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3. 3. 18
짧은 기간(?), 정맥 종주대가 꾸려졌습니다. 원래는 백두산악회 정맥 팀으로 꾸리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9기종주대 인원 대다수가 10기종주대로 옮기게 되었기 때문이고요. 또 하나 이유는 각 기수별 우정산행에 방해가 될까봐서...
그래도 ‘중부지역을 대표할만한 정맥종주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시는 분들의 호응을 기대하며, 짧은 시간(?)에 정맥 종주대가 꾸려졌고 드디어 첫 산행을 가졌습니다.
중부권을 흐르는 한남금북정맥, 속리산 천왕봉을 시작점으로 삼았습니다. 제게는 불과 3년 전의 종주기억 생생하고, 발기인들 중에도 그런 분들 계시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70여km에 이르는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속리산에서 시작해 회인 청주를 거쳐 괴산, 음성, 죽산에 이르는 산줄기로 충청인들의 자부심이기도합니다. 이 한남금북정맥과 이어져 경기도 안성, 공주, 천안, 청양, 홍주, 덕산, 태안의 안흥진으로 이어지는 금강 북쪽의 산줄기, 279km에 달하는 금북정맥(錦北正脈)을 하나로 이어 출정합니다.
1058m의 시작점 천왕봉, 도화리에서 오르는 최단코스를 선택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남금북정맥과 금북정맥을 하나로 잊는, 장장 450여km의 대장정을 펼칠 그곳을 향해...
최단코스? 고도는 높고 코스가 짧으면, 무조건 된비알일 수밖에 없습니다. 2km이상을 끝 간 데 없이 오르기만 해서야...
온화한 시작, 날씨마저 좋습니다. 자주 찾는 산이지만 올 때마다 새롭습니다. 미세먼지도 덜하고 사방이 다 잘 보입니다. 대원들 모두 감탄의 시작입니다.
감탄과 탄식의 차이, 그 간극을 일부러 더 좁히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무사종주를 기원하며 음식을 나눴습니다. 이날은 우리 팀 말고도 동탄에서 오셨다는 정맥 종주꾼 두 분도 만났습니다.
▲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함께 (2023. 3. 18)
첫 산행, 얼굴도 생소한 대원들 틈에 두 분도 끼었습니다. 첫 구간, 지옥 같은 난이도를 함께 경험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옷도 털어주며 통성명도합니다. 두 분, 즐거웠습니다.
속리산 산군의 이면을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깎아지른 듯 암반으로 둘러친 천왕봉을 뒤로하고 구병한 산자락, 장쾌한 모습들이 산행 내내 같이합니다. 자생 숲의 온화함, 어느 집의 정원을 떠다 놓은 듯한 암반지대 소나무들, 군락을 이루는 소나무들이 참나무와 키 경쟁을 하는 모습도 모두 우량한 숲을 이뤘습니다.
‘오늘 난이도 어땠어요?’ 산행을 끝내고 버스 안에서 물었습니다. 산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에 모두들 얼굴색 환합니다. ‘좋았죠? 아마도 난이도 중상 정도는 될 듯하죠?’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들 커집니다.
‘뭐여? 오늘보다 더 빡센 구간이 있다는 얘기에요??’ 요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아~!! 아니요. 앞으로 더 이상은 없죠~^^‘ 대답을 강요받고 말았습니다.
▲ 2020( 좌 ) 과의 트랭글 기록 비교 ( 우 , 2023. 3. 18)
첫 산행 18km, 난이도 감안 단체 산행 치고 결코 짧은 코스는 아닙니다. 2020년에는 달랑 둘이 걸었습니다. 걷다 지처, 말티재 화장실물을 먹던 추억(?)도 공유했습니다(오늘 모친상을 알게된 '금강산님' 입니다.)
더 이상의 기록은 동영상으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ps.
첫 산행에 빡세다는 표현을 ‘여기 원래 그래요?’ 묻던 대원님 계신가하면, ‘할 만하네요.’ ‘좋았어요.’ 하던 대원님들 계셨습니다.
벌써부터 두 번째 산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멘트입니다.
백두대간만 우리강산의 산줄기 아닙니다. 정맥과 지맥이 어우러져 우리의 산줄기는 완성됩니다.
첫댓글 감칠맛나는 후기!
굿입니다요
다 바다사랑님 사진 덕분입니다 ~^^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산행 후기는 언제나
쌩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