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떨어지는 생태과학의 원리>
울긋불긋 단풍 계절이 끝나면 나무들은 어느새 벌거숭이가 되어 갑니다.
상록수는 잎이 얼지 않도록 물에 녹아 있는 이온이나 당의 농도를 높여 빙점을 내리고,
큐티클층을 발달시켜 잎의 조직을 보호한다는 사실은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시죠
상록수라고 해서 한번 난 잎이 나무가 죽을 때까지 붙어 있는 건 아닙니다.
잎의 일부가 주기적으로 번갈아 가며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뿐입니다.
한편 낙엽수는 요즈음처럼 깊어가는 가을에 바람이 한번 휙 불면 잎들이 가지에서 우수수 떨어집니다.
잎들의 부착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은 나뭇잎,가지, 줄기 사이 세포들의 상호 결합력이 떨어져
잎의 무게(또는 잎에 가해진 충격)를 견뎌내지 못해 떨어지는 것입니다.
식물체에서는 잎뿐만아니라 꽃잎도 떨어지고 열매도 떨어집니다.
이처럼 식물체에서 어떤 기관이 떨어지는 현상을 탈리(abscission)라고 부르는데요,
탈리층은 말 그대로 원래 붙어 있던 두 기관이 분리될 때 분리가 일어나는 표면으로 수 개의 세포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탈리층을 포함한 주변의 영역을 탈리대라고 부르는데요,
낙엽을 예로 들면 잎에서 잎몸과 가지를 연결하는 부분인 잎자루에 탈리대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탈리'의 관점에서 보면 잎의 변화는 3가지 단계로 이루어 집니다.
1).1단계, 봄과 여름의 ‘잎 유지기'.
이 시기에는 잎몸에서 만들어지는 옥신이라는 식물호르몬이 탈리대까지 퍼져 높은 농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잎은 온전한 형태로 줄기에 붙어 있으면서 광합성을 왕성하게 합니다.
옥신은 또 다른 식물호르몬인 에틸렌의 생성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2).2단계,탈리 유도기.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잎이 노화 모드로 들어가는데 이는 옥신의 감소와 에틸렌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엽록체에서 광합성을 맡고 있는 색소인 엽록소가 제대로 합성되지 않기때문에
엽록소의 짙은 녹색이 사라지면서 숨겨진 노란색이나 빨간색 색소가 드러난 결과가 단풍입니다.
3).3단계,탈리기 및 탈리현상 원리.
에틸렌의 신호를 받은 탈리대의 세포들에서는 자체적으로 펙틴분해효소와 셀룰로오스분해효소를 비롯해
세포벽을 이루는 다당류와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분해효소가 만들어집니다.
그 결과 세포벽이 약해지면서 세포 내부의 압력(팽압)으로 세포가 부풀어 오르고
세포벽이 더 약해져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서로 단단히 맞물려 있던 탈리층 세포들은 결국 약간의 외부 충격으로도 쉽게 떨어지는 탈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문헌: -서울대 생명과학부 노유선 교수 자료 -lg사이언스랜드 과학이야기(2011-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