출국 시 PCR 검사, 입국 후 2주 자가격리, 영문 음성 확인서 제출)이 뒤따랐습니다. 입국을 위해 나라별로 시시각각 변하는 방역 정책에 맞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습니다.
휴가 기간 중 하루가 아쉬운 직장인들에겐 이러한 제약들이 치명적이었습니다. 자연스레 해외여행은 휴가 선택지에서 지워졌습니다.
올해는 달라질 것 같은데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와 '뉴노멀' 정책을 펼치면서 코로나19로 잠겨 있던 해외여행의 빗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 싱가포르, 백신 접종 완료자 대상 PCR 폐지…'뉴노멀' 확대 중
싱가포르 보건부는, "26일(오늘, 현지시각)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사전에 PCR 검사를 하지 않아도 무격리 입국이 가능하다"고 지난 22일 발표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앞서 4월 1일부터 입국 이후 자가 신속항원검사를 할 필요가 없도록 입국 요건을 완화했습니다. 하지만 입국자는 PCR 음성 확인서는 제출해야 했는데, 이 조치가 사라진 겁니다. 따라서 26일부터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아무런 제약 없이 무격리 입국을 할 수 있습니다.
문턱을 낮춘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민간항공국(CAAS) 발표를 인용해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약 40만 명의 승객이 창이공항을 이용하면서 주간 평균 항공 승객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31%에 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 달 전인 18%와 비교할 때 뚜렷한 증가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뉴노멀'을 확대 중입니다. 이유 있는 조치인데, 하루 신규 확진자가 2∼4천 명대로 안정적이고 전체 인구 550만 명 중 93%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 전 세계에서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 태국, 다음 달부터 입국 당일 PCR 폐지…무격리 입국 시행
휴양지로 유명한 태국은 현재 시행 중인 입국 당일 PCR 검사를 5월 1일부터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태국은 앞서 지난 4월 1일부터는 출발 72시간 전 PCR 음성 확인서 제출 규정도 폐지했습니다.
입국 당일 PCR 검사는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관광 및 호텔업계가 줄기차게 폐지를 요구해온 제도입니다. 입국 시 PCR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숙박업소에서 1박을 해야 해서 비용과 시간 면에서 관광객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입니다.
태국 당국은 PCR 검사를 폐지하면서 신속항원검사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지 않고 권고 사항으로만 남겨둬 관광객들의 거부감을 줄였습니다.
또 입국 시 가입해야 하는 의료보험의 보장액 한도를 기존 2만 달러(한화 약 2,500만 원)에서 만 달러(약 1,250만 원)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태국은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현재 태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만 명대지만, 최대 명절 송끄란 연휴 이후에도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아 보건 당국은 안정세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PCR 검사를 폐지하고 입국 관련 방역 조치를 완화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무격리 입국 전국으로 확대…PCR 검사 폐지
인도네시아 정부는 4월 초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체온 검사만 통과하면 PCR 검사를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부터 발리에서 무격리 입국과 도착 비자 발급을 시범적으로 시행하다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2020년 4월부터 무비자 입국, 도착 비자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려면 사전에 비즈니스 비자 등을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43개국 관광객은 사전 비자 준비 없이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공항 등 인도네시아 19개 공항·항구·육로 국경에서 도착비자(VOA)를 50만 루피아(한화 약 4만 3천 원)에 구매해 입국할 수 있습니다.
도착 비자는 관광 목적만 허용되며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고, 최대 30일 체류 후 이민국에서 30일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 해외 여행지로 인기 높은 베트남도 무격리 입국을 시행 중입니다. 다만 72시간 내 PCR 음성 확인서 또는 24시간 내 신속항원검사 음성 확인서와 코로나19 치료 보장 여행자 보험서 등이 필요합니다.
동남아 국가들은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PCR 검사를 폐지하고 무격리 입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높아졌던 해외여행의 문턱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출처 : https://news.v.daum.net/v/20220426080026616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