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위치가 안정되어 가면서 어느 순간 800km 거리의 산티아고 순례길, 그 위에 서있고 싶었다.
60살 한국 아재 마냥, 앞만 보고 살아온 나 스스로를 뒤 돌아 볼 계기를 찾고 싶어서 일지, 본연의 자아를 찾고 싶은 건지 이제는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그 길 위에 서면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때마침 최근(2021년 10월) 소식에 스페인은 코로나19 관련 격리가 없다고 한다.
10월7일(2021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입국하면 10월10일 새벽에는 순례길 위를 불안한 마음 숨기며 설레임 가득 안고, 열심히 걷고 있겠지?
비행기, 기차, 버스표 및 스페인 도착 후 3일 동안 머무를 숙소까지 예약 끝내고 나니 살짝 겁이 난다. 이제 현실이다. '스페인어는 전혀 못하고 영어는 단문수준인데……!' 침 한번 꿀꺽 삼키고 눈 한번 질끈 감으며 취소하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인지 부담이 될지 대학동기 1명이 같이 걷겠다고 한다. 여행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할 텐데, 그 긴 여정 잘 마무리 되길 바란다.
순례길 끝나고 내가 얻는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좋은 여행이 되길, 너의 길에 행운이 있길…”이라는 부엔 카미노(Buen Camino)를 순례자들에게 들어 보고 나 역시 그들에게 말해 주기 위해 그 길 위에 서 있을 준비를 한다.
나의 순례길 이야기, 이제 시작 합니다.
참고 : 산티아고 순례길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도 성 대(大) 야고보가 예루살렘에서 순교한 직후, 그의 제자들이 야고보의 시신을 몰래 수습해 돌을 깎아 만든 배(石船)를 타고 이베리아 반도의 갈리시아 지방에 도착했으나 거기에서도 로마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고난을 받던 중, 이 지역을 다스리던 토착민들의 지배자인 루파가 던진 시험을 통과해 갈리시아 지방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서 제자들은 야고보의 유해를 제대로 매장하고 갖가지 이적을 행해 로마인들과 토착민들을 개종하는데 힘을 쏟았다.세월이 흘러 8세기 경, 지나가던 주민들이 밤길을 걷다가 밤하늘을 비추어야 할 별빛들이 구릉지의 들판을 맴돌면서 춤을 추는 것을 목격하였고 그 곳을 조사하다 야고보의 무덤을 발견하면서 이 지역을 '빛나는 별 들판의 산티아고(Santiago de Compostela)'라 부르면서 성지로 추앙받게 되었다.
레콘키스타 기간 동안 해당 성역과 성 야고보의 존재는 이교도인 무슬림들로부터 이베리아 반도를 수호하는 수호성인으로 섬겨지는 동시에 타 종교인 상대로는 편견과 학살을 부추키는 매개가 되어 버리기도 했다. 레콘키스타, 즉 재정복 이후로부터는 성역과 순례길 자체에 대한 관심과 믿음이 소멸되어가기 시작했고 20세기 중반까지는 신심 깊은 순례자들만 사용하는 순례길이 되어 버렸지만 요한 바오로 2세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방문하면서 순례길의 재흥이 시작되었다. 이후 해당 순례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길. 유럽의 여러 가지의 루트로 출발해서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의 갈리시아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는 도보순례이다. 순례길의 상징은 가리비와 노란 화살표 (출처: 나무위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