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역사기행 사적돌'이라는 유튜브를 즐겨 시청한다.
이 양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미 하고 있다. 그래서 참 부럽다. 나는 이제야 글이나 끄적거리는 수준인데....
(근데 그 양반은 내공이 장난아니다. 역사학 또는 고고학 전공자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렇게 추정한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 했건만, 부러운건 부러운거다. 그래도 지기는 싫어 한 글자 남긴다.
금호강
금호강은 길이 18.4km, 유역면적 2,087.9km에 이르며 하천법상 지방하천으로 지정된 낙동강 제1의 지류이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 가사령과 기북면 성법령에서 발원한 자호천과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에서 발원한 고현천, 영천시 신녕명 팔공산에서 발원한 신녕천이 합류하여 본류가 형성된 강이다. 영천시 북안면 구룡산과 경주시 서면 사룡산 자락에서 발원한 북안천이 합류하면서 금호강의 본류는 완성되는데, 금호강의 본류가 완성되는 곳이 행정구역상 경북 영천시 금호(琴湖)읍이다.
금호강이라는 이름은 금호강의 본류가 완성된 이 곳 금호읍의 지명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참조) 낙동강은 경북 상주시 낙동면에서 낙동강의 본류가 완성된다.
<경북지명유래총람>에 따르면 금호(琴湖)라는 지명은 '바람이 불면 강변의 갈대밭에서 비파(琴)소리가 나고 호수(湖)처럼 물이 맑고 잔잔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금호읍 지역주민의 전언(傳言)에 따르면, 영천댐이 건설되기 전 금호강은 유량이 풍부하고 강폭이 넓어 크게 굽이치는 유로를 따라 물이 흘렀다고 하며, 유속은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 굽이치는 모습은 '태풍처럼 큰비가 오면 굽이치는 유로를 따라 금호강의 큰물이 범람하는 모습이 눈으로 보일'정도였다고 한다.
아마도 흐르는 물 즉 강(江)에 대하여 고여있는 물 즉 호수를 의미하는 한자 호(湖)가 붙여진 것은 유량이 풍부하여 유속이 느렸던 강의 모습과 그로 인해 형성된 배후습지의 모습이 마치 잔잔한 호수의 수면을 연상시켰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은 과거 거대한 배후습지를 형성하였던 금호읍 황정리 일대는 제방공사로 농경지로 변하였다. 대구광역시 동구 '안심습지'를 통해서 배후습지의 모습을 추정해본다.
크게 굽이치는 금호강 유역을 따라 넓게 형성된 강 유역에는 갈대숲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 갈대군락이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바람에 일렁이며 자아냈던 갈대숲의 소리는 옛 사람들의 감성에는 마치 거문고(琴) 연주소리처럼 들렸나 보다. 바람에 파도치는 갈대군락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을 것이며, 그 소리 역시 실제로는 굉장히 웅장했을 것이다.
금호(琴湖)라는 지명은 금호강의 경관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지명이 다시 강이름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의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금호강의 본류가 시작되는 이 곳, 금호읍을 기준으로 역사지리 기행문을 한 번 시작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