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과학 기술이 극도로 고도화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릴 적 봤던 공상영화의 장면은 이미 현실에서 실용화되어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거나 현실상으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게 되었다. 과학의 날, 미래 도시를 상상하며 흔하게 도화지 위에 그렸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더이상 상상 속의 모습이 아니다. 인간은 상상 그 이상으로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고, 과학 기술은 편의성을 제공해주면서 일상에서 과학 기술과 떨어트려 생활하기에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멋진 신세계>는 과학의 진보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과학의 진보가 인간 개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환기시키고 있다.
<멋진 신세계>에서 '포드'가 세계 전반적인 설정에 내재되어 있었는데, '포드주의'야 말로, 과학의 진보가 인간의 생활 방식을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일례라고 생각한다.
작년 '공간과 문명'이라는 교양 수업에서 자본주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포드주의를 배웠다. 포드주의는 포드(미국 자동차 기업)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하면서 시작한다. 컨베이어 벨트라는 새로운 기술은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지만 노동자들이 동일한 행동만 반복하며 일관된 작업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영화 모던타임즈에서도 비판하고자 표현한 장면으로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일관된 작업체계는 일의 능률은 높였지만, 포드 자동차의 노동자들은 개인이 단순한 기계의 한 부품으로 전락하게 하는 작업 체계에 반발하였다. 결과적으로 포드 노동자들의 이직률을 높였으나 포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급을 2배로 늘리고,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단축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노동자들은 다시 포드로 돌아왔다. 노동자들은 포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이 일례는 포드 노동자들이 포드 자동차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의의이자 모순을 가져왔다. 이후 이러한 시스템은 자동차 업계로 퍼져나가고, 또 다른 산업으로 퍼져나가게 되며 소비와 생산이라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포드주의'에 입각한 인간의 기계적 생산의 가능성을 다루면서, 차를 대량생산하듯 표준화된 인간을 대량생산할 때 인류에게 닥칠 위험을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포드주의가 물질 문명의 지속적인 상품화와 그리고 이러한 상품을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회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 점에 더 눈길이 갔다. 지속적인 상품화가 백화점, 광고, 유행(예. 미국 의류산업이 유행을 창조하고 연예산업이 유행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 서비스(예. 할부와 같은 신용거래) 등을 도래시켰듯, 이전에는 살면서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형태의 양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하나의 과학 기술이 자본주의적 소비를, 자본주의 혁명시대, 극단의 시대를 도래했다. 포드주의가 현재의 자본주의의 시발점이다. 컨베이어 벨트 도입이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뒤바꾼 것처럼 과학 기술의 진보는 인간에게 방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끔 난 과학을 상당히 못마땅하게 생각해. 행복이란 가혹한 주인이고, 특히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대해서는 더 고지식하지. 만일 아무런 회의도 품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도록 길이 들지 못했을 때는 과학이란 진실보다 훨씬 더 가혹한 주인이야.
과학과 행복과 인간성의 함수는 결국 기계 문명만이 남는다는 불평등 방정식을 남긴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Chatgpt나 구글의 딥러닝 책임자의 퇴사 등 극도로 발전된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을 불러 올지도 개인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은 포드주의처럼 인간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무분별하게 개발&발전&적용시키기 전, 다양한 분야에서의 충분한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동시에 <멋진 신세계>에서도 나오듯, '인간성'이란 어떤 상태를 만족하는 상태이고, 현대 사회에서 인간성은 어떤 방식으로 충족되는가,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성을 해하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첫댓글 보명이 덕분에 포드주의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네요! 저도 경영과 사회 수업 시간에 기술 발전의 명암에 대한 설명을 자주 들었는데, 그 수업 내용이 떠오르는 글이었어요. 그저 ‘멋진 신세계’ 줄거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결지어 풍부한 지식을 전해주어 고마워요 :)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은 더이상 힘든 노동을 할 필요가 없고 소비주체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렇게 저는 유쾌한 삶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왜그럴까, 고민해보다가 저는 ‘유형의 것이든 무형의 것이든 생산주체로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 그런 것이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요즘 생기부에 자주 나오는 소재가 챗gpt입니다. 실제로 과제를 할때 굉장히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저는 이런 부분에서 굳이… 라는 생각을 하는 편이긴하지만(굳이 일찍 써야만 하는 인간이 아닌 나..) 그래도 한번 사용해보며 살펴볼까합다.
저도 이책을 읽고 인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과학기술의 진보는 인간들의 생활에만 방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진정한 인간성이 무엇인가 라는 것에 대한 토의를 이끌어내는게 신기했어요🤔
'포드주의'라는 거.. 저도 수업 시간에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회사명에서 비롯된 이름이 마냥 재밌기만 했는데 보명이는 더 나아가 그로 인해 갖춰지는 소비와 생산 체계에도 집중했다는 게 멋져요. 꼭 직접적이 아니더라도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의 크고 작은 영향들을 미쳐온 것이 사실이고, 또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기술의 발전을 마냥 제한하기만 하는 것은 또 옳은가 생각이 드네요...! 당장은 기술을 얼마나, 어디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기술의 진보로써 바뀌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하고 또 이를 통해 어떤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