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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봉 Elbrus(5,642m) 원정
1. 원정개요
*원정지역 : 러시아 볼쇼이 코카사스 산맥 엘브러즈(5,642m) <Mt. Elbrus, The Bolsohoy Caucasus Ranges, Russia (18,510ft)> *등산루트 : 남면(Normal Route on South Face)을 따라 베럴산장(3,700m)-푸리웃산장(4,100m)-파스트쵸브 록(4,620m)-새들(5,300)-서봉정상(5,642m) <BarrelHut(3,700m)-PriyutHut(4,100m)-PastuchovRocks(4,620m)- Saddle(5,300m)-West Summit(5,642m)> *원정기간 : 2007년 8월 10일~8월19일(9박10일) *원정대원 : 숭악회 이재근, 이인식, 옥영동, 윤재희(이상 4명)
2. 등반경로
3. 원정기행
부푼 꿈을 안고 유럽의 최고봉 엘브러즈를 향해 8차 해외 산행을 다녀온 숭악회는 유럽 최고봉인 러시아의 엘브러즈 등정을 목표로 제9차 해외원정을 시작한다. 엘브러즈(Mt. Elblus)는 카스피해에 인접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흑해를 향해 뻗어있는 1,500㎞에 이르는 코카서스(러시아에서는 카프카즈라고 부름)산맥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산맥은 남북으로 장장 110~180㎞에 이를 정도로 넓은 산자락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몽블랑(4,807m)을 유럽의 최고봉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코카서스산맥의 엘브러즈가 명실 공히 유럽의 최고봉이다. 이 산맥에는 엘브러즈를 주봉으로 카즈벡(5,047m), 시하라(5,000m), 디치타우(5,189m), 코시탄타우(5,150m) 등 5,000m 급 봉우리가 여러 개 솟아 있다. 주봉인 서봉(5,642m)과 동봉(5,621m)이 마치 여인의 젖가슴처럼 보이는 엘브러즈는 사화산으로 적설량이 많은 겨울을 제외하곤 화산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또한, 경사로가 심하여 겨울에는 등반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한다. 4,800m의 파스투초프록 부근에는 많은 돌이 쌓여 있을 뿐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준한 경사로가 하얀 눈 속에 묻혀 있을 뿐이다. 현지인들에게 엘브러즈는 여름철에는 등산객들로, 겨울에는 스키 인구들로 붐비는 즐기는 관광명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올 여름 숭악산행은 엘브러즈, 키나바루, 설악으로 이번 원정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당초 계획인원보다 적은 4명의 대원으로 출발을 하게 된 것은 무척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친 숭악의 정예대원은 8월10일 06:00 김해공항 국내선 대합실에 속속 모여들었다. 박임숙, 조수연, 김정숙 대원의 환송을 받고 보무도 당당하게 07:00 기내에 몸을 실었다. 러시아 원정과는 별도로 코타키나바루 원정에는 박홍권, 강미애, 김경수, 한혜란 대원이, 설악산 산행에는 방재곤, 주영민, 김규리, 허금화, 최정곤 회원과 게스트 5명 등 10명이 참여하여 숭악의 기상을 자랑한다. 08:00 국제 관문인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하고, 귀국 시 이용할 리무진 출발 지점을 확인하고 매점에서 김치 2㎏을 포장하여 짐을 꾸린다. 10:50 H카운터(중국, 러시아 방향 출국 전용) 앞에서 이번 원정에 동참할 사람들을 만난다. 이번 원정에는 서울에서 7명, 청주 1명, 울산 1명, 부산 4명, 그리고 혜초여행사의 심명기 차장이 동행하여 총 14명으로 구성되었다.
바다, 초원, 사막, 광활한 대륙을 따라 출국 수속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후 12:40 러시아 항공 SU600편으로 모스크바를 향해 출발한다. 모스크바행은 대한항공과 러시아 항공이 격일제로 운항을 하는 관계로 동일한 시간대에 두 대의 항공편이 전광판에 나타난다. 창가 좌석을 배당받은 나로서는 맑은 날씨 덕분에 지상을 조망하는 행운도 얻었다. 서해 상공을 비행할 때는 바다에 일렁이는 하얀 파도를 볼 수 있었으며, 이내 중국 연안에서는 높고 낮은 산에 울창한 숲과 도시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잠시 후 중국 북서부와 몽골을 지날 무렵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지대와 황무지는 인간이 살기에는 너무나 척박한 환경 같았다. 특이한 점은 황무지 사이로 유목민의 흔적이 보이고 광활한 대지를 한 줄기 철로가 선을 그리며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많은 비가 내린 때문일까? 물줄기가 지나간 연흔이 등고선처럼 자연스런 곡선을 그려내고 있었다. 어느덧 항공기는 러시아 땅으로 들어서면서 규모가 제법 큰 마을들이 나타나고, 큰 호수가 보이는 데 아마도 바이칼인 것 같다. 바이칼 호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민물호수이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호수의 바닥은 해수면보다 1,285m 아래로, 육지에서는 가장 낮다. 부피는 23,000 km³로, 북아메리카의 오대호수를 모두 합한 크기이며, 지구상의 민물의 20%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한다. 약 2천5백만-3천만 년 전에 형성된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로 생물다양성에서 바이칼 호수에 비길만한 다른 호수는 없다. 852개의 종과 233개 변종의 조류, 1,550여 종의 동물이 살고 있으며, 이중 많은 수가 고유종이다.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광활한 토지에 구획을 잘 그어놓은 곡창지대를 지나고 이따금 큰 하천이 구불구불 제멋대로 물길을 잡아가고 있다. 5시간의 시차 때문에 9시간이 넘는 비행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북반구의 여름 해는 서녘 하늘에 위치하고 있다. 낮은 지대에 넓게 펼쳐진 모스크바는 온 도시가 평지이다. 도시를 가로질러 유람선이 한가로이 떠도는 모스크바 강을 건너 서쪽에 자리 잡은 Sheremetyevo 2공항에 굉음을 내면서 착륙을 한다.
모스크바에 첫 발을 내딛으며 자작나무에는 유명한 차가버섯이 자라고 러시아의 문호 솔제니친의 작품 암병동에는 차가버섯이 위암에 효능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잎에서는 자일리톨을 추출하여 잘 알려진 껌의 재료로 사용되는가 하면, 음지에서 잘 말린 자작나무로는 러시아의 민속품인 알까기 인형의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러시아에 온 이상 러시아어 몇 마디는 알아야 할 것 같다. 도브리리 웃더라(아침 인사), 도브리리 쨍(낮 인사), 도브리리 배체라(저녁 인사), 미트로(지하철), 바다(물), 뭘라꼬(우유), 모래(바다), 제드라스터 브이지예(안녕하세요), 다차(주말농장), 자지깔까(라이터), 빠 시버(고맙습니다), 스파 시버(감사합니다), 빠쥬발스타(부탁합니다) 등이 있다. 주말을 맞이하여 시내에서 외곽방향으로는 다차를 찾는 사람들로 차량은 정체를 반복한다. 러시아의 고유 건축양식이 즐비한 시내를 관통한 차량은 구세주사원, 올림픽 스타디움,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지나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인 132m에 위치한 레닌 언덕을 지나 한식당(Korston)에 도착한다. 식당으로 들어가려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이유는 식당이 카지노를 지나 맨 안쪽에 있어 검색이 필요한 모양이다. 일행은 보드카를 한 병 시켜서 반주를 한다. 냉동이 잘 되어선지 병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고, 차가운 술은 알코올 도수를 느끼지 못한 채 부드럽게 목젖을 적신다. 하지만 식당에서 마시는 술은 으레 비싸듯 예외는 아니다. 작은 보드카 한 병에 미화 39불을 요구한다. 식사 후 19:40 숙소로 향하는 차량에서 가이드는 일행들의 연령을 의식한 듯 트로트를 멋들어지게 한 곡 부른 후, 모래시계의 주제음악을 CD로 들려준다. 이 곡은 1940년에서 1945년 사이에 있었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죽임을 당한 이들의 영혼이 학이 되어 돌아온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21:30 일행은 부유층이 살고 있는 동네를 지나 자작나무 숲 속에 자리한 President Hotel에 여장을 풀고, 샤워를 마친 다음 호텔 바에서 생맥주를 한 잔씩 마신다.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생맥주 치고는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른다. 생맥주 500cc에 1,400루불화를 달라고 한다. 환산하면 5,600원 정도에 해당한다. 23:30 에어컨이 필요 없는 러시아에서의 첫 날밤은 이렇게 저물어간다.
러시아 남부에 자리한 Mineralny-vody 공항으로 휴대폰 전원이 켜져 모닝콜 때문에 잠을 설치고 05:45 시원한 공기를 맞으며 호텔 주변을 산책한다. 먼저 일어난 고문님과 부회장은 새벽 물안개가 덮인 호숫가를 거닐고 있다. 06:45 호텔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07:15 President Hotel을 떠나 Sheremetyevo 1공항을 향해 나선다. 수속을 위해 공항으로 들어서면서 일행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 출입문부터 곧바로 검색이 시작된다. 국내공항은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캐리어도 없어 필요시에는 포터를 불러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검색은 철저하여 허리띠는 물론 운동화 종류는 모두 벗은 다음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한다. 좌석 배정과 수화물 탁송을 마치고 2층 출발장으로 올라선다. 구내매점에서 보드카 1병과 물 2병을 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다음에는 모스크바에서는 꼭 필요한 물품이 아니라면 구매를 자제해야 할 것 같다. 계류장에서 40여분 지연을 하다가 09:10 SU703편으로 일행은 Mineralny-vody 공항으로 향한다. 탑승 인원이 적어 계류장에 있는 비행기로 이동하는 승객은 버스 한 대면 족했다. 일행이 탑승한 기내에는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 2석씩 배치된 소형 비행기이다. Cabin baggage를 넣기에도 비좁은 선반이다. 비행기는 남으로 곧바로 날아간다. 내려가는 동안 창밖으로는 광활한 경작지가 끝없이 펼쳐지고 일부는 검게 불에 탄 흔적이 보인다. 마침내 큰 마을이 보이고 구릉이 하나 둘 나타난다. 저 멀리 제법 높은 산이 아스라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12:15 Mineralny-vody 공항에 착륙을 한다. 계류장에는 터키 항공사 소속의 비행기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이 서남아시아와 근접해 있는 것 같다. 옛날 군용비행장 정도로 여겨지는 공항은 협소하고 낡았다. 러시아의 국내공항은 캐리어가 없기는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현지 가이드인 이고르가 마중을 나와 수속을 도와준다. 공항 밖으로 Cargo-bag을 들고 나오니 포터가 기다린다. 짐 1개당 2달러를 달라고 한다. 일행이 타고 갈 버스가 200여 미터 밖에 있는 주차장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짐을 맡기고 배낭을 메고 가이드를 따라 간다. 공항이라고 해도 시골 터미널 수준에 지나지 않고 주위는 지저분하다. 주차장을 가로 질러 따가운 햇볕을 피해 그늘을 따라 길이 아닌 곳을 걸어갔다. 탑승을 하고 출발을 하려는데 경찰이 제지를 하고 가이드에게 여권을 보여 달라고 주문한다. 처음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기술하고 싶지는 않으나, 가이드의 말을 빌리면 이곳 경찰들의 월급 수준은 월 30~40만원 수준이어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단다. 그런 연유로 러시아에서는 경찰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 조그마한 트집이라도 잡고 한없이 시간을 지체함으로써 지폐를 아주 작게 접어 건네면서 자연스럽게 검은 돈이 오고 간다는 것이다. 검문소 안으로 들어간 가이드는 한참을 기다린 끝에 동행을 한다.
광활한 목장 사이로 곧게 뻗은 도로를 따라 박산계곡으로 Mineralny-vody 도심부에는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하여 쇼핑을 즐기고 있어 도로에는 차량의 정체와 지체가 반복된다. 도시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의 좌우에는 옥수수와 해바라기를 재배하는 농장이 펼쳐지고 도로가에는 제법 오래된 가로수가 그늘을 제공하고 있을 뿐 그 안쪽은 광활한 농장의 연속이다. 시원스럽게 달리던 차량은 한적한 시골에 멈춰 선다. 러시아어로 KAΦE 999(카페999)란 간판을 내 건 이 집이 식당이란다. 식당에서는 생수도 제공하지 않아 큰 통을 한 개 사서 나눠 마신다. 점심 요리는 수프와 식빵, 그리고 주식으로 닭고기를 튀긴 것이 전부인데 주는 양이 고르지 않아 어떤 사람은 뼈다귀만 입에 물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생닭을 공급하는 업자가 차량을 세우고 닭을 트렁크에서 꺼내온다. 살며시 다가가 살펴보니 트렁크 바닥에 아무 것도 깔지 않고서 생닭과 닭의 내장을 주섬주섬 담고 무더운 날씨에 배달을 하는 것이다. 옥교감이 사진기로 촬영을 하려고 하자 트렁크를 가리고서 촬영을 제지한다. 그들도 비위생적 상태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15:25 카페를 출발한 일행이 마을을 지날 때에는 집 앞 나무 밑에 의자를 만들어 놓고 휴식을 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대문의 문양은 여러 개의 사각형으로 꾸며져 있으며, 차량이 지나는 길에는 방목을 하는 소떼가 도로에 누워 있어 길을 막아 차량이 그 틈 사이로 지나가야 하는 모습도 연출된다. 또한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답게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노란색 가스관이 죽 이어지고 있다. 이윽고 평지를 지나 검문소가 있는 삼거리를 지나더니 16:30 박산계곡 입구에 들어선다. <숭악사관 윤재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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