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탈골수술'해 병역기피 하다니…
요즘 '어깨탈골수술'을 이용한 병역비리 수사 대상자가 1,1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화재가 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서울과 경기도, 인천에 있는 병원에서 '어깨탈골수술'을 받고 병역이 감면된 사람의 명단을 통보 받아 경찰관을 병무청으로 파견해 이들의 병역기피 혐의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병원 명단에는 서울이 7개 병원에 920여 명, 경기지역은 2개 병원에 120여 명, 인천은 1개 병원에 50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우선 1,100여명의 1차 신검 기록과 병원 진료 기록 등을 점검해 병역기피 의도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뒤 의사들을 상대로 병역기피목적을 알고도 수술해줬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어깨탈골수술'을 이용한 병역비리 수사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병역 감면자와 의사들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줄소환이 임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무슨 국제적 망신인가.
멀쩡한 어깨를 지압하는 사람을 시켜 고의로 탈골시킨 뒤 사진을 찍어 병역을 면제받거나 CT나 MRI 사진을 조작하여 '견갑골 탈골'이라 그럴듯하게 병명을 붙이고 브로커를 이용해 기회만 있으면 군 입대를 하지 않으려 하는 심리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깨 질환은 신종 병역기피용으로 이용되어왔다. 그리고 고혈압과 비만 등 일시적이거나 인위적으로 조절 가능한 질환을 이용하여 병역기피를 한 사례도 많았다. 그런데 도대체 이렇게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군 입대를 하지 않으려는 생각은 어디에서 연유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국민의 4대의무인 국방, 교육, 근로, 납세의무 중 가장 중요한 의무인 국방의무를 수행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범법자 중에서도 가장 큰 범법자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회 지도층 인사 관련 병역비리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제안의 당위성은 최근 5년간 병역비리로 적발된 634명 가운데 이른바 부유층으로 분류가 가능한 의사, 사업가, 유학생이 165명, 또 청소년들의 관심 대상인 연예인, 프로운동선수가 209명이 된다는 통계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고대사회에서는 귀족이 전사계급이었기 때문에 귀족들의 군복무는 당연한 일이었다. 서양에는 이런 전통이 남아 있다 보니 지배층이 되려면 군복무를 해야만 지배층의 일원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제, 즉 지도층의 의무를 이야기할 때 군복무가 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까지는 이와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려가 창건되고 사회가 안정화되면서, 고려의 지배층은 무신 성향을 버리고 유학을 배우는 문신귀족으로 변했다. 고려의 문신귀족들은 점차 문을 숭상하고 무를 업신여기는 풍조에 빠졌다가, 무신과 군인들의 반발을 자초해 무신의 난이라는 호된 대가를 치르기도 했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병역면제를 둘러싼 논란 중,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양자로 입적돼 부선망(父先亡) 지위를 얻어 결과적으로 고령으로 군대 면제를 받았다고 하나 참으로 딱한 것은 남들은 36개월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병역 의무를 이행하느라고 묵묵히 국가의 부름을 따랐는데,‘부선망 독자' 혜택을 받아 6개월 밖에 근무하지 않아도 되는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해외유학을 간다고 면제받은 것은 부끄러운 일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렸었다.
이에 대하여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6개월짜리 방위제도가 있는 것도 몰랐다”며 “군대에 안 간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병역을 완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모두 사정이 있었고 일부러 가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필자는 질문한 내용과 답변한 내용에 대해서 옳고 그름보다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학자'라는 정운찬 이미지에 '병역필'까지 했더라면 더욱 떳떳했을 거라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어깨탈골수술'을 의도적으로 실시하여 병역을 기피한 대상자들을 발본색원해 징병 관리에 새로운 풍토를 마련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김 홍 : 편집 논설위원)
첫댓글 짝짝~~~~~~~~~~ 위원장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