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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7년 5월 13일 (토)
o 날씨: 흐린후 맑음
o 산행경로: 무령고개 - 영취산(왕복) - 장안산 - 밀목재 - 사두봉 - 수분재 - 신무산 - 자고개
o 산행거리: 25.2km
o 소요시간:
o 지역: 전북 장수군
o 일행: 좋은사람들 호남7기
▼ 산행지도
[고도표]
지난주말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곧바로 호남정맥 종주에 나선다. 1년 반을 쉼없이 달려온 백두대간길도 반추할 겸 심신의 안정을 위해 좀 여유를 가지고 싶었는데 백두대간을 같이 한 산우들 대부분이 이번 호남정맥7기에 합류하는 바람에 아차하면 나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것 같아 선택(?)의 여지가 없다. 호남정맥길은 완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집착에서 벗어나 발걸음과 시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좀더 많이 산과 길과 공감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새벽4시에 도착한 무령고개에는 약간 서늘한 바람과 함께 습한 안개가 자욱하다.
▼ 무령고개 (들머리)
호남정맥은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백운산까지 약 494km의 산줄기를 말하며, 백두대간에서 호남정맥을 이어주는 금남호남정맥을 포함하여 대개 호남정맥 종주를 한다. 금남호남정맥은 영취산에서 주화산까지의 약 71km를 말한다.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의 분기점인 영취산에서 호남정맥 종주의 첫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을 갔다 되돌아와야 한다. 무령고개에서 영취산까지는 0.5km도 안되는 짧은 거리지만 고도차가 250m를 넘기 때문에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그래도 나무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예전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시작부터 불꽃이 튄다. 누가 누가 빠른가....
▼ 영취산 가는 길
▼ 영취산
[영취산] 백두대간의 남부구간에 위치한 영취산은 전라북도 장수군 번암면과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의 경계에 솟아 있다.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갈리는 분기점으로 서쪽에 위치한 장안산과 이어지면서 낙동강, 금강, 섬진강의 분수령이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남덕유산이, 서쪽으로 장안산이, 남쪽으로 백운산이 조망된다. 충절의 여신 주논개 생가가 영취산 북쪽의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 있고, 논개의 사당과 묘가 영취산 기슭에 있어 문화유산 답사도 가능하다... (안내판)
▼ 영취산에서 무령고개로 되돌아 내려가는 나무계단
영취산에서 무령고개로 되돌아와 이제는 반대편에 있는 장안산으로 향한다. 갈수록 안개가 심해져 안개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헤드렌턴 불빛에도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습한 안개는 빗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등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지만 오히려 몽롱해지는 기분이다. 얼마전 조침령~한계령 대간길의 양수발전소 근방에서 만났던 두꺼운 안개를 연상케 한다. 다행히 장안산이 가까워지고 새벽이 밝아오면서 안개도 점점 걷히고 있다...
▼ 장안산 방향 등산로 입구
▼ 장안산 (1237m, 무령고개에서 약 3km)
[장안산] 금남호남정맥의 기봉인 장안산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장계면, 계남면, 번암면의 중앙에 솟아있다. 장안산은 주변 일대의 계곡과 숲의 경관이 뺴어나게 수려하여 덕산계곡, 용소의 비경 등이 있는 일대가 군립공원으로 개발되어 여름에는 피서지, 가을에는 장안산 억새와 단풍을 찾는 발길이 어이지고 있다. 금남호남정맥은 산경표의 13정맥의 하나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이어주는 산줄기이다. 장안산에서 수분령(539m), 팔공산(1150m), 마이산(667m), 부귀산(806m)으로 이어져 주화산에서 끝난다. 또 주화산에서는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누어진다. 금남호남정맥은 남쪽으로 섬진각, 북쪽으로 금강의 분수령이다. (안내판)
새벽이 열리면서 어느듯 안개도 저만큼 아래로 물러나 산골짜기에 거대한 운해를 만들고 있다. 장수군은 원래 안개가 많은 곳이다. 그래서 아침일찍 남덕유산이나 황석산에 오르면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운해의 장관을 종종 만날수 있다.
▼ 장안산에서 바라본 덕유산 방향 운해
장안산을 지나면 정맥길은 밀목재로 향한다. 밀목재까지는 985, 955, 897, 960봉 등 몇개의 봉우리를 거친다. 숲속에는 짙은 안개의 습기가 아직 남아있고 간간히 옅은 안개도 흐르고 있다.
숲길이라 별다른 조망은 없다. 서쪽하늘에는 달이 지고, 동쪽하늘에는 대신 해가 떠오르고...
▼ 월몰
▼ 일출
장안산에서 밀목재까지 거리는 약 9km 정도인데, 이정표마다 거리표시가 조금씩 다르다. 이곳 숲속은 신록이 푸르다. 그리고 절정을 지나고 있는 철쭉이 숲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살려준다...
지도에는 955봉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지점에서 트랭글이 뱃지발급을 알려준다. 범골봉이라는데... 어쨋던 하나의 봉우리를 올라왔으니 물 한모금으로 목도 축이고...
▼ 범골봉 (955봉?)
화려하게 피어있는 철쭉의 아래에는 피할수 없는 세월의 주검(?)도 가득하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그래서 현재(present)가 가장 소중한 것이다. 숲길을 걷고 또 걷는다. 잠시 쉬기도 하고 잠깐씩 터지는 조망에 눈길이 멈추기도 하고...
밀목재를 코 앞에 두고 980봉이라는 작은 표시판을 만난다. 이름없는 봉우리에 자주 보이는 '준.희'님의 팻말이다. 지도상에는 960봉으로 추정된다.
▼ 980봉
밀목재 바로 위에서 숲의 신선한 공기를 반찬삼아 아침식사로 체력을 보충하고...
▼ 아침식사 시간...
▼ 밀목재로 내려가는 길
▼ 밀목재
[밀목재]는 `벌의 목’이라는 뜻을 가진 고개다. 옛 사람들은 고갯길에 벌, 노루, 소, 돼지, 닭 같은 짐승의 목 부분에 빗대어 이름을 붙이는 일이 잦았다. 장수 사람들은 흔희 `날망’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마루’의 사투리다. 밀목재 저 아래, 산속에 마을이 있다. 물 나고 흐르는 골, 사람들은 집을 짓고 저녁 연기를 피워올렸다. 옛 기록을 살피면 장안산 남쪽 아래에는 땅골(당동), 고래(덕산), 연주, 범연동, 아랫골(원동), 엇지 등 여러 마을이 있었다. 물길이 좋고 땅이 기름져 `고래’(바다동물 고래와 관련된 것으로 `고래기름’처럼 땅이 비옥하다, 고래가 물을 뿜는 것처럼 수량이 풍부하다에서 나온 말로 본다)라 불린 덕산리가 가장 큰 마을이었는데 농업기반공사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용림제 건설로 수몰됐다. 연주, 아랫골, 엇지마을 등은 사람이 줄며 마을 기능을 잃었고 범연동과 당동마을만 장안산 아래 자락에 터를 부리고 있다. 범연동마을은 `연화범수’라는 명당이 있어 마을 이름이 지어졌고, 당동마을은 땅이 좋아 농사가 잘 된다는 데서 `땅골’로 불린다. 두메산골 `땅 끄트머리’라는 데서 이리 불렀다고도 한다. (전라도닷컴)
밀목재에 있는 신덕산 마을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용림제 건설로 수몰된 덕산리 주민들의 이주마을이다...
▼ 수몰민 이주마을 (신덕산 마을)
밀목재에서 정맥길은 마을 뒷편의 숲속을 지나 활공장으로 이어진다. 활공장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조망이 터진다. 산아래로는 장수읍, 그뒷편에는 다음구간인 팔공산이 가깝게 다가오고 동쪽으로는 덕유산이 햇빛과 안개를 반사하여 신비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 활공장 방향 등산로
▼ 논개활공장
▼ 활공장에서 바라본 팔공산(좌)
....산으로 둘러싸인 전북 장수군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장수군 동쪽 신덕산 정
▼ 활공장에서 바라본 덕유산 (중간 뒤)
▼ 사두봉 방향 등산로
활공장을 지나 다시 숲길을 따라 사두봉으로 이어간다. 조망은 없지만 싱그러운 신록과 철쭉과 소나무가 길벗이 되어 준다.
▼ 960.9봉
▼ 사두봉 방향 등산로
▼ 잎 아래에 피어난 이꽃은 무슨 꽃인가요??
▼ 사두봉
[사두봉(蛇頭峰)] 장수군 장수읍 원개정 뒤 동쪽에 위치하는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뒷산으로 마을사람들은 예로부터 마음의 심지를 박은 산이라고 전한다. 해발 1014.8m이며, 호남정맥의 자봉으로 장수읍, 번암면과 경계를 이루면서 서남쪽으로 수분령을 향하여 내려간다. 산줄리가 뱀 머리 같으며 뱀이 전진하며 올라가는 형태라 하여 유래된 지명이며 산 능선의 굽이굽이가 20여개가 넘는다 (안내판)
산줄기가 뱀 머리 같다고 하여 사두봉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정작 이곳에 서면 그냥 야트막한 야산의 느낌이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볼 수 없으니.... 사두봉을 지나 등로는 이제 수분재로 향한다. 내리막길이 계속되면서 발가락이 아프다...
▼ 수분재 방향 이정표
사두봉과 수분재 중간쯤에 있는 바구니봉(882봉?)은 산불때문이었는지 숲이 휑한 곳이 더러 보인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신무산(중간 우측)
당재로 내려오니 우측으로 가면 뜬봉샘이고, 수분재는 직진하여 또 하나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뜬봉샘 이정표를 따라가도 수분재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정맥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헉헉거리며 다시 언덕을 올라간다. 그냥 쉽게 우회하면 되는데, '사서 고생'이다...
▼ 당재(?)
▼ 당재→수분재 등산로
▼ 금강 발원지 뜸봉샘이 있는 수분재(령)
일단 선두의 일행들이 쉬고 있는 수분재 휴게소로 향한다. 이분들이 건네주는 맥주 한잔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휴식은 최고의 영양제다. 이왕이면 뜸봉샘을 갔다오면 좋겠는데,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혼자라도 갔다올까... 하지만 발걸음은 신무산으로 향하는 산우들을 따라가고 있다...
[수분재] 전라북도 장수군의 장수읍 수분리에 소재한 고개이다. 소백산맥에서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에 있으며 그 옆에 수분 마을이 있다. 마을의 가운데를 흐르는 실개천은 금강과 섬진강의 최상수원이 된다. 『여지도서』(장수)에 "수분원은 관아의 남쪽 20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해동지도』 등의 대부분의 고지도에서는 모두 수분원(水分院)만 기재되어 있다. 수분 마을의 뒷산(신무산) 산록에는 금강의 발원천이 되는 뜬봉샘[飛鳳泉]이 있다. 향토지에 의하면,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얻기 위해 산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곳에서 보았던 봉이 하늘로 올라간 곳에 옹달샘이 있었다. 그는 하늘의 계시를 들은 이 샘의 옆에 제단과 상이암(上耳庵)을 세우고, 옹달샘 물로 제수를 만들어 천제를 모셨다고 전한다. 이후에 옹달샘에서 봉이 떴다고 해서 샘 이름을 '뜬봉샘'이라고 했다고 하며, 금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 된다. (한국지명유래집)
▼ 뜬봉샘 (펌)
[뜬봉샘] 수분마을 뒷산 계곡을 따라 2.5㎞ 올라가면 금강의 발원처인 뜬봉샘飛鳳泉)이 있다. 차가 한 대 정도 겨우 지나갈 만큼 길이 좁다. 마을 회관이나 산 중턱 임도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최근에 마을부터 샘까지 나무계단을 깔고, 군데군데 조망대를 설치 중이다. 뜬봉샘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와 얽힌 설화가 있다. 이성계가 천지신명의 계시를 받으려 이곳에 단을 쌓고 백일기도에 들어갔는데 백 일째 되는 날 봉황새가 무지개를 타고 나타났다. 황급히 봉황새가 뜬 곳을 가보니 풀숲으로 가려진 옹달샘이 있었다. 이후 봉황새가 떴다고 해서 샘 이름을 뜬봉샘으로 지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한국)
▼ 신무산 방향 등산로
▼ 뒤돌아본 지나온 경로 (왼쪽)
신무산으로 이어지는 등로에는 온갖 잡목과 잡풀이 무성하고 덤불터널을 지나기도 한다. 등로도 선명하지 않다. 산행거리가 20km를 넘으면서 급격히 체력이 소진되어 신무산까지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숲속이라 바람도 한점 없다...
▼ 덤불터널
신무산을 앞두고 수분재와의 갈림길을 만난다. 아마도 수분재 방향의 등로는 뜸봉샘을 경유하는 등로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정맥길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이쪽으로 왔더라면 뜸봉샘도 구경하고 좀 더 수월했을 텐데....
▼ 신무산
[신무산(神舞山)]은 장수군 장수읍 용계리와 수분리, 식천리 경계에 있는 산으로 해발 896.8m이다. 신선이 춤을 추고 있는 산이라 하여 신무산이라 이름 지어진 이 산은, 전설에 의하면 용을 승천시키려고 신선들이 춤을 추는데 주변 용계리와 송천리 사이의 넓은 들 가운데 타관에서 흘러 들어와 자리를 잡은 타관신이 이를 알고 자꾸 훼방을 놓는 바람에 신무산에서 승천하려던 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는 전설이 어린 산이다. (안내판)
눈에 보이는 신무산의 모습은 신선을 언급하기에는 많이 소박하다. 이제 신무산을 끝으로 날머리인 자고개로 하산한다. 급경사길, 발바닥이 앞으로 밀리면서 발가락이 심하게 아파 게걸음을 걷듯이 옆으로 비틀비틀...
▼ 자고개 방향 하산길
▼ 자고개 등산로 입구 (날머리)
점심으로 준비한 닭도리탕과 술과 부식이 푸짐하다. 늘상 장비와 음식을 챙기는 몇분들애게 감사를 드린다. 오늘이 출정식이라 간단하게 시산제가 열리고 떡과 과일이 부른 배를 더 부르게 한다. 소모한 칼로리보다 몇배의 칼로리를 보충하는 바람에 운동효과는 완전이 꽝이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가 좋다. 호남정맥7기도 완주하는 그날까지 안산 즐산이 함께 하기를...
▼ 점심식사....
▼ 시산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