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내 마음의 텅 빈 곳
전창수 지음
중학교 때부터 나의 마음 어딘가는 텅 비어 있었다. 내 마음의 빈 곳은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았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 때문에 이성에 대해 집착하기도 했었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 때문에 시와 소설을 썼고, 술을 마셨고 담배를 피웠다.
내 마음이 채워지기 시작한 것은 찬양을 많이 하던 어느 날부터였다.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던 나의 마음을 찬양의 울림이 나를 채우기 시작했고, 교회에서 찬양을 하는 것이 좋아졌다.
중학교 때 생긴 텅 빈 마음은 해결이 되지 않았다. 사춘기 시절은 모두 그럴 거라 생각했다. 아닌 사람이 있을까. 아닌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텅 빈 마음이 있어야 남녀간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없다. 사람이 그 마음을 채워주지 않는다. 결국 채워지지 않는 마음은 내 마음의 문제다. 부모의 사랑이 부족하거나 부모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텅 빈 마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 때문에는 방황하게 되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텅 빈 마음은 그것들이 아니란 것은 확실히 안다.
텅 빈 마음에 “이성적 관심”이 자리잡고, 텅 빈 마음에 “사람과의 어울림”이 자리한다. 마음이 텅 비어 있기에, 자꾸만 사람을 사귀게 된다. 그러나 사람과의 사귐을 자신의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았다.
사람과의 사귐이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그리고 그렇게 행복해야 만나는 사람도 많을 수 있고 사람들이 좋아해서 만나자는 말을 한다는 것을 늦게서야 알았다.
텅 빈 마음 때문에, 나는 사람과 사귀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 못했다. 내 마음의 텅 빈곳은 어느 누구도 채워줄 수 없었기에, 나는 항상 불안했다.
텅 빈 마음의 추억들은 아직도 슬프고 어두운 추억들이다. 그 시절이 좋지 않았다. 그 시절, 낭만은 있었지만, 나는 좋았다고 할 수 없다. 행복했다고 할 수 없다.
텅 빈 마음을 채워준 찬양. 그 찬양이 텅 빈 마음을 채워주는 이유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찬양을 통해서, 찬양이 너무 좋다 보니까 교회를 다니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예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나의 인생에서 텅 빈 마음은 내 전체 인생과 마찬가지다. 텅 빈 마음으로 매일 살아가는 느낌. 그 허전하고 공허하고 외로운 시간들. 그 시간들이 갔다는 것 덕분에, 나는 요즘 행복하다고 느낀다. 더 이상 내 마음에 텅 빈 곳은 없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나는 오늘 그때를 회상하지만, 자주는 떠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행목하지 않는 추억들을 자꾸 들추어 낼 필요는 없으니.
하늘을 올려다보면, 비어있지만, 구름이 꽉 차 있듯이, 나의 마음에도 꽉 찬 구름들이 들어차 있다는 걸 느낀다. 그렇게 살아갈 인생이라서 다행이다. 감사하다. 내 인생 참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