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1. Pieter Claesz
짧은 생의 덧없음과 허무를 주제로 한 그림을 바니타스 그림이라고 한다. 바니타스라는 허무의 상징은 모든 정물화의 공통된 메시지이지만 특별히 바니타스라고 명명할 경우는 해골, 책, 골동품 등을 통해 “죽음을 기억하라” 는 보다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해골만큼 죽음을 직접 상징하는 건 없을 것이다. 중세 사람들은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책’ 처럼 여겼다. 바니타스 정물화에서 책은 일반적으로 세속적 지식과 인간적 성취의 심벌이다. 그런데 지식과 이성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의 상징인 책이 해골 밑에 깔려 있다. 세속적 지식의 유한성과 죽음 앞에 덧없음을 극명하게 대비시킨 그림이다. 한때 향기로운 술이 담겨 있었을 넘어진 유리잔, 꺼진 등잔, 시계등의 소재들은 모두 세속적 삶의 유한함과 덧없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선정이유 - 평소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곤 한다. 그렇기에 정물화를 찾아보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가장 먼저 바니타스 그림들을 살펴보았다. 이 그림은 지식을 담은 사물인 책을 인간에 빗대어 해골의 아래에 배치해 죽음에 깔려있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게다가 정물들의 표현이 세밀해서 디테일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1. Paul Cézanne
이 작품은 세잔의 정물화 가운데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화가는 각 정물들에서 발산되는 풍성함과 다채로움을 매우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화면의 구성을 안정감있게 만들어 주었던 장치인 테이블의 직사각형 틀이나 뒤쪽에 위치한 벽이 주는 평면감은 사라졌지만 풍성하게 접힌 식탁보와 소파의 천이 공간 전체에 드리워져 있다. 그 결과 전통적으로 수직, 수평적 구성이 보여주던 안정된 느낌을 벗어나 마치 정물이 화면 중심으로 쏠리는 듯한 역동적인 구성 효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불안정한 감각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과일들과 그 배치는 매우 단단하고 견고해 보여, 상대적 운동감과 견고한 체계 모두를 추구했던 세잔의 회화에 대한 감각이 이 정물화에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소파 위에 놓인 흰색 식탁보는 과일 표면 특유의 생생한 광택이 더욱 빛나고 도드라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중앙에 솟아있는 과일 그릇은 흰색 천 사이에서 솟아나와 과일의 묶음들을 자연스럽게 구분하면서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며, 오른쪽에 놓인 화려한 장식문양의 물병은 그 표면에 새겨진 화려함으로 인해 앞에 놓인 과일과 뒤쪽 주름진 천 사이에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이 그림에는 무언가 대상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풍부한 경물들의 모양과 색의 화음을 이루는데, 마치 숲과 바위들로 빼곡히 채워진 그의 풍경화처럼 느껴진다.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어떤 실내 풍경이라기 보다는 화가가 목적에 따라 인위적으로 배치해 놓은 결과로,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대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관계 사이의 화음을 포착하는 것’이라고 말한 세잔의 평소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구성이다. 정물 각각의 고유한 색채는, 작은 색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색면들이 겹쳐지면서 대상은 입체감을 갖게 된다. 세잔이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모자이크 조각 같은 작은 색면으로 칠하는 기법을 택하고 있는 이유는, 대상의 근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선정이유 - 정물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에서 주는 안정감이 신기하여 이 작품을 선정하였다. 식탁보와 병에도 복잡한 무늬가 있고 사과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음에도 색이 주는 통일감이 느껴졌으며 이 그림을 볼 때 눈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림에서 역동감이 느껴지며 사과와 식탁보, 식탁보와 의자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3. CHARDIN
그의 정물화는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같은 화려하고 사치스런 장관을 보여주지 않는다.
모를 것도 없고 특별한 뜻도 없는 그의 정물화가 신비로운 것은 평소에는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았던 평범한 것들이 기품과 위엄을 갖춘 아름다운 대상으로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것은 그가 이루어 낸 구성과 색채, 형태의 정밀한 조화의 결과이다. 그는 대상에 대한 기존의 지식과 다른 작가가 그 대상을 그린 방식을 잊고 작품을 제작할 때 자신의 눈에 보이는 대로 최대한 정확하게 그리려 했다고 한다. 대상의 정확한 색과 질감, 빛과 그림자의 성질을 파악하고 이를 표현하기 위한 장시간에 걸친 성실한 노력의 결과, 자연에 충실하면서도 격조 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마티스는 샤르댕이 ‘사물의 감정을 그릴 줄 아는 화가’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의 정물화는 관람자들로 하여금 그림 앞에서 숨을 죽이고 그려진 물건들의 감정을 헤아리고 느껴보는 몽상에 잠기게 하는 힘이 있다.
선정이유 - 일단 단식 기간의 식사란 제목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실제로 그림에 그려진 작은 생선 3마리와 달걀을 볼 때 직설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에 그려진 음식들이 그릇에 담겨 있지 않고 그림 속 그릇들은 텅 비어있는 표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평범한 것들을 그린 그림이지만 어딘가 모를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정물사진
1. Suzanne Saroff
" 저는 빛의 여러 속성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감성과 에너지를 사랑합니다.
제가 새로운 사진작업을 구상할때, 빛은 제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중의 하나입니다. " -Suzanne Saroff
어느날, 주방에 있던 수잔은 우연히 물컵뒤에 놓여있던 오렌지 하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그 오렌지가 마치 그녀의 걸음에 맞추어 춤을 추는 듯이 보였다고 한다. 수잔은 신기한 마음에 휴대폰으로 그 장면을 담았지만, 그 착시현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 는 없었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 싶어졌고, 그때부터 다양한 유리컵에 물을 채운 후, 그 컵들을 통해 보이는 사물들의 다양한 변신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Perspective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다.
선정 이유 - 굴절을 이용해 물체를 해부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이 작품에선 마치 물고기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이 담긴 컵들의 높이와 모양이 다 다른 것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유인 것 같다. 물에 비친 모습이 확대되어 물고기의 디테일한 부분을 볼 수 있었다.
2. George Rustchev
가리아의 사진작가 George Rustchev는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라고 언급한다. 그는 자신의 상상을 흥미롭고 매우 특별하게 만들려고 시도한다.
선정이유 - 정물 사진임에도 마치 유화 같은 느낌이 들어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리는 것이 신선했다. 작품을 봤을 때 자른 과일에 심을 박아 마치 과일이 꿰매진 것 같아 보이게 연출한 것이 현실의 물체를 찍은 것 같지 않고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어 재미있게 다가왔다.
3. Brittany Wright
'Food Gradients' 작업을 주로 하는 예술가 Brittany Wright는 음식을 하나의 예술로, 그리고 창의적인 기회로 본다. Brittany Wright는 식자재를 예술이자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 그녀의 예술은 음식 문화와 그 미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선정이유 - 하나의 과일이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재미있어서 선정하게 되었다. 과일의 색이 어두워짐에 따라 아래의 그림자도 짙어지는 것이 빛과 그림자와 물체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사진인 것 같다. 어떤 과일은 쭈글쭈글하고 어떤 과일은 상처가 나 있는 것이 자연에서 길러진 농산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첫댓글 각각 색다른 정물화/정물사진들을 잘 골랐네요. 자세한 설명으로 공부가 많이 되었고, 선정이유도 설득력있게 잘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