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행위도 마지막에 희극과 비극이 갈리듯 우리네 인생사도 마찬가지 일듯 합니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마지막 이라는 단어자체가 희극적이지 않음을 내포하고 삶의 애환이 그대로 전해짐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나이가 고희로 줄달음 치고 무려 35년 전 기억 속으로 거슬러 올라 가야기에 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함도 있고 더 이상 기억 속에 가두기에는 무리가 있어 글로써 남기고자 합니다.
광산을 전공한 사람으로는 엘리트 코스였고 석회석 광산2년, 탄광 2년 경력을 가지고 금정광산에 취업함으로써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고 퍠광할 때까지(5년) 그야말로 충성스럽게 근무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금정광산은 남한에서는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금생산량이 많았고 폐광 후 광맥이 정말로 완전 소진됐는지 아니면 다시 채광할 수 있는지 꽤나 여러님들께서 관심을 갖고 계시기에 금정광산의 일반적이지 않은 부분까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금정광산은 1923년 일제시대 때 처음으로 김태원이라는 분이 광업권을 설정등록한 것으로 되어있고 10년 후 일본인(요신타로)에게 광업권을 넘기게 되는데 이 때부터 본격적인 채광이 시작됐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같습니다.
이 김태원이라는 분은 전국 여러 곳에 광산을 경영한 것으로 보이고 사회사업도 꽤나 하신 분으로 평가되는데 탄광사업에 참여하다가 실폐하여 말 년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전해지나 생전 많은 선행을 배풀어 사후에는 부산 범어사에 모셔 졌다고 전해집니다.
해방후 금정광산은 과도기를 거쳐 대명광산이 채광을 시작하게 되고 1970년대 중반 함태광산에서 다시 인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후반 쯤 아예 폐광을 하게 되었지요.
제가 근무한 시기도 1980년대 중후반 그야말로 폐광 하루전 까지 근무했으니까 어느 누구보다도 금정광산을 잘 알고 있지요.
금정광산의 명칭은 일본인들에 의해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데 남북으로 광맥이 2개이고 동서로 광맥이 2개이다 보니 동시에 채광이 이루어져 마치 우물정자와 같다하여 금정(金井)광산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연혁에 나온 기록임을 상기시킵니다.
남북으로 뻗은 광맥은 알라스카이트 광상이고 동서로 뻗은 광맥은 폐그마타이트 열수광상이라고 합니다.
알라스카이트 광상중 하나는 지명 천평이라는 곳에 있고 군통제 지역이고 가행불가상태로 보이고 또 다른 한 맥은 금정광산 본 맥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동서로 뻗은 광맥 중 하나는 지명 덕구라는 곳에 존재하고 또 다른 하나는 금정골에 존재하며 함태광산 초기에는 이 곳을 가행하였으나 열수광맥의 특성인 비소(sb)를 품고 있어 품위는 좋았으나 독성이 대단해 종업원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켜 채광을 포기하게 됐고 그 후 금정광산 본맥을 하부갱도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채광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일제시대부터 광산에 참여했던 분들의 예길 들어보면 천평에 있는 맥상이 좀 더 품위가 높다고는 하는데 본인이 경험하지 않아서 판단은 어렵습니다.
본 광상을 설명하기 앞서 태백산과 매봉산,삼동산,민백산,구룡산까지 그 주위는 화강암과 화강편암에 마그마가 관입되고 뜨거운 열수가 여러 곳에서 품어져 나와 지각변동이 심하게 이루어져 단층도 많고 석영맥이 관입과 층상으로 형성되어 지질적으로는 복잡하고 유용광물이 많이 내포되어 있어 잘만 지질을 탐색한다면 좋은 광맥도 발견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금정광산 본 광맥 성분은 석영 장석 운모로 결정되어 있고 알라스카에 존재하는 석영맥과 비숫하다하여 명명되었고 다른 광상과 틀린 점은 금과 은만 존재할 뿐 연,동,아연을 전혀 수반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금95%에 은5%정도 비율로 나타납니다.
금정광산 본 갱도는 해발860m에 설치되고 서에서 동으로 관통되어 있어 여름에도 영상7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통풍이 잘되며 길이는 1.5km정도 이며 민백산 서쪽에서 동쪽으로 관통됐다고 보시면 될 것이고 서쪽 입구로부터 500m지점에 제1사갱과 연결되어지고 1사갱 길이는서에서 동으로 200m , 경사19도 다시 하부끝에서 동서방향으로 2사갱이 설치되어 있으며 2사갱 길이는 250m정도이고 경사는 20도입니다. 다시 3사갱도는 주향방향으로 경사65도 정도의 60m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하부심도는 해발580m정도라고 판단되며 수평갱도는 1-10번항 까지 이며 이는 본갱도 레밸이 1번항에 해당되며 그 위쪽 상부는 일본시대에 채굴되어서 도면이 남아있지 않아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노두탐색을 여러번 하고 채굴된 공동을 여러번 탐색한 결과로는 하부와 그다지 변한게 없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2사갱 석영맥 관통지점이 4수평갱도 레밸인데 여기까지 일본이 채굴했고 7번항까지 대명에서, 10번항까지 함태에서 채굴했으며 전체 맥의 평균길이는 약600m정도이며 주향경사는65도-75도사이입니다.
금정광산의 주인이 대충 10년 주기로 바뀌는데 (대명20년) 일본시대 때 채굴한 량이 4/5정도로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 것은 시대적 배경도 한 몪하는데 태평양전쟁을 치루는 와중이라 자금도 필요했을 거고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룬다는게 지식인이라면 폐망을 직감했을 거고 그래서 더욱 채굴량을 늘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4개의 광상이 동시에 채굴되면서 금정골짜기에는 5만명정도가 상주했고 행정사무소까지 생겨나고 5일장까지 섣다고 하니 그 골짜기를 한 번 오신 분이라면 납득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를 살았거나 그 곳을 고향으로 두신 분이라면 고개가 끄덕여 질 것입니다.
본인이 근무할 시기에도 광산종사원이 150명에 육박하고 금정골 상주인원이 1000명을 넘었으니 춘양면 5일 장날이면 버스가 콩나물 시루를 연상할만큼 꽉찾던게 기억에 있습니다.
춥고 배고픈 시대적 배경과 함께 사람들을 불러 모은 또 다른 이유는 금정광산 광맥의 특성에도 있습니다.
보통 금광석의 경우 입자로는 나타나지만 육안으로는 긴가민가 정도인데 금정광산의 금광석은 확 드러날 정도로 고품위로 수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노다지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채굴과정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고 입소문을 타다보니 누구나 한탕한다는 생각을 갖게되어 문전성시를 이루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본인도 채굴과정에서 고품위 노다지를 여러번 경험했고 많은 유출의 경우를 직접 보기도 했슴니다.
그래서 금의 공식적인 생산량은 믿기 어렵습니다. 현장에서도 유출되고 선광장에서도, 최고관리자까지 유출을 일삼으니 있으나 마나한 공식생산량이 되고 회사경영은 항상 어렵지요.
옛날 광산에 근무하는 사람 집에는 쇠절구가 꼭 있었다고 합니다. 왜냐면 노다지 광석을 챙겨와서 절구로 빻은 후 함지로 패닝 후 수은으로 아말감하여 금을 추출 후 금방에 팔곤 했었답니다.
그래서 유독 작은 춘양면에 금방이 여러 개가 먹고 사는 이유가 되고 영주 봉화에는 세공업이 발달하는 이유가 되었지요.
회사차원에서 보면 분통터지는 일일진데 견물생심이라 눈에 보이는 금을 어찌 슬쩍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라도 금정광산을 다시 가행하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경영에 어려움이 덜 할 것이며 직원과 종업원 혹은 매개체와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배재해야만 어려움이 덜 할 것입니다.
전자에도 언급했듯 석영맥의 많은 관입으로 주수평갱도에도 2개의 맥상이 지나가는데 입구에서 100m지점에 있는 석영맥은 많은 사연을 남기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노다지가 터졌다는 누군가의 헛소문으로 그 당시에도 속아서 상승갱도를 만들어 채굴했다는 경우도 있었고 30년이 훨씬 지난 아직도 그 소문에 속아서 재산을 탕진한다고 하니 황금이 만능이 맞기는 하나봅니다.
아울러 후자에도 기록되겠지만 수많은 방법으로 폐업을 막고자 벌집쑤시듯 탐광을 했기에 소문은 소문으로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폐업 6개월 전 9번항 굴진막장에 맥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 집니다.
엄밀히 말하면 맥이 끝났다고 하는게 맞는 말일 겁니다. 단지 단층에 의해 짤렸다는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광업진흥공사에 위탁의뢰하여 한층 더 하부로 채굴코자 수직보링 후 분석결과가 가행가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설상가상 광맥이 있을만한 곳을 200여 군데를 설정하여 정밀보링 하였으나 허사였고 결국 석탄합리화사업에 묶여 폐광의 길로 가게 됩니다.
어떻게든 회사를 살려 보고자 작업배치 후 종업원 두명과 함께 일본시대에 작업했던 공동으로 들어가 단층면을 살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결과 그들 또한 어쩔 수 없이 단층으로 인해 더 이상 진전하지 못했고 하부로 채굴할 수 밖에 없음을 확인 후 11번항 채굴을 건의하게 됩니다.
하지만 보링결과가 가행가치가 없는 것으로 결론되고 폐광의 날짜를 받게 됩니다.
그 후에는 정부시책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아무리 좋은 광맥을 발견하였던들 폐광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요. . 다만 아쉬움은 폐광 직전 안전지주까지 채굴하는 파괴적인 행위를 해서 소장과 대판으로 싸운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 이라고 생각되며 수평갱도를 채굴할 정도로 파괴시키지만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누구나 가행하고자 한다면 쉽게 접근할수 있는 상태였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수직보링결과 또한 42m/m코어의 분석치를 믿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금정광산의 광맥은 고구마에 비유되곤 합니다 맥폭이 고구마처럼 되는게 아니라 품위가 고구마처럼 노다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저품위의 광맥으로 코어가 관통됐다면 저품위로 나타날 것이고 고품위로 코어가 지나 갔다면 고품위로 나타났겠지만 한 두개의 코어분석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또한 안전지주까지 채굴하지 않았더라면 6개월정도 공동의 물만 퍼내면 또 다른 작업을 할수 있었을탠데 라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단층에 의해 끊긴 맥을 찿기위해 이리저리 굴진해 보고 거의 포기상태에서 폐광날짜 일주일 전 쯤에 우연히 굴진막장에 들러 금알갱이를 발견하여 사발에다가 피킹을 하는 순간 엄청난 금싸라기가 가라앉아 있고 막장에 물을 뿌리는 순간 많은 금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그 다음날 선산부 강모씨에게 안전상의 이유를 핑계로 단층이 지나간 5m 후방에 천장과 벽체를 장공천공 후 발파해 막아 버렸지요.
그 후 9-10번항 사이의 맥이 끓긴 상승막장에 측량 후 장공천공 후 발파해 보니 그야말로 노다지가 터진 것이지요.
또 다시 막장 후방5m지점에 송모씨에게 천장과 벽체를 장공천공을 지시했고 발파해서 완전히 막아 버렸어요.
굳이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몇 일 후면 폐광하는데 근무인원 몇 명 만이 끝까지 부당이득을 챙기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이미 망했고 몇 일 후면 전기도 끊기는데 선광장에서 금추출 후 금액은 어떻게 되는지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도 관리자라는 사람이 끝까지 잡아때고 있으니 갈등은 당연하고 결국은 대판 싸움으로 끝이나고 말았어요.
그러니 막장상황을 보고하고 밝힐 수가 없었지요.
끝까지 은폐하는데 성공하고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후 일을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나와 같이 근무했던 몇 분은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누구나 눈치는 있으니까요
그들 중 몇 분은 끝까지 남아서 갱도안에 물이 찰때 까지 꽤나 많이 챙겼으리라 생각되어 집니다.
발파했던 부위는 아마도 거의 챙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갈등과 반목 속에 금정광산은 끝을 알 수 없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금정광산을 그만둔 후 35년 이상 다른 직업으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책장정리 차 광산서적을 보다가 갈피의 메모지를 발견하고 옛날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 갔습니다.
메모지에는 마지막 노다지의 계산이 적혀 있고 금액적으로 대단한 액 수 입니다.
상당한 공동의 물을 배출하고 갱도 수리를 할 능력자라면 이 글을 읽는 순간 구미가 당길 것입니다.
인연이 된다면 그가 주인일 것이고 나 또한 투자할만한 능력자가 못됨을 인정합니다.
30여년이 흐른 후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고 사장이 멍청한 짓을 삼가고 본인의 실력을 믿어 줬다면 금정광산은 결코 문을 닫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시대에도 그 비싼 금을 케면서 떵떵거릴 수 있었겠지요.
금정광산의 광맥은 손금보듯 실력을 쌓았지만 말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그 들을 막지 못한 것이 대단히 미련으로 남습니다.
금정광산을 이렇듯 묘사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할 것이고 더군다나 마지막 현장상황은 상기 본인의 행위로 만들어진 결과이고 금정광산 광맥을 세세히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이미 광업과는 멀어진지 오래여서 안타깝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를수록 각종 미디어, 유튜브,등 개인적인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금정광산의 역사가 왜곡, 펌훼되는게 안타깝고 조금 이나마 바로잡고 싶을 뿐입니다.
이 정도면 금정광산의 연혁과 폐광해야만 했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리라 믿고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