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1) 클라라 피터스(Clara Peeters·1584~1657)
정물화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17세기 네덜란드 미술계에서도 특별히 탁월한 기량으로 명성을 쌓았던 화가이다. 비슷한 계열의 따듯한 색상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눈이 편안한 통일감을 준다. 은은하게 고급스러운 빛을 내는 갈색 주전자와 투명한 유리잔, 딱딱한 프레첼과 부드럽게 윤기가 흐르는 말린 과일, 투박한 치즈 겉면 등 모두 다른 질감의 차이가 잘 보이며, 화면 하단에 보이는 홈이 파인 나무 테이블과 치즈를 얹은 접시의 미세한 흠집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온전히 담으려는 디테일 등이 인상 깊어서 선정하게 되었다.
2) 암브로시우스 보스하르트(Ambrosius Bosschaert·1573~1621)
꽃 정물화를 그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던 네덜란드 황금기의 화가이다. 붉은색과 노란색, 푸른색을 띤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며, 꽃들은 한창 봉오리를 피워내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화려한 모습을 보인 뒤 조용히 시들어 가고 있는 꽃의 모습 등 대비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다)’라는 말처럼 아무리 화려하고 이쁜 꽃이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들기 마련이고, 꽃의 가장 정점의 순간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 잘 표현된 것 같아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
3) 페테르 클라스(Pieter Claesz·1597~1660)
독일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일생 동안 작품 활동을 했던 화가이다. 바니타스란 허무, 인생무상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인데, 지금은 생기 있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언젠가 죽고 시들어 버리는 소재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사람의 죽음을 나타낼 수 있는 해골과 바니타스 작품 중 대체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꽃과 양초, 시간의 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함으로써 인생의 덧없음, 허무함 등을 잘 나타낸 것 같아 이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
[정물사진]
1) Irving Penn
차분한 배경을 바탕으로 중앙부에 빨간색과 검은색의 물체들을 배치하여 가운데로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특징인 정물 사진이다. 물체들이 전부 쌓여있어 수직성이 강조되는 사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불안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무게 중심이 아래가 가장 무겁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고 가벼운 물건이라 무게의 대비가 주는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2) Jenny van Sommers (@jennyvansommers)
다양한 크기의 불투명한 소재들의 정물 사진이다.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배경을 바탕으로 쌓아져 있어 깔끔하고 투명한 느낌이 든다. 언뜻 보면 사진 속 물체가 무엇인지 모를 수 있지만 반투명한 물체와 위에 비눗방울 거품을 보아 비누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한 배경과 투명한 물체들, 예쁘게 올라간 거품 등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지고 깔끔한 이미지여서 선정하게 되었다.
3) La Flora Sagrada (@laflorasagrada)
한창 봉오리를 피워내고 있는 꽃의 정물 사진이다. 사진 하단에서부터 올라온 줄기와 중앙 부분에 모여 있는 봉오리들이 서서히 피어 올라와 맴돌고 사라지는 연기와 같다고 생각했다. 꽃도 땅에서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자라다가 어느 순간 시들어 사라지기 때문에 흥미로운 사진인 것 같다.
첫댓글 네, 정물화/정물사진은 질감의 대비가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질감을 지닌 사물들의 대비와 조화에서 작품의 깊이가 생겨납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