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이란?
40대 이상의 남자에서 갑자기 극심한 관절통이 발가락 또는 발목 등에 생겼다가 수일 내에 좋아지고, 수개월 내지 1년 후에 다시 비슷한 관절통증이 생기는 경험을 반복한다면 통풍을 가장 먼저 의심하여야 한다.
통풍의 원인
통풍은 퓨린 핵산의 대사물인 요산이 혈중에 과포화 되는 고요산혈증이 선행하는 원인이다. 요산의 혈중 포화 농도는 약 7mg/dL로서 이 이상의 농도로 과포화 되어 있으면 어떤 자극(충격, 음주, 폭식, 감염 등)이 있을 때, 요산
염의 결정체가 형성될 수 있고, 이 결정체가 관절강 내에 침착함으로써 급성 관절염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통풍은 이러한 급성 관절염 발작을 비롯한 이와 관련한 질병을 총칭하여 일컫는 용어이다.
통풍은 주로 40~50대의 남성이나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 잘 생기며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 저갑상선증, 알코올 섭취 등과 연관성이 높다. 체내 요산의 농도는 음식물을 통해 흡수되는 퓨린, 그리고 체내 세포 대사 퓨린으로부터 생산된 요산량과 위장 및 신장을 통하여 배설되는 요산량의 정도에 결정된다.
고요산증은 병인에 따라 유전적인 요산 대사 이상을 가진 일차성, 동반된 질환이나 약물에 의한 이차성, 그리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특발성 고요산혈증으로 나누어지는데, 90% 이상의 환자에서는 특발성으로 대개 신장에서의 요산 배설 저하가 원인이다.
통풍의 증상과 진단
통풍은 임상 양상에 따라 1)무증상 고요산혈증, 2)급성 통풍 관절염, 3)간헐기 통풍, 4)만성 통풍 결절 관절염 등의 4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급성 통풍 관절염은 고요산증의 정도와 연관성이 있으며, 수 시간 내에 급작스런 관절의 발적, 종창과 함께 발열 등이 나타나는데, 이는 봉와직염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가장 흔히 침범되는 관절은 엄지발가락 관절이며, 발목 및 무릎 관절 등에도 생길 수 있다. 경한 발병 때에는 수 시간에서 수일 동안의 경과를 보이나, 심한 경우 피부 박탈이나 수 주 동안 심한 증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이러한 급성기에는 반드시 감염에 의한 관절염과 감별을 요하는 데, 침범된 관절을 천자한 활액의 육안적 성상, 도말, 세포수, 그람 염색, 배양 등의 검사는 여러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감별 진단할 수 있으며, 편광 현미경을 통한 요산염 결정체의 발견은 통풍 진단을 위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는 특징적인 단발성 관절염 병력, 콜키친이라는 약제를 사용한 후의 반응, 그리고 고요산혈증 등으로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다. 급성 통풍 관절염의 재발은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가장 빈번하며, 평균 11.6년 후 만성 관절염이 나타나고 통풍결절이 생긴다. 관절염 외에도 요산염 신증, 요산 신증 및 신장결석 등의 신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 신부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통풍의 치료와 예방
여러 가지 단계의 통풍에 있어서의 치료 목표는 신속하게 급성 관절염 발작을 종료시키고, 급성 통풍 관절염의 재발을 방지하며, 신장 및 다른 조직에 요산이나 요산염의 침착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 치료하는데 있다. 따라서
급성 관절염을 치료하고 아울러 원인이 되는 고요산혈증을 치료해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먼저 고요산혈증의 원인을 조사하여 이를 토대로 치료를 결정하여야 한다.
1. 무증상 고요산혈증의 치료
증상이 없는 고요산혈증은 고혈압, 동맥경화, 신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약물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고요산혈증의 원인이 되는 유발 약물이나 동반 질환 등을 조사하거나 비만, 알코올의 과다 섭취, 고퓨린 함량 음식 습관 등을 교정함으로써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는 노력은 필요하다. 한편 유전적 요인에 의한 요산 과생성이나 급성 요산 신증의 위험이 있을 정도의 고요산혈증일 경우에는 치료의 대상이 된다.
2. 급성 통풍 관절염의 치료
관절을 안정시키고 가능하면 빨리 항염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신속한 호전에 도움이 된다. 항염 치료제로는 콜키친, 비스테로이드 항염제(이하 NSAIDs)가 유효한데 콜키친은 최근 부작용으로 인해 잘 사용하지 않으나 통풍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 처방할 수 있다. 합병증이 없고 진단이 확실한 경우에 가장 좋은 치료제는 NSAIDs 이다. NSAIDs 사용 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히, 그리고 충분한 양을 사용하는 것이다. NSAIDs를 처방하기 힘든
금식 상태나 심한 위궤양, 신장 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하거나 관절 내로 투입하기도 한다. 급성 통풍 관절염 발작 시에 혈액 내 요산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약제를 새로 투여하거나, 기존에 복용중이던 요산저하제를 중단하면 급성 발작이 심해지거나 회복기간이 지연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3. 요산염 침착 방지 및 치료
고요산혈증을 확실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요산저하제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 경우 요산염 침착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아울러 이미 침착된 요산염을 녹일 수도 있다. 요산저하제 사용의 적응증은 아직 논란이 있으나 요산염 결정체 침착이 있거나 2회 이상 급성 통풍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 시작하며, 혈중 요산 수치를 6.4mg/dL 이하로 유지함을 목표로 한다. 요산저하제는 크게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는 약물(요산배설 촉진제)과 체내에서 요산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자이로릭)로 나누어진다.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시작할 때에는 급성 통풍 발작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소량의 NSAIDs를 예방적으로 투여하거나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이 되어 3~6개월이 될 때까지 콜치킨을 사용하기도 한다.
4. 기타 치료 및 주의 사항
통풍 환자에게는 퓨린, 단백 및 과당이 적은 식사를 추천하며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섭취는 나쁘다는 것을 반드시 교육시켜야 한다. 다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가벼운 포도주는 요산을 크게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다 등의 탄산음료는 요산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 이외에도 고요산혈증에 영향을 주는 교정 가능한 요소로는 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이뇨제 사용, 그리고 고혈압 등을 들 수 있다.
통풍 환자의 1/3 정도에서는 고혈압이 동반되어 있는데, 이 경우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항고혈압제를 투여하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이충기 교수(감염, 류마티스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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