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외국인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강제추방 방침 재고와
외국인노동자 권리보장을 촉구하는 의사 100인 선언
지난 8월 제정된 <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은 비록 한국사회에서 오랫동안 문제시되어온 산업연수제를 철폐하지는 못했으나, 향후 국내 산업현장에 필요한 외국인력을 합법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사회 외국인력정책의 큰 진전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 법의 통과 이후 정부가 발표한 현존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 합법화조치는 한국사회 적응력이나 산업현장의 숙련도가 높은 4년 이상 장기체류자를 제외시켜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인력공백은 물론, 강제단속과 추방 위협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죽음을 맞이한 외국인노동자가 벌써 9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이 죽음들이 자살의 외관을 띠고 있으나 실제로는 현재의 강제추방 정책이 불러 온 ‘구조적 타살’이라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일선 현장에서 외국인이주노동자 문제를 지원해온 단체들은, 정부가 강력단속과 추방을 강행할 경우 외국인노동자들이 극도의 불안감으로 인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우려하던 일은 현실로 나타나, 합법화에서 제외된 이들이 죽음을 선택하거나 한겨울 찬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며 제발 자신들을 합법화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산업현장의 고용주들도 제발 이들을 돌려보내 달라며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 문제는 그동안 한국사회의 잘못된 외국인력정책이 빚어낸 결과이니 만큼 새로운 제도아래서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임을 정부는 거듭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무리한 단속과 추방은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올지 모르며 산업현장의 활력 또한 잃게 만들 것이다. 정부는 사람도 살리고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도 살리는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특별히 의료현장에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우리 의사들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으나 아무 사회적 대처도 없는 지금의 현실을 비인도적이고 반이성적인 현상이라 판단하여 이에 대한 의사들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한다.
하나, 외국인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현재의 강제추방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하나, 합리적인 방법으로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하나, 외국인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2003년 12월 24일
의사선언 참여자 일동
의사 100인 선언 참여자 명단 (가나다 순)
강보승 한양대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고광섭 안산 고광섭내과
고한석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권성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김경호 수원 새서울 의원
김기홍 충남 원 가정의학과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과
김덕원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김부만 수원 세원정형외과
김상욱 인천사랑병원 내과
김성섭 충남 대천 방사선과
김세헌 수원 성모가정의학과
김영재 인천사랑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준 수원 연세내과
김용관 안산 원곡연세 소아과
김용식 수원 연세 가정의학과
김인수 안산내과
김일수 수원 서울 가정의학과
김정우 안산 김정우외과
김지은 가천의대 중앙길병원 방사선과
김 진 인천사랑병원 마취과
김진구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경희대 내분비대사내과
김철환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태완 인천사랑병원 부원장
김평집 충남 현대외과
김현수 사는기쁨정신과의원
김혜경 수원시 권선보건소
나종근 서울 나종근 외과
나준식 대전민들레의료생협 민들레의원
남미현 남미현산부인과의원
라영찬 서울 라가정의학과
박낭운 경북의대 생화학교실
박성광 전북의대 내과교수
박재영 청년의사 신문 편집국장
박정일 가톨릭의대 교수
박종훈 안산 박종훈비뇨기과
박춘식 분당연합의원
박혜수 수원 고은 가정의원
백승 안산 백내과
백은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서명희 서명희의원
서용우 부천 희망정신과
손창호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송기헌 안산 송기헌소아과의원
송일수 인제대 서울백병원
송진남 충남한솔의원
신승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양용석 연세중앙외과의원
우종민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원진호 충남 원진호 내과
유정현 예일산부인과
윤계남 의정부 성모소아과
윤미림 서울 윤산부인과
윤애리 안산 윤신경정신과
윤여대 충남 웅천외과
윤일규 순천향대천안병원 신경외과 교수
윤종현 가털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내과
이경수 영남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조교수
이규주 수원 이정 산부인과
이동인 안산 세종정형외과
이동훈 한강성심병원 정형외과
이미정 서울아산병원 소아과
이민상 이민상내과의원
이석우 안산 이석우피부과
이수금 인천 이수금내과
이영환 영남대 의과대학 소아과
이왕준 인천사랑병원 원장
이용주 안산 이용주산부인과
이운창 이운창가정의학과
이 은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이인동 인제대 서울백병원
이장희 군포 연세가정의학과
이재광 새안산의원
이평복 분당 서울대병원 마취과
이해국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과
임동규 임동규가정의학의원
임지혁 상계가정의원
장성익 안산 장성익 소아과
정걸호 시공의원
정문선 안산정내과
정보원 정보원안과의원
정보인 수원 제일의원
정선문 정선문내과
정승묵 부천 세종병원 내과
정인선 서울 정가정의학과
정재원 안산 해맑은 소아과
정한영 인하대의과대학 재활의학과 부교수
조병래 안산 조 소아과
조세욱 충남 금산군 보건소 공중보건의
주 웅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최기운 분당연합의원 원장
최삼욱 성안드레아 신경정신병원 정신과
최수전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과
최원천 충남 원비뇨기과
추평랑 수원 성모의원
한상웅 한양대구리병원 내과
한설혜 송파구 보건소
홍승권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홍영진 인하대병원 소아과
황주섭 제일방사선과의원
(이상 100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