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양호 구청장의 개인기로 마무리된 지방선거
2. 원칙과 민주가 사라진 공천
3. 2022 지방선거가 미칠 중구 국회의원 선거 구도
4. 지역위원회 개편의 필요성
5. 당선된 구의원들에게
6. 그래도 우리는 민주당원으로서 갈길을 가야한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달 반이 지났다. 개표가 시작된 시점부터 글을 준비하였으나 선거 결과를 보고 허무함이 너무 커져서 자포자기하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역 단위에서 선거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런 정리도 없이 그냥 지나가면 다음 선거 역시도 좋지 않을 것 같아 개인적인 생각일지라도 생각을 정리하고 당원 및 지지자들과 공유하고자 마음 먹었다.
전체 글은 6편의 글로 구성하여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일개 평당원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임을 다시 한번 밝히며, 이글을 보신 분들과는 기회가 되면 이번 선거와 중구의 미래에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양념꺼리가 되기를 바란다.
1. 서양호 구청장의 개인기로 마무리된 지방선거
이번 중구의 지방선거 결과는 아쉽다는 마음이 많이 든다. 당원들과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화도 좀 많이 나는 선거였을 것이다. 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3월에 대통령 선거를 아쉬운 표차로 내줬고, 대통령 선거를 지면 지방선거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선거였다. 대통령 선거가 박빙의 결과였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방향이 민심과 반대의 길을 가리라는 예상도 있었기에 지방선거에 대한 희망도 없지는 않았다.
선거의 결과는 다 알다시피 구청장 선거는 아쉽게 졌다. 시의원 선거는 예상대로이지만 현역 의원이 출마한 1지역의 결과가 생각보다 부진했고, 2지역은 그에 반해 선전한 것 같다. 구의원은 예상대로 4석을 확보했다. 선거의 결과에 대한 이유와 아쉬움은 다음에 정리할 주제인 공천 과정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구청장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489표, 중구청장 선거는 489표 차이로 패배했다. 안타깝고 아쉬운 숫자이다. 489표차로 진 구청장 선거 패배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중구의 지방선거에 콘트롤 타워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역위원회나 구청장 캠프에서 그 흔한 선거대책위원회 조차 구성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르다 보니 모든 단위 후보들이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만 하는 선거였다. 그렇다 보니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후보들의 눈치를 보며 이후보 저후보를 안부 인사차 방문하며 위로하는 것이 전부인 선거였다. 이 부분이 지지자들이 안타까움과 더불어 화가 나는 부분이고 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선거인 것이다.
서양호 구청장 후보는 정치인으로 선거와 조직의 전문가이다. 그리고 행정 수행능력도 서울지역에서 잘한다는 몇몇 구청장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이번 선거에 대해 얼마나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했고, 선거 운동 과정에서도 얼마나 전략적으로 움직였겠는가? 서양호 후보 입장에서는 모두가 패하더라도 본인은 절대 패배할 수 없는 완벽한 승리가 보장된 확신에 찬 선거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아는바와 같이 아쉬운 패배로 끝났다.
중구 민주당은 크게 정대철·정호준 부자와 박성준 의원 진영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서양호 구청장은 정치인으로서 두 진영에 각각의 끈끈한 연결 고리를 가졌을 것으로 본다. 박성준 의원에게서는 공천을, 정대철·정호준 부자에게서는 선거 지원을 받고자 했을 것이다.
기본 선거 전략은 우리동네관리사무소와 학부모단체 그리고 직능단체를 기본 조직(여기서 조직은 선거법을 어기고 사조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아니고 지지그룹으로 여긴다는 뜻으로 해석)으로 하고, 노인공로수당 등을 통해 노인들의 표를 조직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짰을 것이다. 그리고 선거 중반을 넘기면서 경험적으로 선거 참여율이 낮아진다는 것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을 내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인지하고 학부모와 노인표를 조금 더 얻기 위한 전략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거 전략은 타당했고 나름 효과적인 득표 전략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498표 차로 졌다. 서양호 구청장 후보의 패배 원인은 무엇일까? 구청장 선거는 대통령선거와 서울시장 선거의 영향도 받고, 정당의 지지도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것이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8개 구의 구청장 자리를 지켰고 초반 여론조사에서 서울 중구는 당선이 가능한 지역으로 분류되었던 지역으로 서양호 구청장 후보는 인지도 있는 후보였다.
그렇다면 서양호 후보에게 모자란 489표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앞에서 중구는 두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했지만 서양호 후보가 구청장으로 4년을 수행하면서 새롭게 정대철·정호준 부자, 박성준 의원, 서양호 구청장으로 3개의 진영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서양호 후보는 정대철·정호준 부자 진영과의 협력을 통해 정대철·정호준 부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표를 최대한 흡수했을 것이다. 문제는 박성준 의원 진영인데 박성준 의원 그룹은 현직 의원들과 새롭게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다. 그러나 이 그룹은 이미 서양호 후보가 그 모두를 합한 것보다 더 큰 조직력과 인지도를 가졌기 때문에 선거 방정식상 별 영향력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서양호 후보는 홀로 본인의 개인기로 독자적인 선거를 치러야 했을 것이다. 여기에 박성준 의원의 결정인지 서울시당의 결정인지는 모르겠으나, 구의원 선거구 가 지역(신당동, 중림동)을 다른 지역과 다르게 단독공천하여 무투표 당선이 되면서 가 지역의 선거운동 동력이 크게 떨어졌고 당선 득표에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또한, 4년 전 구청장 공천 과정의 문제, 구의회와의 마찰, 박성준 의원과의 불협화음, 타지역 사람(지인) 위주의 인사들을 등용하면서 배재된 중구 민주당 당원들의 성난 민심, 서울시 선관위의 고발, 단수 공천에 의한 지지자의 반발 등이 489표라는 안타까운 차이와 패배를 만들어 내지는 않앗을까.
선거는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에 서양호 후보의 여러 한계와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역위원회 사무국이 중구 사람으로 구성되고, 지역 당원들을 존중하고, 선거대책위를 구성하고, 각 후보들과 유기적으로 선거운동 할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서양호 후보가 박성준 의원 눈치를 보지 않고 정대철·정호준 부자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 운동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서양호 후보 입장에서 해본다.
어찌 되었든 구청장 캠프 역시 실질적인 선거대책위 구성도 안했고, 각 후보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개선이나 통합선거를 진행하지도 못했다. 단지 서양호 개인에 의한 개인 선거를 열심히 진행했고 결과는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서양호 후보는 패배했지만 489표라는 박빙의 결과를 만들어 내면서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 선거의 패배로 인해 자유인이 되면서 국회의원 선거를 나갈 수 있는 명분도 함께 생겼다. 사실 구청장 당선 떄부터 중구의 다음 국회의원 후보는 서양호 구청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번 선거 과정과 결과로 더욱 확실하게 소문이 돌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날 갑자기 중구에 나타났던 때처럼 어느날 갑자기 중구를 떠나지 않는다면...
이선호 박사(중구시민연대 설립자, 초대 이사장, 前상임공동대표)
P.S)서양호 후보는 애초에 지역위원회의 도움과 후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오랫동안 지켜본 지역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을 보면서 지역위원회에 기댈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공천 과정과 공천된 후보의 면면을 보니 자신이 더 많은 조직력이 있고 그들을 자신이 도와줄 수는 있어도 그들의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러한 이유라면 서양호 후보는 개인기에 의한 선거 운동, 본인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선거를 치룰 수 밖에 없었으리라.
박성준 의원은 지역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함께 선거 운동을 한들 본인의 선거 운동 보다는 박성준 의원을 유권자들에게 소개하는 소모적인 선거운동이 되었을 것이다. 그 시간은 그에게 참으로 아까운 시간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