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치사, 위치, 시간, 운동방향 감각으로 이해하자!
□ 전치사(前置詞, Preposition)
❍ 전치사(前置詞/앞 전, 둘 치, 글 사)는 명사(구) 및 이에 준하는 명사 상당어구 앞에 놓여 전치사가 다루는 대상(전치사의 목적어)과의 상관관계를 밝혀주는 품사다. 사용빈도가 높은 전치사로는 of, to, in, for, on, as, with, at, from, by, up, about, out, like, into, than, down, over, after, through, before, off 등이 있다. 놀랍게도 방금 나열한 22개의 단어는 사어(死語)나 전문 학술용어를 제외한 모든 영어단어 중에 원어민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최우선 순위 200위 안에 들어가는 단어들이다. 영어정복을 위해서는 이들 전치사가 갖는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 전치사는 전후 맥락(context)과 용법(usage)에 따라 부사, 접속사, 관계대명사, 명사로 품사가 바뀐다. 같은 의미라도 한 단어가 문맥에 따라 서로 다른 품사로 사용되는 것이다. 영어는 한 단어에 서로 다른 뜻이 많은 언어로 전치사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 많은 뜻을 전부 외워서 활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전치사의 기본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전치사만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부사로 바뀐다. 대부분의 전치사는 부사로도 사용되는데 그 기본의미에 변화는 없다. 전치사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문법학자가 아닌 이상 그것이 전치사로 사용된 것인지 부사로 사용된 것인지 힘들게 구별할 필요는 없다.
□ 전치사 이해에 필요한 개념
❍ 우리가 전치사를 원어민 감각에 따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치(位置 자리 위, 둘 치), 시간(時間 때 시, 사이 간), 운동방향(運動方向 옮길 운, 움직일 동, 모 방, 향할 향)을 기준으로 전치사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전치사가 다루는 대상(전치사의 목적어)이 시간의 변화에 따라 0차원의 점(dot), 1차원의 선(line), 2차원의 면(surface), 3차원의 공간(space)에서 앞으로 움직이는지, 뒤로 움직이는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이는지, 혹은 위나 아래로 움직이는지,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이는지,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지, 여기 저기 사방으로 산만하게 움직이는지, 그도 아니면 그냥 가만히 멈춰있는지 입체적으로 이해해야한다.
❍ 이제 위치, 시간, 운동방향 감각을 마음에 두고 전치사의 기본의미를 파악하자. 전치사가 지닌 특유의 위치, 시간, 운동방향 감각을 음미하며 기본의미를 파악하면, 기본의미에서 확장된 여러 뜻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전치사는 위치 location의 기본의미에서 방향 direction으로 그리고 이를 통해 전치사가 관여하는 둘 사이의 관계 relationship로 의미가 확장된다.
❍ 그동안 우리말과 대응시켜 우리말 어순으로 의미를 파악해야만 했던 전치사에 위치, 시간, 운동방향과 관계란 입체적인 원어민 감각을 부여해 보자. 그렇게 하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전치사를 원어민처럼 감각적으로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치사의 수많은 뜻을 전부 외우지 않아도 얼마든지 전후 맥락에 따라 전치사의 뜻과 용법(usage)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2. 전치사 어순감각의 비밀
□ 전치사의 직접목적어
❍ 전치사의 역할을 이해하려면 전치사의 직접목적어(direct object, 直接目的語 곧을 직, 이을 접, 눈 목, 과녁 적, 말씀 어) 개념부터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치사가 위치, 시간, 운동방향의 개념과 둘 사이에 관계를 형성하는 만큼, 전치사도 마치 타동사처럼 직접목적어를 갖는다. 전치사는 눈(目)으로 과녁(的)을 보듯이 목적어를 직접 겨냥해 자신의 기본의미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문장의 주어가 직접목적어에 어떤 움직임을 가하는 것인데, 바꿔 말하면 직접목적어가 동사의 동작을 받는 것이다.
[전치사의 목적어 & 타동사의 목적어]
❍ In the end she convinced the jury of her innocence. (마침내 그녀는 그녀의 결백을 배심원에게 납득시켰다.)
ㅇ 전치사 in은 목적어로 the end를 다루면서 자신의 기본의미인「상황이나 장소 안에」를 실현시킨다. 즉, 전치사 in에 숨겨진 「안으로」의 운동 감각이 마치 타동사처럼 직접목적어 the end를 in하는 것이다. 전치사가 직접목적어를 취하는 감각을 제대로 받아 들어야 원어민처럼 전치사를 사용할 수 있다. in the end는 우리말로 ‘끝 상황 안쪽으로’, 마지막 안쪽으로 → ‘마지막에 들어와(마침내)’와 같이 영어의 어감을 그대로 담아 이해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ㅇ of는 자신의 목적어로 her innocence를 다루면서 자신의 기본의미인「이어지며 어떤 관계를 생기게」를 실행시킨다. 앞서 in과 마찬가지로 of에도 「이어지며」의 운동 감각이 숨겨져 있다. of도 마치 타동사처럼 her innocence를 of하는 것이다. of가 이어주는 관계의 대상이 of 앞의 the jury이므로 우리말로는 ‘배심원에서 이어지며 어떤 관계가 생겨나 그녀의 결백으로’ → ‘배심원에게 (그녀를 이어주어) 그녀가 결백함을’과 같이 파악할 수 있다.
ㅇ 이때 the jury of her innocence를‘배심원에게 그녀의 결백을’이라고 이해하려면 영어의 동사 중에는 의미의 완결을 위해 특정 전치사를 함께 써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동사 convince는 the jury를 직접목적어로 다루면서 자신의 의미인 「납득시키다」를 실현했지만, 무엇을 납득시켰는지가 불명확하다. 전치사 of가 the jury와 her innocence를 이어서 「∼에게서 ∼을」이란 관계를 만들어 동사 convince가 명확한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왔다.
※ 영어의 동사 중에는 전치사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신이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동사가 있다. 우리말 목적어는 조사 「∼을/를」로 표시되어 글의 서술어인 타동사 움직임의 대상이 되는데 비해, 영어의 목적어는 타동사의 의미에 따라 「∼을/를」뿐만 아니라 「enter+장소, ∼에 들어가다」, 「marry+사람, ∼와 결혼하다」, 「ask+사람, ∼에게 물어보다」, 「discuss+사물, ∼관하여 토의하다」 등과 같이 다른 조사를 붙여 의미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
□ 우리말 「있는데∼」의 감각을 활용, 영어 어순 그대로
❍ 영어의 전치사는 우리말 조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우리말에는 없는 품사다. 게다가 전치사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선 한국어 어순과 반대로 해석해야 한다. 예를 들면, I forgot the name of the company. (나는 회사 이름을 잊어버렸다.)에서 영어는 「name of company」, 한국어는 「회사의 이름」으로 어순이 반대다. 또한 I am on the way to school.(나는 학교에 가는 길이다.)에서 영어는 「the way to school」, 한국어는 「학교에 가는 길」로 표현 순서가 반대다.
❍ 한국어 어순과 반대인 영어를 원어민 감각으로 익히는데 굉장히 유용한 우리말 표현이 바로 「-ㄴ데」어미를 활용한 표현이다. 우리말 「-ㄴ데」어미 표현의 감각을 활용하면 전치사가 들어간 표현도 영어 어순 그대로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ㄴ데」어미 표현의 어감] 이란?
ㅇ 여기가 우리 고향인데 인심 좋고 경치 좋은 곳이지. → 여기가 우리 고향인데. * 고향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인데」를 활용, 여기가 우리 고향인 상황을 미리 말함 * 만약, 「∼고향인데.」로 끝나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 다음 어떤 설명이나 제안 등을 기대하게 됨. 이런 어감이 바로 ~인데..임 |
❍ 전치사 표현의 의미를 쉽고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말 어법의 순서로 해석하던 과거의 습관을 버려야 한다. 전치사의 기본의미를 가지고 영어 어순 그대로 이해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익숙해지면 독해(讀解)와 청해(聽解)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전치사 기본의미와 확장의미
❍ 원어민들은 전치사에 담긴 기본의미를 중심으로 적절한 의미가 통하도록 확장된 의미를 자연스럽게 추론하여 사용한다. 우리말 단어로 예를 들면 ‘다리’가 전후 맥락(context)에 따라 신체의 일부를 말하는지 아니면 책상과 같은 무생물의 일부를 말하는지, 우리가 순간적으로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 기본의미에서 확장의미로 바뀌는 것은 단어의 의미 변화(semantic change, 意味變化 뜻 의, 맛 미, 변할 변, 될 화)에 해당한다. 의미변화는 낱말의 의미가 맥락을 고려하여 적절한 의사소통을 위해 확장 또는 축소되거나 이동하는 것을 나타낸다.
❍ 이제부터 다룰 모든 전치사를 하나의 기본의미를 중심으로 이해하자. 그리고 원어민 이해방법대로 기본의미를 중심으로 전치사의 의미를 음미하며 영어 어순대로 이해해보자. 전치사를 원어민 방법대로 어순대로 이해하면 동사와 전치사(전치사적 부사)가 합쳐진 구동사(phrasal verb)도 어렵지 않게 정복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