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원숭이나 침팬지가 사람 흉내를 잘 낸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흉내를 잘 내는 동물은 단연 인간이다.
미국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가 침팬지와 6~7세 정도의 아이를 한 방에 살게 했다. 침팬지에게도 언어 학습 능력이 있는지, 의사소통을 어디까지 확대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 실험은 얼마 못 가서 중단되고 말았다. 아이가 너무 심하게 침팬지 흉내를 냈기 때문이다. 아이는 침팬지처럼 나무를 타고 침팬지처럼 소리를 냈다. 아마 실험 기간이 길어졌다면 그 아이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뉴욕 맨해튼에서 실험 참가자들에게 하늘을 올려다보게 한 후 행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한 명만 올려다보고 있어도 지나가는 행인의 40%가 무슨 일인가 하면서 머리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실험 참가자 두 명이 동시에 하늘을 쳐다보자 더 많은 행인들이 위를 쳐다보았다. 실험 참가자를 5명으로 늘렸더니 행인의 80%, 15명이 되었을 때는 행인의 86%가 실험 참가자들의 행동을 따라 했다.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유행병이 ‘앵무새 증후군’이다. 영화나 식당도 평점이 좋은 것을 골라야 하고 남을 따라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증상이다. 자신의 생활을 SNS에 올려놓고 남의 반응을 살핀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잃고 남의 흉내만 내면 영혼의 갈증은 해소될 수 없다.
우리는 ‘보편적’이라는 말을 남용한다. ‘보편적’은 법과 도덕의 일탈을 제어하는 차원에서 쓰일 수 있지만 개인의 삶을 규율하는 용어로 쓰여선 곤란하다. 왜냐하면 인생은 개개인이 각자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인 만큼 결코 보편적일 수 없는 까닭이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을 흉내 내지 않는다. 남의 기준대로, 남들처럼 살아가려는 사람은 스스로 주인공임을 포기한 사람이다.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인간이 침팬지나 원숭이보다 더 흉내를 내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첫댓글 창조의 모태는 모방 이지요~
모방으로 출발하면서 개성의 창조물이 탄생 되는 거지요~
예를 들면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의 손짓 발짓을 따라하다 성장하면서 개체의 인간이 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