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챙김과 비움

[사랑스런똥강아지]

나는 12월 26일에 태어났다. 크리스마스날 저녁에 ‘여보! 메리 크리스마스!’ 하던 중에 진통이 시작되어 12시간동안이나 엄마를 애태우다 태어난 유별난 첫아기였다. 그 즈음의 연말을 떠올리면 뭔가 설레고 반찍반짝할 것 같지만 26일에 태어난 아기에겐 생일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있다.  학기 중에 생일인 친구의 생일파티에 열심히 품앗이를 다녀도 내생일이면 방학을 했고, 생일케익은 크리스마스 케익 재고상품이 주를 이루는 진열장에서 산타 없는 케익을 골라야 했으며, 경기가 좋을 때는 다음날 케익이 품절인 가게도 많았다. 

는 자꾸만 울적해지곤 했다. 12월의 ‘끝물’에 태어난 덕분에 생일 지나고 며칠만에 해가 바뀌니 늘 한번에 두 살씩 나이를 먹으며 자라왔다

겨울방학 3일째 되는 2023년의 마지막 날, 나는 제야의 종소리 대신 잠을 선택했다. 

2023년의 말미에 아기자기 꽃모양 떡국떡을 선물로 받았다. 편의상 배달의 민족을 애용하는 나지만 주신 분 마음을 생각해 어쩌다 떡국을 끓이게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