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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계경(讖佺戒經)의 유래]
* 박명성 박사의 저서 ‘천지인경’ 인용
참전계경과 을파소(乙巴素) 선생
고구려 제 9대 고국천왕때에, 압록곡 좌물촌(지금의 평안북도 선천지역) 태생의 사람으로서, 고국천왕 13년 안유(安留)의 천거로 대정(大政)을 맡아 유명한 재상이 되어, 우리 역사에 영명(英名)을 남긴 을파소 선생이 있었다.
을파소 선생은 고구려 제 2대 유리왕때 대신(大臣)을 지낸 을소(乙蘇)의 손자이다. 을파소 선생은 일찍이 평안북도에 가로 걸쳐 있는 묘향산맥중의 백운산중에 들어가, 하늘에 원도하면서, 천경신고(天經神誥)를 면학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자시(子時)에 홀연히 오색구름에 군림(君臨)하시어 내려오시는 국조 단군(檀君) 성신(聖神)을 참알케 되고, 그 은연한 계시(啓示)를 받아, 어느 석굴암벽에서 하늘의 글(天書)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선생은 이에 석굴 한쪽 바닥에 고요히 결과부좌하고 삼법회통(三法會通)의 청정한 심상(心相)으로 그 하늘의 글을 정관(靜觀)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천서는 기본 근간(基本根幹)이 되는 이른바 성(誠), 신(信), 애(愛), 제(濟), 화(禍), 복(福), 보(報), 응(應)의 팔리훈(八理訓), 곧 기본 강목과 그 팔리훈 낱의 실덕(實德)을 응분하여, 체(體)와 용(用)을 각기 분설한 총 366훈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판별해 내었던 것이다.
을파소 선생은 이 같은 천서(天書)를 수학정진(修學精進)하고 낱낱이 깨달음마다 주서(註書)하고 말하기를,「신시이화(神市理化)의 세상에 팔훈(八訓)을 날줄(經度)로 하고, 오사(五事)를 씨줄(緯度)로 하여, 그 교화가 크게 행하여져 홍익제물(弘益祭物)하였으니, 참전(參佺)의 이룬바가 아닌 것이 없다」고 하였다. 이에 선생은 이 천서(天書)를 일러 참전계경 (讖佺戒經)이라 하였던 것이다.
참전(讖佺)이라 함은「사람으로서 온전하게 됨을 꾀한다」는 뜻인 것이다. 이는 대시(大始)에 밝은이가 배달국 신시(神市)에서 인간의 366여의 일을 주재하였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하늘은 비록 말이 없으나, 「하늘님은 오르락 내리락 하며 두루 보살피는 것」이니, 나를 알고자 하는 자는 열심히 인간 366사를 구하므로서 그 근본을 성실하게 하여, 참전(讖佺)으로서 깨우침을 얻게 되는 것이다.
[讖佺戒經(366事)]
1. 誠-6체47용
誠者 衷心之所發 血性之所守 有六體四十七用
성자 충심지소발혈성지소수 유6체47용
2. 信-5단35부
信者 天理之必合 人事之必性 有五團三十五部
신자 천리지필합인사지필성 유5단35부
3. 愛-6범43위
愛者 自心之自然 人性之本質 有六範四十三圍
애자 자심지자연인성지본질 유6범43위
4. 濟-4규32모
濟者 德之兼善 道之賴及 有四規三十二模
제자 덕지겸선 도지뢰급 유4규32모
5. 禍-6조42목
禍者 惡之所召 有六條四十二目
화자 악지소소 유6조42목
6. 福-6문45호
福者 善之餘慶 有六門四十五戶
복자 선지여경 유6문45호
7. 報-6계30급
報者 天報惡人以禍 報善人以福 有六階三十及
보자 천보악인이화 보선인이복 유6계30급
8. 應-6과39형
應者 惡受禍報 善受福報 有六果三十九形
응자 악수화보 선수복보 유6과39형
참전계경(讖佺戒經) 한글해설
제1장 성리훈(誠理訓)
제 1조성 (誠) : 정성
성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어 나는 것이요, 타고난 천성을 지키는 것이니, 이에는 6체(體) 와 47용(用)이 있느니라.
1체 경천(敬天) 2체 정심(正心) 3체 불망(不忘) 4체 불식(不息)
5체 지감(至感) 6체 대효(大孝)
1체 2조경천신(敬天神) : 하늘님을 공경함
경은 지극한 마음을 다 한다는 것이며, 천신(天神)은 곧 하늘님(하느님)이시니, 해, 달, 별과 바람, 비, 우뢰는 형상이 있는 하늘(한울)이요, 물건을 보지 않음이 없으며, 소리를 듣지 않음이 없음은, 형상이 없는 하늘(한얼)이다. 형상이 없는 하늘(한얼)을 하늘(한울)의 하늘(한얼)이라 이르니, 하늘(한울)의 하늘(한얼)은, 곧 하늘님(하느님)이시니라. 사람이 지극한 마음을 다하여 하늘님을 공경하지 않으면, 하늘님도 사람에게 응대하지 않으므로, 마치 풀과 나무가 비와 이슬과 서리와 눈을 받지 못함과 같으니라.
1용 존봉(尊奉) 2용 숭덕(崇德) 3용 도화(導化) 4용 창도(彰道)
5용 극례(克禮) 6용 숙정(肅靜) 7용 정실(淨室) 8용 택제(擇齊)
9용 회향(懷香)
제3조존봉(尊奉) : 정성으로 숭배함
존이란 숭배함이요, 봉이란 지극한 마음을 다하는 옥패같으니, 사람이 하늘님을 높이 숭배하고, 항상 지극한 마음을 다하여 공경하면, 하늘님이 또한 사람에게 정기를 내려 주시어, 마치 어린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언 몸에 옷을 입힘과 같으니, 만약 정성 없이 하늘님을 높이 숭배하면, 귀머거리나 소경과 같아서, 들으려 하여도 들리지 않으며, 보려하여도 보이지 않느니라.
제4조숭덕(崇德) : 덕을 숭상함
숭이란 높이 공경함이며, 덕이란 하늘의 덕을 말함이니, 하늘의 덕은 가문 땅에 단비가 내리고, 그늘진 골짜기에 봄볕이 쪼임과 같으니, 잠깐 동안이라도 진실로 하늘의 덕이 있지 않으면, 사람이 사람 되지 못하고, 물건이 물건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밝은이는 부지런히 힘써 하늘의 덕을 칭송하느니라
제5조 도화(導化) : 가르치고 이끌어 사람 되게함
도란 가르치어 이끈다는 것이며, 화란 하늘님의 지으심의 조화를 말함이니, 사람이 하늘님의 지으심의 조화를 알지 못하면,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이치에 어두워, 나의 타고난 성품이 무엇에 의하여, 어찌 받았는지 알지 못하고, 또 나의 몸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알지 못하나니, 먼저 이를 깨닫지 못하면 나머지 `깨닫는 바도 없을 것이니, 밝은이는 마땅히 터놓고, 뒷사람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느니라.
제6조 창도(彰道) : 도를 밝힘
창이란 밝힘이요, 도란 하늘님의 바른 이치와 도리이니, 사람이 바른 이치와 도리로서 행하면, 요사스런 괴물이 능히 그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고, 사특한 마귀가 능히 그 간사함을 풀지 못하나니, 대저 정도(正道)란 중도(中道)이니, 그 법규를 한 결 같이 바르게 지켜 나가면, 하늘의 바른 이치와 도리가 마침내 밝혀지느니라.
제7조 극례(克禮) : 예의 지극함
극이란 지극하다는 것이며, 예란 하늘님을 공경하는 예이니, 예가 없으면 엄숙하지 못하고, 엄숙 하지 못하면 정성이 없나니, 만약 예를 다하고 공경을 다하면, 하늘님이 강림(降臨)하시느니라.
제8조 숙정(肅靜) : 마음을 정하고 기운을 세움
숙이란 기운을 세우는 것이요, 정이란 마음을 정하는 것이니, 기운을 세우면 물욕을 짓지 아니하고 마음을 정하면 하늘의 이치가 저절로 밝아, 햇빛 아래 거울을 걸어 놓음과 같아서,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밝게 비치니, 숙정으로 하늘님을 공경하면, 능히 하늘의 영(靈)이 있음을 볼 것이니라.
제9조 정실(淨室) : 조용하고 깨끗한 방이나 집
정실은 하늘님을 높이 숭배하며, 지극한 마음을 다하여 받드는 곳이니, 높고 건조하며, 깨끗한 곳을 택해야 하며, 나쁜 냄새와 더러움을 금하고, 시끄러운 것을 없게 하고, 사용함에 너무 번거롭지 않고, 사용하는 그릇은 보배로운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질이 정결한 것이 중요하니라.
제10조 택제(擇齊) : 재계의 날을 택함
택이란 지극한 정성의 예법이며, 제란 고요히 제계(齊戒)한다는 뜻이니, 비록 빌것이 있더라도, 육감의 여세를 몰아 갑자기 구하면, 이는 하늘님에게 방자함이니, 반드시 날을 가리어 마음을 가다듬고, 한결 같은 정성줄이 가슴속에 서린 뒤에 빌어야, 하늘님이 굽어보시느니라.
제11조회향(懷香) : 향을 피워 올림
회향시(懷香詩)에 이르되, 하늘님께 한 향로를 받들어 올리고자 할진대, 아주 공손히, 천리 길을 가는 것 같은 마음을 품어라, 향불 연기는 날아올라 쉬이 흩어지지 않나니, 마음 향하는 곳을 정하면, 지성(至誠)이 깊어지리라.
2체제12조정심(正心) : 올바른 마음
정심은 올바른 하늘의 마음이라, 마음에는 아홉 개의 구멍이 있으나 육감이 희롱되면, 하늘의 이치를 구하려 하여도 얻지 못할 것이니라, 만약 한 조각 영대(靈臺)가 높이 솟아 홀로 서면, 태양의 광명에 구름과 안개가 사라지고, 큰 바다가 넘실거림에 모든 티끌이 없어짐과 같으니라.
10용 의식(意植)11용 입신(立身)12용 불혹(不惑) 13용 일엄(溢嚴)
14용 허영(虛靈)15용 치지(致知) 16용 폐물(閉物)17용 척정(斥情)
18용 묵안(默安)
제13조 의식(意植) : 뜻을 심음
의란 마음에서 명을 받은 것이요, 식이란 뿌리를 심어 옮기지 않음이니, 하늘의 마음에서 명을 받지 않고, 사람의 욕심을 좇아 망령되어 움직이면, 몸 전체가 하늘의 명을 어기어, 마침내 그 공을 거두지 못하나니,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로 말미암아 그 뿌리가 흔들리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하늘의 마음을 바르게 갖고자 할진대, 먼저 뜻의 밭을 갈아 고르게 하여야 만, 그렇게 될 수 있느니라.
제14조 입신(立身) : 몸을 바로 세움
입이란 곧게 서는 것이요, 신이란 몸이니, 마음에 부끄러운 것이 없은 연후에야, 몸을 곧게 하여, 세상에 설수 있나니, 마음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숨기고 몰래하는 사이에 짜증과 번민이 번갈아 이르러 정기가 흩어지고, 기운이 쇠약해지나니, 그러므로 밝은이는 온전한 윤택함이 있고, 중인(衆人)은 굽실거리느니라.
제15조 불혹(不惑) : 미혹되지 않음
불혹은 물건에 미혹되지 않음이라, 마음이 바르면 밝아져서 물건이 밝게 비치기 때문에, 자연히 그 추하고 아름답고 정밀하고 엉성함이 나타나, 우리의 분별을 기다리지 않고서도, 먼저 그 밝음에 의하여 물건을 알게 되나니, 어찌 미혹될 수 있으랴. 마음이 밝지 못하면 발을 겹겹쳐서 막은 것 같아서, 발 밖에서 달아나고, 날아가는 것이, 짐승인지 새인지를 알지 못하여, 드디어 의혹이 생기느니라.
제16조 일엄(溢嚴) : 엄함이 넘침
일이란 물이 가득하여 넘친다는 것이며, 엄이란 공명정대한 기색이니, 하늘이 가을 같은 뜻을 머금으면, 엄숙한 기운이 세계에 넘치고, 사람이 바른 마음을 품고 있으면, 엄한 기운이 한 결 같이 일어나나니, 그 위엄은 신령스런 용과 같으니, 그 모습은 높은 산봉우리와도 같으니라.
제17조 허령(虛靈) : 영에 막힘이 없음
허란 물건이 없음이요, 영이란 마음의 영검함이니, 그러므로 허령한 이에게서는 마음에 가리운 것이 없어, 굳건한 색이 영롱하게 빛나나니, 빈 가운데에서 이치와 기운이 생겨, 크게는 천계(天界)를 두루 하고, 작게는 티끌에 까지 들어가니, 그 이치와 기운은 허하고, 또 신령하니라.
제18조 치지(致知) : 앎에 도달함
치지는 알지 못하는 바를 깨달아 안다는 것이다. 바른 마음을 끊임없이 가지면, 마음의 얼은 그 앎을 차지하고, 마음의 영(靈)은 그 깨달음을 차지하여, 소리가 들어오면 얼이 통하고, 물건이 다가오면 영으로 깨달아, 이미 지나간 일과 장차 올 일을, 당시처럼 환하게 알게 되느니라.
제19조 폐물(閉物) : 일과 물건을 내놓지 않음
폐란 열지 않음이요, 물이란 물건을 다루는 일이니, 마음은 할 일을 감춰 둔 곳간이며, 몸은 일을 실천하는 중요한 기틀이다, 일을 추고 나타내지 않으면 어찌 이룩할 수 있으랴. 공개하고 나타냄에는, 때와 곳이 있어야 한다. 때를 따라 공개하지 않고 장소를 따라 나타내지 않으면, 하늘의 이치가 혼돈되어지고, 사람의 도(道)가 엎어지나니, 그러므로 밝은이는 공개되지 않은 물건을 다루는 일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나타내는 것을 신중히 하느니라.
20조 척정(斥情): 욕망을 버림
척은 버린다는 것이며, 정은 욕망의 뜻을 말함이니, 기쁨과 노여움이 있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며, 좋아함과 미워함이 있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고, 편안함과 즐거움만을 구해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며, 가난함과 천함을 싫어하여도 바른 마음을 얻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마음을 바르게 가지려고 할진대, 먼저 그 욕망의 뜻을 물리쳐야 하느니라.
제21조 묵안(默安): 편안히 침묵함
묵이란 마음을 깊고 침착하게 오래가짐을 말하는 것이며, 안이란 욕심없이 마음을 고요히 하여 쉬고 있는 것임이라, 마음을 깊고 침착하게 오래가짐으로서, 마음이 어지러운 것에 가까워짐을 경계하고, 욕심 없이 맘을 고요히 하여 쉼으로서, 마음이 번잡해짐을 경계한다면, 흙탕물이 점점 맑아져서, 계속 흐려지든 것이 이내 그침과 같으니, 이것이 마음을 맑게 하는 근원이니, 맑은 마음은 바른 마음의 기초가 되느니라.
3체 제22조 불망(不忘): 잊지 못함
불망은 잊지 아니하고자 함이 아니라, 저절로 잊혀 지지 않음이니, 정성이란 도를 이루는 전체요, 일을 만드는 큰 근원이니, 저절로 잊혀 지지 않으므로 해서 그 품은바 정성은, 곧 참 정성이 되니, 한 결 같이 어김이 없음은, 곧 그 다음이니라.
19용자임(自任) 20용자기(自記) 21용첩응(貼應) 22용재목(在目)
23용뇌허(雷虛) 24용신취(神聚)
제23조 자임(自任) : 스스로 맡음
자임은 오직 타인(他人)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 자신 스스로 울어난 정성으로 맡음이니, 그리하면 바라지 않아도 저절로 이르나니, 그것은 마치 봄과 가을이 번갈아 오고, 해와 달이 서로 교차함과 같으니라.
제24조 자기(自記): 저절로 기억됨
자기는 기억하고자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 되어 지는 것을 말함이라, 기억하고자 한다는 것은 마음에서 바라는 것이며, 자기(自記)는 마음에서 바라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 되어지는 것이니라, 도를 닦는 선비는 그 정성을 정성의 이치에 두어, 이를 위하여 복잡한 뇌리에도 정성이 오래 젖어 있는 고로, 비록 만 가지 생각이 서로 갈려 나타난다 하더라도, 한 생각을 한 결 같이 굳게 가짐은 정성 밖에 없느니라.
제25조 첩응(貼膺): 가슴에 새김
첩응은 정성이 가슴에 붙어 떠나지 않는 것을 말함이라. 대저 하늘이 주신 자연스런 정성은, 정신(精神)이 이를 주장하고, 영(靈)은 이를 감싸고, 몸은 이를 실어서, 가슴에 가두어 두면, 몸은 추워도 가슴은 뜨거워지느니라.
제26조재목(在目): 정성이 눈에 있음
재목은 정성이 들어 있는 곳을 생각지 아니해도, 항상 눈에 정성이 있음을 말함이라, 눈으로 사물을 보는 데 있어, 사물을 보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정성된 뜻이 눈에 있으면, 가까운 사물에 대한 그 이름은 알지 못할지라도, 먼 곳의 사물이 그림과 같이 보이느니라.
제27조 뇌허(雷虛): 공허한 우뢰소리
뇌허는 정성된 마음이, 귀로 듣는데 얽매이면, 정성이 나타날 때, 소리의 큼이 우뢰 같으므로, 저절로 공허해저,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느니라.
제28조 신취(神聚): 취합된 정신
신이란 정신이며, 취란 합하는 것을 말하니, 사람의 모든 부분의 신경은 제각기 지키는 바가 있어, 간(肝)이 하는 일에 폐(肺)가 참견하지 않으며, 위(胃)가 하는 일에 콩팥(腎)이 참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성을 드림에는 모든 정신이 다 모여 합하나니, 이 중에 하나만 없어도 그 정성을 능히 이루지 못하느니라.
4체 제29조 불식(不息): 쉬지 않음
불식은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는다는 것이니, 쉬지 않는다는 것과 쉴 사이가 없다는 것에는, 제각기 다름이 있으니, 그 도(道)의 힘이 떨침과 움츠림이 있고, 사람의 욕심이 줄어들고 늘어남에 있어, 작은 티끌만한 간격도 그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되느니라.
25용면강(勉强)26용원전(圓轉)27용휴산(休算) 28용실시(失始)
29용진산(塵山)30용방운(放運) 31용만타(慢他)
제30조 면강(勉强): 힘써 노력함
면강은 스스로 힘써 노력하는 것이니, 스스로 힘써 노력한다는 것은, 도모하는 바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되 갈림길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망설이는 경우가 없어야, 마침내는 힘들어도 이를 얻을 수 있느니라, 힘써 노력하는 것이 정성의 근본이니, 그 정성이 깊어지고 단단하여지면, 그 다스림을 힘쓰지 않아도 능히 힘쓰게 되며, 얼마 안되어 능히 이루어지느니라.
제31조 원전(圓轉): 둥글게 도는것
원전은 정성이 쉬지 않음이니, 마치 둥근 물건이 평탄한 땅에서 스스로 구르는 것과 같은지라, 그러므로 그치려 하여도 안 되고, 느리게 구르려고 하여도 안 되며, 빠르게 하려해도 되지 않는다, 몸체를 따라 굴러 쉬지 않을 뿐이니라.
제32조 휴산(休算): 헤아리지 않음
휴란 쉬는 것이며, 산이란 헤아림이니, 원하는 바가 있어 정성을 드리는 사람은, 시작하는 날로부터 끝나는 시간까지를 재빨리 계산하여, 그 동안에 무슨 효험이 있지 않을까 한다면, 이는 정성을 드리지 않은 것과 같다. 대개 정성을 쉬지 않는다는 것은, 정성을 드리기 시작한 해도 계산하지 않고, 그 정성을 끝마치는 해도 계산하지 않느니라.
제33조 실시(失始): 처음을 잊어버림
실이란 잊는다는 것이며, 시란 처음을 말한다. 처음에 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 정성을 드리기 시작하여, 그 정성이 점점 깊은 경지에 들어가면, 처음 원했든 바는 점점 작아지고, 정성을 드리려고 하는 바는 점점 커지며, 또 점점 참다운 경지에 들어가면, 처음 원했든 바는 없어지고, 다만 정성을 다 드리려고 하는 것만이 있게 되느니라.
제34조 진산(塵山): 티끌 모아 태산
진이란 티끌이니, 티끌은 바람을 따라 산 양지에 쌓이고 쌓여, 세월이 오래되면 이에 한 산을 이루나니, 지극히 작은 흙으로써 지극히 큰 언덕을 이루는 것은, 바람이 쉬지 않고 먼지를 몰고 와서이니, 정성도 또한 이와 같아서, 쉬지 않으면, 마침내 정성의 산을 가히 이룰 수 있느니라.
제35조 방운(放運): 정성의 운을 본받음
방이란 정성된 뜻을 본받는 것이요, 운이란 정성된 힘을 움직임이니, 정성된 뜻을 본 받는 것을 쉬지 않으면, 곧 캄캄한 밤에 밝은 달이 뜨는 것과 같고, 끊임없이 정성된 힘을 움직이면, 한손으로 수만 근의 무거움을 들 수 있는 것과 같으니, 비록 정성이 그렇다 할지라도, 혹시 그 정성된 뜻이 뜨고 잠기거나, 정성의 힘이 유(柔)하고 강(强)하면, 능히 그 결과를 잘 알지 못하느니라.
제36조 만타(慢他): 밖의 일이 마음에 있지 않음
만이란 마음에 있지 않은 것이며, 타란 밖의 일을 생각함이니, 마음의 한결 같은 생각이 정성에 있으며, 정성의 한결 같은 생각이 쉬지 않는데 있으면, 밖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어찌 능히 싹이 터서 움직이랴. 그러므로 가난하고 천함이, 능히 그 정성을 게으르게 하지 못하며, 부하고 귀함이 능히 그 정성을 어지럽히지 못하느니라.
5체 제37조 지감(至感): 감응에 다다름
지감은 지극한 정성으로 감응(感應)에 다다름을 말함이라. 감응은 하늘이 사람의 정성에 감동하여 응하심이니, 사람이 가히 감동할 만한 정성이 없으면, 하늘이 어찌 감동하며, 사람이 가히 응할만한 정성이 없으면, 하늘이 어찌 이에 응하랴. 정성에 지극함이 없으면, 이는 정성이 없는 것과 같으며, 감동하여도 응함이 없으면, 감동하지 않는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32용순천(順天)33용응천(應天)34용청천(聽天) 35용락천(樂天)
36용대천(待天)37용대천(戴天) 38용도천(禱天)39용시천(恃天)
40용강천(講天)
제38조 순천(順天): 하늘이치에 순응함
순천은 하늘이치에 순응하여 정성을 다함이니, 하늘이치를 알고도 기도하는 것을 거역하는 자도 있으며, 하늘이치를 모르면서 졸속하게 기도하는 자도 역시 있다, 이는 모두다 하늘에 감동함을 드리지 못하여, 응함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 만약 하늘의 응함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하늘이치에 순응하여 거스르지 않을 것이며, 하늘이치에 순응하되 졸속하지 않을 것이니라.
제39조 응천(應天) : 하늘이치에 응함
응천은 하늘이치에 응하여, 정성을 기름이니, 하늘이 근심과 어려움을 주심에도 달게 받아, 정성을 어기지 아니하며, 하늘이 길함과 상서로움을 끼쳐 주심에 도리어 두려워하고, 정성을 게을리하지 않나니, 근심과 어려움은 정성이 없는 곳에 돌아가지만 길하고 상서로움이야, 어찌 정성 없는 곳에 속하겠는가.
제40조 청천(聽天) : 하늘의 말씀을 들음
청천은 하늘의 명령을 듣되, 정성으로써 그 감응을 기대하지 않음이라, 나의 정성이 반드시 하늘이 감동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으니, 어찌 하늘이 응할바 있으랴. 그러므로 더욱 오래, 더욱 맑게, 더욱 부지런히, 더욱 고요히 하되, 도리어 그 정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도록 되어야 하느니라.
제41조 낙천(樂天) : 하늘의 뜻을 즐김
낙천은 하늘의 뜻을 즐김이라, 사람에 대한 하늘의 뜻은 지극히 공평하고 사사로움이 없으니, 나의 정성이 깊으면 하늘의 느낌도 깊고, 나의 정성이 얕으면 하늘의 느낌도 또한 얕다. 스스로 하늘의 느낌이 깊고 얕음을 아는 것은, 나의 정성이 깊고 얕음을 보아 아는 것이라, 그러므로 점점 정성스러우면 점점 즐겁게 되느니라.
제42조 대천(待天) : 하늘의 응함을 기다림
대천은 지극한 정성이 있는 사람에게 대하여, 하늘님은 반드시 그 지극한 정성을 느끼어 응함이 있으니 기다려야한다. 하늘님의 응함을 기다리는 정성의 깊음이 없으면, 하늘을 믿는 정성이 없는 것과 같으니, 기다림도 한정이 없고, 정성도 또한 한정이 없다. 비록 느끼고 응함의 시기가 지나갔다 하더라도, 스스로 하늘을 믿는 정성은 그치지 않아야 하느니라.
제43조 대천(戴天) :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음
대천은 머리에 하늘을 이고 있음이라. 물건이 머리 위에 있으면 털 무게도 깨달을 수 있듯이, 하늘님을 모시는 것을, 무거운 물건을 이고 있는 것 같이 하면, 감히 머리를 기울이고 몸을 굽힐 수 없나니, 이와 같이 하늘님을 공경하면, 그 정성된 뜻은 능히 하늘을 감동케하여, 응함에 이르도록 할 것이니라.
제44조 도천(禱天) : 하늘님께 기도함
도천은 하늘님께 원하는 바를 기도한다는 뜻이니, 기도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여 기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도를 어렵게 하고,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기도한다, 그러나 기도할 줄 아는 사람도 다 같지 않아서, 기도가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쉽게 기도하기 때문에 그 정성이 자기를 꿰뚫지 못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렵게 기도하므로, 정성이 능히 하늘에 통하느니라.
제45조 시천(恃天) : 하늘을 믿고 의지함
시란 믿고 의지함이라. 아랫 정성은 하늘을 의심하며, 중간 정성은 하늘을 믿고, 큰 정성은 하늘을 믿고 의지하나니, 지극한 정성으로써 세상에 접하면, 하늘이 반드시 감싸고 도와주시어, 스스로 의지할 바가 있으리니, 무릇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정성을 다함에 있어, 위험한 일을 행하며, 괴이함을 찾으니 어찌 하랴.
제46조 강천(講天) : 하늘의 말씀을 강론함
강천은 하늘의 도(道)를 강론함이라. 사람의 일이 순하면, 하늘의 도가 고르며, 사람의 일이 거슬리면, 하늘의 도가 어그러지나니, 순함도 알고, 거슬림도 알며, 하늘의 도가 어그러진 이치 또한 깊이 생각 하여, 하늘의 도를 강론하며, 두려워하고, 근신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정성된 뜻이, 곧 하늘을 감동케 하느니라.
6체 제47조 대효(大孝) : 지극한 효도
대효는 지극한 효도이니, 한 사람의 효행이 능히 한 나라의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또 능히 천하의 사람들을 감동케 한다. 천하에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어찌 능히 이에 이르랴. 사람들이 감동하면 하늘 또한 감동 하느니라.
41용안층(安衷)42용쇄우(鎖憂)43용순지(順志) 44용양체(養體)
45용양구(養口)46용신명(迅命 ) 47용망형(忘形)
제48조 안충(安衷) : 마음을 편안케 함
안이란 화평하고 편안함이며, 충이란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속을 말함이다. 사람의 자식이 되어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며, 부모의 마음을 안정되게 하고, 부모의 마음을 먼저 알아드리면, 곧 상서(祥瑞)로운 구름이 방을 에워싸고, 상서로운 기운이 하늘까지 뻗치느니라.
제49조 쇄우(鎖憂) : 근심을 없게 함
쇄란 닫음이며, 우란 즐거움이 아닌 근심이니, 부모가 근심이 있거든, 자식은 마땅히 근심을 덜어 드리고, 편안하게 해 드려야 하나니, 그 근심이 생긴 뒤에 없애려 하는 것은, 근심될 말을 부모의 귀에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설혹 자기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형세가 따르지 못하더라도, 오직 지극한 정성을 다 할 때, 부모의 맘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느니라.
제50조 순지(順志) : 부모의 뜻을 따름
순이란 평탄함이요, 지란 뜻과 기분이니, 부모의 뜻과 기분은 각기 다르니, 자식이 부모의 뜻과 기분을 알지 못하면, 부모의 뜻하는 바를 알지 못하므로, 비록 집안의 좋은 것을 다해 드려도 항상 불편한 기분이 있게 되나니, 그러므로 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능히 부모의 뜻에 순응해야 하느니라.
제51조 양체(養體) : 몸을 봉양함
양체는 부모의 몸을 봉양함이니, 부모가 건강하더라도 봉양을 해야 하는데, 하물며 불구의 병이 있고 중병이 있음에랴. 불구의 병이 있으면 성한 몸과 같이 평안하게 해드리며, 중병도 남은 증세가 없도록 해드린 뒤에라야, 가히 사람의 자식으로서 효도를 다하는 것이 되느니라.
제52조 양구(養口) : 입에 맞도록 봉양함
양구는 부모의 입에 맞도록 음식을 봉양함이니, 살림이 넉넉하여 좋은 음식을 차려 드리더라도, 이를 남의 손에 맡겨서 하면, 봉양하는 것이 아니니, 가난하여 물고기를 잡고, 나물을 캐오는 수고를 다하더라도, 자기 스스로가 봉양해야 한다. 만일 그와 같이 봉양하지 아니하면, 부모의 식성을 알지 못하여 그 즐기는 바를 놓치게 되니, 그 식성을 어기고서야, 비록 물과 뭍의 온갖 음식을 다해 드려도 만족하지 못함이니라. 그러므로 큰 효도를 하는 자는 봉양할 줄을 알아, 다섯 가지 맛으로 식성에 맞도록 하고, 사계절에 철 아닌 음식을 드리는 것은 실로 하늘이 감동하느니라.
제53조 신명(迅命) : 명령을 신속히 행함
신이란 빠르다는 것이며, 명은 부모의 명령을 말 함이라. 부모의 명령이 있으면 자식은 반드시 받들어 행하여야 한다. 그러나 부모의 명령은 자애로운 것이기 때문에 엄하게 하고, 독촉하는 것이 자애로움이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여, 만약 먼저와 뒤를 서로 어긋 되게 하고, 느리고 급함을 적당히 하지 않으면, 비록 입으로는 말하지 않더라도 뜻과 생각을, 곧 새롭게 할 것이니, 그러므로 큰 효도란, 명령을 남김없이 따름이니라.
제54조 망형(忘形) : 자신의 모습을 잊음
망형은 그 자신의 모습을 잊음이라. 자식이 부모를 섬기되 감히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음은, 크게 부모의 은혜에 보답 하는 것이니, 다만 이를 깨달아 감히 그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며, 자기의 모습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어 자기를 돌아보는 것이니, 큰 효도를 하는 사람은 부모가 살아 계실 때에는 자기를 잊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야 비로소 내 자신이 있음을 깨닫느니라.
제2장 신리훈(信理訓)
제55조 신(信) : 믿음
믿음은 하늘이치에 꼭 맞는 것으로, 인간이 하는 일에 반드시 필요한 성품이니, 이에는
5단(團)과 35부(部)가 있느니라.
1단 의(義) 2단 약(約) 3단 충(忠) 4단 열(列) 5단 순(循)
1단 56조 의(義) : 옮음
의란 엉성한 믿음을 굳게 하고 응하게 하는 기운이니, 그 기운이야 말로 느낌을 발하여 용기를 일으키며, 용기를 정하여 일을 계획하고, 마음 문을 굳게 잠그게 하니, 벼락도 이를 깨뜨리지 못하나니, 그 굳고 억셈은 금석과 같고, 그 결단하여 움직임은 쏟아져 흐르는 강물과 같으니라.
1부정직(正直)2부공렴(公廉)3부석절(石節) 4부불이(不貳)
5부무친(無親)6부사기(捨己) 7부허광(虛言狂)8부불우(不尤)
9부체담(替擔)
제57조 정직(正直) : 곧고 바름
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다, 무릇 의란, 바름을 가지고 뜻을 잡으며, 곧음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여야, 그 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만약에 그로 인하여 일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사람들에게 신뢰함을 잃지 않느니라.
제58조 공렴(公廉) : 청렴하고 공의로움
공이란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며, 염이란 순수하고 깨끗함을 말함이라.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면, 좋아하고 미워함이 없으며, 청렴하게 재물을 접하면, 사리와 사욕이 없다. 좋아하고 미워함이 없으면, 사람들은 그 의로움에 심복하고, 사리와 사욕이 없으면, 사람들은 그 청렴결백함을 믿느니라.
제59조 석절(惜節) : 절개를 소중히 여김
사람에게 의로움이 있다 함은, 마치 대나무에 마디가 있음과 같으니, 대나무가 불에 타면 마디에서 소리가 나고, 대나무는 재가 될지라도 그 마디는 재가 되지 않나니, 의리가 어찌 이와 다를 바 있으랴. 사람이 절개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절개를 지키지 못하면, 훌륭한 세상의 신의(信義)를 얻지 못할까 두려워해서니라.
제60조 불이(不貳) : 두 가지 맘을 갖지 않음
불이는 남에게 두 가지 마음을 갖지 않음이니, 흐르는 물은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으며, 의로움이 있는 사람은 한번 허락하면 고치지 않나니, 그러므로 그 끝마침이 중요하지 않으리요 만은 그 처음도 중요하니라.
제61조 무친(無親) : 가깝고 친근함이 없음
친이란 친한 권속인 일가나 가까운 사람이니, 의로움은 사랑하고 친근함과, 소외하고 배척함이 없나니, 의로움이 있으면 비록 소원(疎遠)한 사이더라도 마음이 합하고, 의로움이 아니면 비록 친한 사이더라도 반드시 버리게 되느니라.
제62조 사기(捨己) : 자기 자신을 살피지 않음
사기는 자기의 몸을 살피지 않음이라, 이미 남에게 마음을 허락하고 나서 이로 인하여 근심과 어려움을 겪으면, 그 자신과 의리를 가히 함께 보전하지 못하나니, 보통 사람은 의(義)를 버리고 자기 자신을 지키며, 밝은이는 자기 자신을 버리고 의리(義理)를 지키느니라.
제63조 허광(虛言狂) : 거짓으로 사람을 속임
허광은 거짓말로 사람을 속임이라. 올바른 사람이 나를 믿음에, 나 또한 그 사람을 믿으며, 올바른 사람이 나를 의롭게 보매, 나 또한 그 사람을 의롭게 본다. 올바른 사람이 어려움을 당하면, 나 마땅히 그를 구하며, 속임이 아니라 할지라도, 한쪽 말만 듣고, 일을 성사 시키려는 것도 옳지 못함이니라, 작은 절개를 버리고, 전체의 신의(信義)를 보전하는 것은, 밝은이가 허물치 않느니라.
제64조 불우(不尤) : 남을 탓하지 않음
불우는 남을 탓하지 않음이라, 의(義)는 스스로 중심과 바름을 잡아 마음을 결정하고 일에 나아간다. 길흉과 성패는 남에게 매인 것이 아니니, 비록 흉하다 할지라도 남을 원망하지 말 것이며, 비록 패망한다 할지라도 남을 탓하지 말지니라.
제65조 체담(替擔) : 남을 위하여 근심을 짊어짐
체담은 남을 위하여 그 근심을 짊어짐이니, 착한 사람은 원통한 일이 있어도 스스로 풀수 없으며, 바른 사람은 위급한 일이 있어도 스스로 구원할 수가 없나니, 밝은이는 이를 딱하게 여기어 근심을 떠맡는 것이 의리(義理)이니라.
2단 66조 약(約) : 약속
약속은 믿음을 갖게 하는 좋은 중매(仲媒)로서, 믿음의 엄한 스승이고, 믿음의 발원이며, 믿음의 영혼이니, 중매가 아니면 합하지 못하며, 스승이 아니면 책하지 못하고, 근원이 아니면 흐르지 못하며, 혼백(魂魄)이 아니면 태어나지 못하느니라.
10부천실(踐實)11부지중(知中)12부속단(續斷) 13부배망(排忙)
14부중시(重視)15부천패(天敗) 16부재아(在我)17부촌적(忖適)
18부하회(何悔) 19부찰합(拶合) 바짝 다가 설 찰
제67조 천실(踐實) : 약속대로 행함
천실은 약속과 같이 행함이라. 때를 맞추어 일에 나아가고, 일을 깨끗이 마치면, 어긋남도 없으며, 그르침도 없고 참소(讒訴)도 없느니라.
제68조 지중(知中) : 약속의 도리를 앎
지중은 약속을 할때는 올바른 도리가 있음을 아는 것이니, 이미 약속하였다가 중간에 그치거나, 약속 이행의 고통을 싫어하여 그치거나, 추측하여 바꾸어 그치거나, 헛된 믿음의 소문을 듣고 그치는 것은, 모두 약속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약속의 바른 도리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 경계하느니라
제69조 속단(續斷) : 끊어짐을 이음
속단은 장차 끊어지게 될 약속을 이음이니, 바르고 큰 약속을 이루려 할 때, 간사스러운 사람이 이를 막으려고 희롱함으로, 그 마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의심을 품으면, 장차 약속이 끊어지나니, 밝은이는 정성과 믿음으로 이를 풀고 깨쳐, 혼연히 처음으로 돌아가 약속을 지켜 가게 하느니라.
제70조 배망(排忙) : 분주하고 바쁨을 물리침
배망은 분주하고 바쁨을 물리쳐 버리고, 초연히 그 약속을 따름이니라, 사람이 믿음으로써 성품을 지키면, 일에 질서가 있고, 이치에 위배됨이 없어서 스스로 분주하고 바쁨으로 인하여 약속을 잊음이 없다. 혹 생각에 막힘이 있으면, 달을 스치는 구름과 같아서, 믿음이 적은 이는 괴로움을 겪은 뒤에 이를 이루느니라.
제71조 중시(重視) : 보기를 거듭함
중시는 보고 또 보는 것이니, 약속 알기를 귀중한 보배 보듯이 하여, 이를 살피고 또 살핀다. 장차 있을 약속은 영(靈)으로 보며, 이미 약속한 것은 마음으로 보며, 약속한 때에 이르러서는 기(氣)로서 보느니라.
제72조 천패(天敗) : 하늘이 약속을 패함
천패는 사람이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약속을 패하게 하는 것이니, 하늘이 약속을 패하게 함으로 말미암아 그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면, 모두 하늘에 맡기고 말 것인가. 모두 하늘님께 고하고 다시 할 것인가? 큰 약속은 하늘님께 맡기고, 작은 기약(期約)은 하늘님께 고하느니라.
제73조 재아(在我) : 약속의 성패가 나에게 있음
약속이 이루어짐도 나에게 있고, 약속이 이루어지지 못함도 나에게 있으니, 어찌 남이 권고한다고 하여 이루며, 남이 비방한다고 해서 그칠 것인가, 권고를 받지 않음도 나에게 있으며, 비방을 믿지 않음도 또한 나에게 있으니, 그런 뒤에 믿음의 힘이 큰 것을 알게 되느니라.
제74조 촌적(村適) : 옳고 마땅한지를 헤아림
촌이란 헤아림이며, 적이란 옳고 마땅함이니, 찬 것이 뜨거운 것을 약속하지 못하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약속하지 못하며, 소원(疎遠)한 것이 친근한 것을 약속하지 못하고, 가난한 것이 부유한 것을 약속하지 못하나니, 비록 차고, 약하고, 소원하고, 가난하다 하더라도, 능히 뜨겁고, 강하고, 친하고, 부유한 것을 완전히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믿음과 정성이 서로 알맞은 지를 헤아리는 것이니라.
제75조 하회(何悔) : 후회함을 어찌하랴
이익을 향하여 약속을 어기면, 비록 이익은 있다 하더라도 믿음이 없으며, 약속을 어기고 사랑을 꾀하면, 비록 사랑이 있다 하더라도 믿음이 없나니, 말에 대한 믿음이 없을진대, 결국 이익을 얻지 못하며, 사랑 역시 얻어지지 않으니, 장차 후회하게 될 것이니라.
제76조 찰합(拶合) : 빈틈없이 잘 합함
찰합은 평평한 나무로 만든 기구가 서로 합침이니, 한 사람이 믿음을 높이 숭상하면, 한 나라가 믿음이 크게 밝아지고, 한 사람이 믿음을 세우면 천하가 믿음에 나아가게 되나니, 큰 약속은 꼭 들어맞는 것과 같아서, 한 방울의 물도 능히 새어들지 못하게 하며, 작은 먼지도 능히 끼어들지 못하게 하느니라.
3단 77조 충(忠) : 나라와 민족에 정성을 다함
충은 임금(지도자)이 자기의 의로움을 알아주는 뜻에 감격하여, 정성과 뜻을 다하며, 도(道)와 학문을 궁구(窮究)하여 올바른 이치로서, 임금을 섬기어 보답함이니라.
20부패정(佩政)21부담중(擔重)22부영명(榮命) 23부안민(安民)
24부망가(忘家)25부무신(無身)
제78조 패정(佩政) : 정사를 맡아 행함
패정은 정사(政事)를 행함이니, 임금이 신하를 믿고 정사를 맡기면, 신하는 임금을 대신하여 정사를 행하되, 준걸한 인재를 구하여 쓰고, 자기보다 어진 사람이 있으면, 임금께 간곡히 간청하여, 자기를 교체하여서라도 그에게 맡기도록 하느니라.
제79조 담중(擔重) : 중요한 일을 떠맡음
담중은 나라의 중요한 일을 떠맡음이니,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 자신이 담당한 직책에 의하여 국가의 안위가 달려 있으니, 천지의 운행도수를 잘 계산하여, 순하고 거슬리는 이치를 잘 알아 운용하고, 재주와 지혜를 모두 다하여, 성(盛)하고 쇠(衰)하는 길을 알아야 하느니라.
제80조 영명(榮命) : 명령을 영광되게 함
영명은 임금의 명령을 빛나게 함이니, 손님을 맞이하는 데에는 친절히 안내하고, 다른 나라로 파견되어 일하게 되면, 판단을 잘 내리어 충성된 마음으로 임금의 뜻을 더욱 빛나게 하여야 하고, 기상(氣像)은 눈, 서리와 같이 위엄이 있게 하여, 임금님의 명령이 온 천하에 떨쳐 드날리게 하여야 하느니라.
제81조 안민(安民) : 백성을 편안케 함
안민은 백성이 무사(無事)하고 나라가 안정됨이니, 자기의 뜻을 믿어주는 임금을 수호하고, 백성에게 도덕을 펴서 교화(敎化)를 행하고, 산업에 힘쓰게 하며, 배움을 장려하면, 나라 안이 평안하게 되느니라.
제82조 망가(忘家) : 집안 일을 잊음
어진 사람이 있으면, 임금에게 천거하여 집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하며, 재물이 있으면 공익에 쓰되, 자신을 위하여 영화롭게 하지 말지니, 인재가 아니면 친척이라도 천거하지 말며, 임금의 은사(恩賜)라도 받지 말아야 하느니라.
제83조 무신(無身) : 자신의 몸이 없음
무신은 임금에게 자신을 허락하여, 자기 자신이 있음을 알지 못함이니, 임금의 명령이 있으면, 괴롭고 어려워도 사양하지 말 것이며, 편안하고 즐거울지라도 또한 나라 걱정을 잊어서는 안 되느니, 장대한 마음가짐에, 그 장대한 마음이 점차 쇠하여 짐도 알지 못하고, 마음이 늙지 아니하여, 그 늙음이 장차 찾아 올 것조차 알지 못함이니라.
4단 84조 열(烈) : 남편을 위하여 절개를 지킴
열이란 절개 있는 부인이니, 열부(烈婦)란 그 남편에게 절개를 지켜 목숨을 이어 가기도 하며, 삶을 버리기도 한다. 혹 첫 시집만 가는 이도 있고, 혹 재가하는 이도 있지만, 그 도리는 믿음 그것이니라.
26부빈우(賓遇) 27부육친(育親) 28부사고(嗣孤) 29부고정(固貞)
30부닐구(昵仇) 31부멸신(滅身)
제85조 빈우(賓遇) : 손님을 대우하듯 함
빈우는 아내가 남편을 귀한 손님을 대하는 예로 공경하여, 가난하고 낮은 신분이라도 더욱 사랑하고, 늙을수록 더욱 공손히 하여, 자녀가 집안에 가득하더라도 그 음식을 친히 준비하여 드리느니라.
제86조 육친(育親) : 시부모를 돌봄
육친은 자식 잃은 늙은 부모를 돌봄이니, 금석과 같이 믿고 기약하였다가 남편이 죽으면, 혼자 살고 싶지 않더라도, 늙은 시부모님 봉양을 극진히 하며, 남편의 몸 대신 살아야 하느니라.
제87조 사고(嗣孤) : 후사를 잇게 함
사고는 유복자(遺腹子)를 보존하여, 남편의 뒤를 잇게 함이니, 인륜(人倫)에는 뒤를 잇게 하는 것보다 더 중한 것이 없으며, 믿음에는 의로움을 지키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인간으로서 일의 윤리(倫理)는, 의로움을 베풀고, 하늘 이치의 바른 법을 쫒느니라.
제88조 고정(固貞) : 절개를 굳게 지킴
고정은 마음을 굳게 하여, 이리 저리로 굴러 돌아다니는 일이 없으며, 그 절개를 곧게 하여 옮겨 움직이지 아니하고, 한결같은 생각으로 그 남편만을 믿어, 산업에도 눈 돌리지 말고, 자녀에게도 귀 기울이지 않느니라.
제89조 닐구(昵仇) : 남편의 원수를 갚음
닐구는 남편이 원통함을 품고 돌아가면, 아내가 마땅히 그 원수를 갚을지니, 그 원수가 스스로 찾아오게 되어 그 죄과가 오래되지 못하여 구구한 방법으로 용서를 빌 때, 밝은이는 오히려 불쌍히 여기느니라.
제90조 멸신(滅身) : 남편의 뒤를 따름
멸신은 인생이 세상에 머무름은 잠깐 사이니, 육신은 영혼과 서로 접할 수 없지만, 영혼은 영혼과 짝을 이루는 것이니, 속히 영혼이 되어 남편의 영혼을 따르기를 염원하느니라.
5단 91조 순(循) : 형상 있는 하늘의 윤회
순이란 형상(形象)이 있는 하늘의 윤회(輪廻)이니, 이 형상이 있는 하늘은 윤회에 일정한 도수가 있어 조금도 어김이 없음이라. 그러므로 사람은 이를 우러러 보아서 천재와 지변을 살피며, 스스로 믿지 않음을 경계하느니라.
32부사시(四時)33부일월(日月)34부덕망(德望)35부무극(無極)
제92조 사시(四時) : 사계절
사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니, 이 사시에는 절후가 있어 생물의 공을 거두어 들이나니, 이러한 믿음을 업을 삼아, 해변과 내륙이 서로 교역함에, 귀하고 천함과 이익과 손해가 있느니라.
제93조 일월(日月) : 낮과 밤
해는 낮이 되고, 달은 밤이 되니, 양이 가고 음이 오며, 음이 다하고 양이 생하는 이치는, 털끝만치도 어김이 없나니, 이것은 하늘의 믿음이니, 사람의 믿음도 하늘의 믿음과 같은 연후에야, 가히 밝은이의 믿음이라 할 수 있느니라.
제94조 덕망(德望) : 인간이 바라는 거룩한 덕
덕이란 거룩한 덕이며, 망이란 인간의 소망이니, 거룩한 덕은 소리가 없으나, 그 미치는 곳마다 인간의 소망이 이루어지나니, 마치 하늘의 윤회가 소리 없으나, 미치는 곳마다 만물이 성장하고 있는 것과 같아, 덕이 아니면 인간의 소망이 없으며, 윤회에는 만물의 성장이 안됨이 없으니, 이것은 사람의 믿음이 하늘의 믿음과 같음이니라.
제95조 무극(無極) : 시작과 끝이 없음
무극은 한 바퀴 돌아서 처음으로 되돌아오는 으뜸 된 기운이니, 만약 잠깐이라도 그 기운이 그치거나 쉼이 있으면, 하늘의 이치가 멸하리니, 사람이 믿음을 기름도, 저 무극의 으뜸 된 기운과 같아서, 만약 털끝만치라도 그침이 용납 되면, 인간의 도리는 폐(廢)하게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