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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음식, 완전 정복? 이건 뻥입니다. ^^ 어떻게 그 많은 태국음식을 다 정복합니까?
태국이라고는 저와 함께 골프 투어 2번이 전부인 선배님 왈,
"야, 이제 나 혼자 가라고 해도 가겠는데... 음식 먹는 게 문제야. 맛있긴 한데 어떻게 뭘 먹어야 하는 거야?"
말 나온 김에 한번 그저 제가 즐겨 먹는 보통 음식들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이름 모르고 먹은 음식 많았네요.
제가 잘 모르니까 틀린 것, 보충할 것은 댓글로 가르쳐 주세요.
태국은 골프 + alpha, 즉 가지가지 다양한 쯔끼다시가 있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쯔끼다시 중에서도 음식과 맛사지는 으뜸과 버금입니다. ^^
* 사진은 단 한장도 제가 찍은 게 아닙니다. 음식을 눈 앞에 두고 사진 찍을 만한 인격(?) 없습니다. 전부 여기 저기서 퍼온 겁니다. 문제되면 당연히 삭제하겠습니다.
(1) 이용과 극복
사진의 왼쪽은 쁘릭 남쁠라. 생선 발효 젓국에 쥐똥 고추(쁘릭 키누) 썰어 넣은 것입니다.
어느 음식이든 좀 입맛에 않 맞는다 하면 요놈을 아주 조금씩 뿌려 먹으면 좋습니다. 가끔 고추도 한조각만 건져 드셔요. ^^ 잘 이용하면 모든 음식이 대충 먹을만 해집니다.
오른쪽 사진은 바로 팍취~~~ 무지 잘 먹는 사람 (저**행님. 따로 한접시 달라 해서 우적우적 씹어 먹습니다. ㅎㅎ.) 도 있고, 전혀 못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놈을 극복하면 태국음식에 한걸음 다가 서는 겁니다.
사실 이 채소, 많은 나라에서 먹습니다. 중국에서는 샹챠이(香菜), 멕시코에서는 실란트로, 이태리에서는 코리안더, 인도에서는 다니야, 우리나라에서도 고수라 해서 나름 먹긴 하지요.
(2) 해장거리
간밤에 과음하면 호텔 조식 먹기 싫습니다. 특히 뻣뻣한 베이컨....
마눌님이 계시면 얼음 탄 진한 꿀물 대령하고, 콩나물 푹 넣고 북어국 끓이겠습니다만
마눌님 않 계시는 곳에서는 내몸 내가 챙겨줘야죠. ^^
물론 언제던가 연 7일을 술 마시고 들어오니까 다음 날 아침에 콘프레크 던져 준 적도 있습니다. -.-
왼쪽은 꿰이띠여우 남. 일명 쌀국수되겠습니다.
닭고기 혹은 돼지고기 육수에 쌀국수 면 말아 먹습니다.
쌀국수는 면발이 굵은 순으로 '센야이', '센렉', '센미' 로 구분....
'꿰이띠아오 느아 쏫'은 얇게 저민 쇠고기 쌀국수. 숙주나물 날것으로 확 넣어 먹으면 해장으로 일등입니다.
노란색 나는 밀가루 국수는 '바미'라고 합니다. 생라면이라나요?
오른쪽은 끓인 밥입니다. 거의 죽과 비스무리... 까오 똠입니다. 죽은 쪽이라고 하던가요?
(3) 골프장에서 점심거리
일단 땡모빤(수박얼음쥬스)와 싱하 한병~~ 캬~~~
마나오빤(라임얼음쥬스)도 쌔콤한 것이 갈증해소에는 최고입니다.
깔**님이 즐겨 드십니다. ^^
왼쪽 웟줄부터 시계방향으로 ...
넘버1은 볶음밥입니다. '카오 팟 + 재료'의 형식입니다. 누구나 한번씩은 먹습니다. 중국집 짜장면처럼....
재료 : 느아(쇠고기), 까이(닭고기), 꿍(새우), 뿌(게살), 무(돼지고기). 탈레이(해물).
앞서 이야기한 쁘릭 남빠를 아주 조금씩 뿌려가며 먹으면 맛 있습니다.
넘버2 내가 좋아하는 팟 끄랏빠오 무쌉입니다. 저민 돼지고기를 바질잎과 고추와 함께 볶아서 흰밥에 얹어 먹습니다.
매꼼 칼칼합니다. '카이 다오'라고 하면 계란 후라이(정확하게는 계란 튀김)도 같이 줍니다. 사진과 같이....
넘버3는 볶음 국수, 팟 타이(팟 씨유)입니다. 역시 볶음밥과 마찬가지로 '팟 씨유 + 재료'의 형식으로 주문하면 됩니다.
사진은 '팟 씨유 탈레이'군요. 국수는 가장 굵은 '센야이'로 보입니다. 센야이 중에서 좀 심한 경우에는 '이거 국수야?, 수제비야?'.... ^^
이것 저것 마음에 않 든다 하시면 흰밥(까오 쑤워이) 한 접시 시켜서 계란요리 반찬 삼아 먹으면 됩니다.
넘버4 사진이 계란요리인 카이 찌여우 (계란말이랑 거의 동일). 요놈을 약간 변형시키면...
카이 얏 싸이 : 야채에 토마토소스 넣어 볶은 것을 안에 넣은 카이 찌여우.
카이 찌여우 무쌉 : 다진 돼지고기 넣은 카이 찌여우.
카이 찌여우 호이 : 굴을 넣은 카이 찌여우.
갑자기 카이 얏 싸이.. 하니까.. 지난 12월 방콕 모 골프장 클럽 식당에서 주문 받던 예쁜 아가씨 생각이 나네요.
"카이~약! 싸이~~?"라고 발음 고쳐주던 고 앵두 같은 예쁜 입술을 가진 새침떼기 아가씨...
홀**님, 백***님, 기억 나세요? ㅎㅎㅎ.
(4) 길거리 덮밥
길거리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덮밥 4총사입니다.
차례로....
넘버1. 돼지 족발 덮밥, 카오 까 무.
넘버2. 해산물 볶음 덮밥, 카오 랏 팟팍 탈레.
넘버3. BBQ 닭고기 덮밥, 카오 만 까이.
넘버4. 돼지고기 덮밥, 카오 랏 무.
사실 태국쌀 (일명 안남미. 할머니들은 알랑미라고도 함. ^^ 정식 명칭은 Indica종. 미국에서는 long grain.) 은 볶음밥으로 먹거나 덮밥으로 먹기 좋은 쌀입니다. 소화가 잘 되서 위장병에는 아주 좋다고 합니다.
사실 전세계 쌀 생산의 70%는 Indica종입니다. 우리가 먹는 Japonica종 (미국에서는 short grain)이 소수입니다.
원래 찰진 쌀은 중국 양자강에서 배를 끌던 쿠리(古力)들이 즐겨 먹었다 합니다. 금새 배고프지 말라고.... ^^
한때 우리가 못 살던 때에는 당시 선진국이던 필리핀과 태국에서 안남미 무상원조 많이 받아 먹었습니다.
72년도인가 완공했던 장충체육관... 둥근 돔 지붕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필리핀 업체가 해줬다죠?
이명박 당선자도 육십 몇년도 즈음에는 태국 어딘가 고속도로 건설현장 십장(?)했습니다.
태국 가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그런 짓 하지 말자구요. ^^ 갑자기 뭔 소리???
지금은 우리의 1인당 GDP가 태국의 5,6배... 으이구.. 뭣들 한겨? 빨리 돈 벌어 한국에 스키 타러들 오라구요.
(5) 입맛 돋우기
개와 늑대의 시간. 낮과 밤이 교차하는 해질녘 어슴푸레해지면 우리집 개가 낯선 늑대처럼 보인다면서요?
평야가 넓은 땅에서 사는 프랑스인들은 이 시간을 그렇게 부른다네요.
지금이 바로 그 시각, 여기는 파타야입니다. 솨아~~철썩~ 솨아~~철썩~
파도 소리 들으며 어느 해변 식당에 앉아 메뉴판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캬아~~~ 까무라칠 만큼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___^
일단 새콤 짭쪼름한 야채들로 입맛을 약 올려 봅니다.
넘버2. 얌 운센. 녹두 당면을 새우, 오징어, 저민 돼지고기와 함께 라임즙과 생선젓국으로 버물린 것.
태국 잡채라고 하지만 맛은 완전히 다릅니다. ^^ 새콤 매콤합니다.
사진은 없지만 얌탈레(새우, 오징어 버무림)도 추천드립니다.
넘버3. 팟 팍 루엄밋. 굴소스로 요리한 모듬 야채 볶음.
넘버4. 팍 풍 화이댕. 아침영광(모닝글로리^^)를 태국식 된장을 살짝 넣고 기름에 아주 가볍게 볶아낸 것.
차가운 요리로 입맛에 다시 한번 자극을....
왼쪽은 꿍채 남빠. 생새우입니다. 가져다 준 야채와 소스를 골고루 이용해서 먹으라는 방장님의 팁~~
오른쪽은 호이 랑롬. 석화입니다. 얼음 털어내고 그냥 껍질을 분리시켜 한입에 후르르륵~~~ 꿀떡... 요놈은 특히 '쏟(신선한...)'이라고 강조하여 주문하면 좋다고 합니다. 굴은 좀 상하기 쉽죠.
(6) 메인 디쉬즈
어쑤언(굴전)입니다. 숙주나물이 많이 들어갑니다. 왼쪽처럼 뭉글뭉글하게 하게 하는 곳도 있고, 오른쪽처럼 바삭하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뭉글뭉글하게 하지 말아라... 이쿠... 뭐라 해야 하는지 영어로도 얼른 생각이 않나네요. 태국말로 뭐라 해야 오른쪽 처럼 해주는지 누구 가르쳐 주세요.
모두가 사랑하는 뿌빳 뽕커리입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게와 달걀, 코코넛 밀크와 커리를 가지고 만듭니다. 게살 다 밝아 먹고 밥 스삭 비벼 먹으면 좋습니다.
저처럼 손대고 먹는 음식 귀찮아 하는 사람은 껍질 벗겨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됩니다. 느아 뿌빳 뽕커리...
이거 저것 다 싫다 그러면 이거 먹으면 됩니다.
재료는 느아(쇠고기), 까이(닭고기), 무(돼지고기).
그 밖에 육류 요리는 '육류 재료 + 팟 남만 호이' 가 있습니다. 이건 굴소스로 볶은 것입니다.
오른쪽은 그냥 새우구이입니다. 꿍 빠오.
유사 요리는 '꿍 톳 끄랏띠얌 프릭 타이'. 마늘과 통후추로 양념한 새우구이입니다.
생선과 조개 등장합니다.
왼쪽은 생선 튀김에 3가지 맛 (spicy, sweet, sour) 나는 소스를 얹은 것입니다. 쁘락까오 쌈롯.
요건 생선 종류에 따라 가격과 맛이 꽤 차이 나는 듯 한데... 생선 종류를 잘 모르겠습니다. 도미튀김이 맛 나던데...탐팁???
적당한 생선을 골라 '쁠라 라 프릭 (Deep Fried Fish Topped with Chili Paste)'이라고 주문해도 비슷한 맛이 납니다. 이 요리의 핵심은 바삭하게 튀긴 생선맛과 달콤 새콤 배콤한 소스의 어우러짐입니다. ^^
오른쪽은 조개 고추장 볶음. 호이 라이 남쁘릭 빠오.
오른쪽은 게요리입니다. 개인적으로 뿌빳 뽕커리보다 맛나다고 생각합니다.
뿌빠핏 타이담. 통후추(프릭타이), 마늘(끄라티암) 등으로 맛을 냈습니다.
동남아에서는 싱가포르 페퍼 크랩이라고 하던 것 같은데....
(7) 국물 음식
바닷바람 맞으며 차거운 맥주를 들이켜다 보면 뭔가 뜨거운 국물이나 찌개가 생각 납니다.
왼쪽은 '똠얌꿍'. 결국 정체는 새우찌개입니다만 한마디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맛입니다. 시큼 매콤....
오른쪽은 지리처럼 맑은 국입니다. 깽쯧 + 재료. 재료는 따오후(연두부), 쌀라이(김), 탈레(해물), ....
(8) 과일
디저트로는 열대 과일을 즐겨 보겠습니다.
왼쪽은 람부탄(응어). 성게 모양 안에 흰색의 반투명한 속살과 씨가 들어있으며, 즙이 많고 달콤. 리치와 거의 유사.
털이 검게 변하지 않은 것이 싱싱한 것이라고 합니다.
오른쪽은 망고스틴(망쿳). 짙은 자주색 껍질 아래쪽을 손으로 눌러 벗겨 내면 안에는 흰색의 보드라운 속살이 마늘처럼 보입니다.
즙이 많고 단 맛. 너무 단단한 것은 신선하지 않은 것입니다. 흰 옷에 묻으면 색소가 잘 지지 않습니다.
두리앙은 생략~~~ 두리앙에 대하여는 일가견을 가진 분이 계십니다. ^^ 누구일까요?
(9) 야식과 맥주 안주
그래도 출출하면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넘버1. 까이 홋 바이 또이. 바바나 잎으로 싸서 튀긴 양념 닭고기.
넘버2. 꿍츱뻥텃. 새우튀김.
넘버3. 텃만꿍. 게살 고로케. 게맛살이 아닙니다. ^^ 달콤한 꿀맛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맥주 귀신됩니다.
넘버4. 무양. 돼지고기 숯불구이입니다. 유사 식품에 씨꽁무(돼지갈비 튀김), 꺼무양(돼지고기 삽겹살 숯불구이).
사실 넘버4 음식들은 조그만 바구니나 대나무 통에 담겨 나오는 찹쌀밥(카오 니여우)과 쏨땀과 함께 먹으면 제격입니다.
바로 이렇게.... 요게 바로 돼지갈비(씨콩무)네요. 이싼지방 음식입니다. 전혀 느끼하거나 기름지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태국은 음식 천국이라고 봅니다. 비단 태국 음식 뿐만 아니라 중국음식은 물론 서양음식도 저렴하고 맛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타야의 로얄 가든 플라쟈에 있는 푸드 코트에만 가더라도 허접해 보이는 인도음식 코너의
맛살라와 갈릭 난 조차도 우리 동네 비싼 인도식당 강가보다 우월한 맛을 보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방콕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점심 때 랑수언에 가서 몇몇 이태리 식당과 프랑스 식당에 들어가면 단돈 500바트 이하에 3코스, 5코스 즐길 수 있죠.
칠판에 색분필로 메뉴 써 놓는다고 이태리 식당, 프랑스 식당이 되는 건 아니죠.
우리 동네 식당 사장님들은 방콕에 가서 본 받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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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파인애플밥(카오옵사파롯). 요건 와싸나님이 특별히 여명님께 드리는 겁니다. ^^
혹시나 필요하신 분이 있을까 해서 주요 태국음식 한국어-태국어 메뉴판 사진 첨부합니다. 그냥 프린터해서 이용하시면 편하실 듯....
더 훌륭한 메뉴판은 여기....
첫댓글 ㅋㅋ 베리베리 굿~입니다.
메뉴판 링크가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