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기대하고 기대하던 울릉도와 독도에 가는 날이다.
학교에서 3박 4일로 간 적은 한 번도 없었을뿐더러 학교에서 여행을 가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날들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기대되고 설렜다. 심지어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울릉도와 독도에 간다니…. 독도는 아무나 못 간다는데 혹시 나도 못 가면 어쩌지…. 걱정이 되었다.
날씨가 좋아야만, 날씨가 허락해 줘야지만 갈 수 있는 독도! 이왕이면 꼭 가고 싶다.
오늘 저녁밥은 휴게소에서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휴게소 문을 닫아서 먹지 못했다.
선생님께서 급하게 이곳저곳 전화를 했다. 그런 후 우리는 여기서 제일
가까운 된장찌개 식당으로 갔다. 아쉬웠다. 솔직히 여행의 재미 중 하나는 휴게소 음식인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된장찌개가 맛있길 바라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가게에 한 명, 한 명씩 들어가서 먹으려는데" 안돼! 먹으면 안 돼!" 선생님이 외치셨다.
모두가 좀 의외인듯한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봤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 집이 아니고 바로 옆집이라고 했다.
모두 아쉬운 표정으로 옆집으로 갔다. 된장찌개를 한 국자 떠서 먹어 봤는데 너무 짜서 내 취향이 아녔다.
맛이 없었다. 근데 애들은 다 맛있다. 맛있다 하며 먹었다. 그래서 아이들 먹으라고 줬다.
버스에 다시 타니 왠지 모르게 배가 찢어질 듯 아팠다. 아…. 이런 내 맘도 모르고 내 뒤에 앉아서 내 의자를 마구 흔드는 지예. 힘들었다." 그만해…. 야 그만하라고…. 야…."네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에는 옆에 앉은 진이냐 그만하라고 하니 그만하는 지예.
계속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우리가 탈 크루즈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커서 내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배 안으로 들어가니 그야말로 호텔이 따로 없었다. 1층부터 8층까지 있고 전혀 흔들리지도 않고 엘리베이터도 두 대나 있었다.
계단도 양옆에 두 개 있었다. 내가 자는 방은 7층에 있었다.
내 방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간단하게 풀고 아까 봤던 매점으로 달려갔다. 가격이 많이 비쌌다.
그렇지만 간식을 안 살 수는 없었다. 간식을 사고 나와서 보니 아저씨가 기타로 노래도 했다.
노래를 듣다 도중에 나와서 방으로 올라갔다. 딱히 할 게 많지는 않아서 그냥 간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놀았다.
얘기할 거리가 떨어지자 그냥 누워있다가 소율이, 진이, 나…. 스르륵 모두 잠이 들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창문을 보니 일출이 보였다.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그림 같기도 했다. 얼른 그 모습을 카메라로 찍었다. 계속 일출을 보았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으니 자고 있던 애들도 다 깨어있었다. 혹시라도 늦을까 봐 얼른 짐을 챙겨 나갔다.
크루즈는 울릉도에 도착해 있었다. 배에서 내리니 바로 바다가 있었는데 정말 깨끗하고 마치 생수를 부어놓은 듯 맑았다.
바로 버스를 타고 가서 아침을 먹었다. 식당에서는 홍합밥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전부 홍합밥을 먹었는데 싱싱하고 고소하고 짭짤하고 양도 많고 달짝지근해서 좋았다. 두 그릇이나 먹었다.
몇몇 애들을 보니 홍합밥을 남겼던데 정말 아까웠다. 저 맛있는 걸 왜 남기기? 된다면 내가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숙소에 가는 줄 알았는데 숙소가 아니라 관음도였다. 높은 다리 두 개가 있었다.
엄청 높아 보였다. 올라가 보니 바다와 산이 한눈에 보였다. 너무 몽환적이었다. 넓게 펼쳐진 풍경이 예뻤다.
죽도도 보였고 다른 바위들도 보였다. 그렇게 느긋하게 걸으며 구경하는 게 좋았다. 다리가 끝나니 계단이 보였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다. 풍경도 나무에 다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목 뒤에서 땀이 난다. 계속 걸으니 계단이 끝나서 돌아갈 생각에 신났는데 끝난 게 아녔다. 이번에는 오르막길이었다.
차라리 계단이 오르막길보다 나았던 것 같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풍경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정신 차리고 보니 이쁘고 뿌듯하기도 했다. 다음은 묵례 폭포로 출발했다.
가는 동안 하늘 보리를 마셨는데 먹어도 먹어도 더워서 계속 먹다 보니 어느새 하늘보리 빈 통만 남아있었다.
도착해서 계속 걸어가는데 천연 에어컨이 나왔다.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진짜 에어컨을 틀어 놓은 그것처럼 시원했다.
이게 천연이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너무 시원해서 이게 진짜 천연이 맞나? 하고 의심까지 들었다.
막상 나가려고 하니 나가기 싫었다. 좀 더 여기 있고 싶었지만, 정상에 가기 위해서 나와서 걸었다.
길이 너무 경사져서 숨이 헉헉 턱에 걸렸다. 더는 못 걷겠다 싶을 때 10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올라갔다. 10분을 쉬었는데도 어찌 쉰 거 같지 않았다.
올라가다 보니 물 뜨는 곳도 있었는데 물통을 안 가져온 게 후회됐다. 이번에도 가까스로 도착했다.
3단으로 된 폭포가 있었다. 이 물을 울릉도 주민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몸에 좋은 물이라고 했다.
몸에 좋다니 마셔보고 싶었다.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위에서 좀 쉬면서 풍경을 보니 올라오면서는 보지 못하고 눈길도 안 주던 것들이 보였다.
돌, 나무, 산, 폭포 모든 게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어 참 이뻤다.
내려갈 때는 그래도 안 힘들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천연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 또 들렸다.
인제 그만 쉬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갈 곳이 많았다. 바쁘게 내려와 다시 차에 타고 내수전망대로 출발했다.
내수전망대도 만만치, 않게 힘들었다. 그래도 앞엣것들에 비해서는 괜찮았다.
내수전망대에서는 독도도 아주 조그맣게 보였다.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점심을 먹으러 간다. 너무 힘들어서 뭐든 얼른 먹고 싶었다.
점심은 행복식당에서 먹었다. 밥 먹을 때 돈가스를 먹었는데 그때 초장이 케첩인 줄 알고 듬뿍 발랐었다.
그 초장 돈가스를 한입 먹었는데 내가 먹어 봤던 것 중에 제일 맛이 없었다.
아! 내 점심…. 심지어 먹다 이빨이 깨졌다. 엄청 아팠다.
이렇게 고생해서 왔는데 점심은 맛있게 먹고 싶었는데 초장 돈가스가 뭐냐고요…. 아 그나마 초밥과 새우튀김이 제일 좋았다.
이제 남은 일정은 하나! 독도에 가는 것이다! 솔직히 이번 여행은 거의 독도에 가기 위해 온 것이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데 독도에 있는 시간은 20분 밖에 못 있고 아예 독도에 입도를 못 하면
이번 여행의 반은 실패하는 것이다. 날씨가 좋아 우리는 독도에 갈 수 있었다. 독도에 가는 배에 올라탔다.
배에서는 선생님, 친구들 모두 거의 잤다. 나도 자면 좋겠는데 잠이 안 왔다. 지루했다. 독도에 도착해서 친구들을 깨웠다.
혹시라도 독도 못 가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비록 20분이어도 20분이라도 독도에 있을 수 있단게 좋았다.
배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정도로 많았다. 우리도 얼른 다른 사람들이 자리 잡고 찍기 전에
재빨리 준비해 온 현수막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독도에 있는 돌도 직접 만져보고 독도경비대원님과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독도경비대원님께 "돌 주워도 돼요?" 하고 물어보았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작은 돌 두 개를 주워 가방에 넣었다. 완벽한 독도 기념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넘넘 좋았다.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우리는 돌아오는 배에 올라탔다. 숙소에 가서 쉴 생각을 하니 좋았다.
가는 길에 티비에서 미스트 트롯이 나왔는데 까르보나라 라는 노래가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따라 부르게 됐다.
배가 울릉도에 도착한 다음 펜션으로 가서 오삼불고기를 먹었다. 막 잡은 오징어는 쫄깃쫄깃했고 고기는 탱글탱글 맛있었다.
다음 날 아침은 펜션에서 먹었다. 밥을 먹고 바로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갔다. 케이블카를 탔을 때 풍경을 보며 가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많아 풍경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곳에는 편의점 비슷한 매점이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했는데 날씨가 더워서 빨리 녹을까 봐 음료수를 사고 나왔다. 아래로 드넓고 푸른 산이 보였다.
푸른 산을 보며 음료수를 마시니 시원하고 좋았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 바로 옆에 있는 독도 박물관에 갔다.
독도 박물관을 짓는 걸 일본인들이 반대했지만, 삼성기업이 80억을 들여 만든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독도 박물관은 어떨까 궁금했다. 내부는 다른 박물관들과 비슷해 보였다.
영상관도 많았고 전시관도 많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독도경비대 총, 옷 등등이 전시되어 있는 게 신기했다.
웬만하면 옷까지는 전시 안 할 텐데 전시되어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독도 박물관은 위치나 의미가 더 중요해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독도 박물관에서 구경을 다 하고 독도 문방구로 갔다. 독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유리컵과 스티커 등을 사고 나온 뒤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웠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후회가 된다….
편의점에서 때우지 말고 이왕 먹는 거 맛있는 걸 먹을걸…. 힝
아무튼, 점심을 먹고는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모노레일을 놀이공원에 있는 것과 같게 생겼다. 의자도 있길래 기대를 잔뜩 하며
탔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느렸다. 재밌긴 했지만 좀 더 빨랐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는데 내리라고 했다. 순간 멈칫했다. 케이블카처럼 타고 끝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걸어야 한다니….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망대까지 걸어서 올라가니 유리 다리가 있었다.
밑에 가 다 보여서 건너가는 재미가 있었다. 모노레일을 타고 다시 내려가려는데 딱 우리 차례에서 끊어졌다.
기다리는데 너무나도 지루했고 좀처럼 모노레일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모노레일이 왔고 드디어 왔냐? 하며
우리는 타고 내려갔다. 모노레일을 기다리느라 시간을 많이 써서 시간이 촉박해 졌다.
얼른 허둥지둥 해주전망대로 갔다. 해주전망대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우리가 물속에 있는 것 같았다.
유리창 사이사이에 물고기들이 있었다. 전복이 유리에 붙어 있기도 했다. 복어도 있었다.
그리고 제일 신기했던 건 바닷속 안에 이런 건물을 지은 것이다. 건물을 지을 때 잠수해서 지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단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 해주전망대를 나와서 안용복기념관으로 갔다.
안용복기념관 가는 길에 코스모스라는 호텔이 있었는데 그 호텔은 울릉도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라고 한다.
하루 숙박비가 1000만 원이고 최소 1년 전에는 예약을 해야지 쓸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연예인 같은 사람 아니면 안 갈 그것 같다. 너무 비싸기도 하고 번거로울 것 같다.
안용복 기념관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동상이 많았고 1층에는 독도모형이 크게 정중앙 로비에 자리 잡고 있었다.
또 2층에는 많은 전시물이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한자로 써진 큰 현수막도 있었다.
2층에 있는 영상관이 막혀 있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안용복님은 왜 굳이 공무원인 척 거짓말까지 하면서 독도를 지키고 싶으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아무리 애국심이 있어도 추방당하면서까지 지키는 것은 힘든 일 일 텐데
그런데도 끝까지 독도를 우리나라 땅이라고 외쳐준 안용복님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안용복님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싶다. 다 둘러본 뒤에는 밖으로 나와 조각상들과 사진 찍고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씻고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 메뉴는 잡채, 간장 닭볶음탕이었다. 짭짤한 게 간이 딱! 좋았다. 배도 고프고 맛있어서 두 그릇을 먹었다.
마지막 날 이어서 그런가 선생님께서 야식으로 치킨도 사주셨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너무나도 완벽한 치느님이 야식이라니
너무나도 행복했다. 치킨도 먹고 마치아게임도 하고 라이언도 하며 놀았다. 어제는 이런 걸 안 해서 아쉬웠는데
오늘이라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 날 아침으로 카레를 먹었다. 카레는 그닥 내 취향이 아녔다. 내가 좋아하는 특유에 그 맛이 아니여서 별로였지만 그래도 먹을 만은 했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돌 거다. 배 안은 평상이어서 누울 수 있어 좋았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을 느낄 수 있고 파도가 치면 무지개가 잠깐씩 나오고 뒤에서는 괭이갈매기가 따라 왔다.
이런 모든 느낌이 난 너무 좋았다. 바다도 물이 따뜻할 것 같았다.
내가 만약 배에서 떨어져도 물이 부드럽고 포근하게 나를 감싸줄 것만 같았다.
유람선에서 내려 해안 산책로로 산책을 하러 갔다. 에메랄드빛이 도는 바다는 예술작품이었다.
진짜로 어떤 화가가 와서 청색 물감을 뿌리고 간 것 같았다. 심지어 핑크 돌이 있는 데는 핑크색 바다였는데 진짜로 아까 유람선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이뻤다. 2배 3배 아니 4배는 더 이뻤다. 아름다웠다.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 갔았다.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힐링이 됐다. 좀 더 좀 더 있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정말이지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독도반점으로 갔다. 나는 독도반점에서 백 짬뽕을 먹었다. 백 짬뽕은 그렇게 맵지 않고 해산물도 많아서 좋았다. 이제 울릉도를 떠날 시간이다. 강릉으로 가는 배를 탔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강릉에 도착했다. 강릉에서 잠깐 화장실을 들린 뒤 버스로 갈아탔다. 중간에 휴게소도 들렸다. 휴게소에서 저녁으로 어묵꼬치우동을 먹었다. 따뜻하고 맛있었다.
달리고 달려서 마침내 우리 학교에 도착했다. 우와 드디어 우리 동네에 왔다. 편안하고 반가웠다.
이번 독도 울릉도 여행은 크루즈에서 잠을 잔 것, 숙소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논 건 먹은 것 사소한 것까지 재미있었다.
이번 수학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