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통은 농성현 사람인데 여러 해를 계속 법화경을 외웠다.
나이 스물에 군대로 뽑혀 팔만정벌군에 들어가 집에서 만여 리를 떠나 있었으나,
법화경 독송을 그치지 않았다.
남쪽 국경에 이르러 전투가 벌어졌는데 크게 패하여 많은 사람이 살상당했다.
원지통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려워 떠는데 홀연 다섯 사람이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가다가 맨 끝의 사람이
원지통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선과를 닦아 경문을 염송하므로 우리 호법선신들이 수호해 주어 아무도 해치지 못하는 것이오.
여기서 7리쯤 가면 탑이 있을 것이니, 그 탑 속에 들어가 숨어 있으면 적군이 그대로 돌아갈 것이오.] 하였다.
또 두 스님이 나타나서 [단원이 법화경을 독송하는 공덕으로 다섯 명의 선신들이 호위하는 것이니,
더욱 정진하시오. 그러면 항상 선신이 가까이 있어 도와줄 것이오.] 하고는 공중으로 사라졌다.
이 후로 원지통은 세 번을 적과 싸웠으나, 조금도 다치지 않고 오랑캐를 평정하고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정관 8년에 지병으로 목숨을 마쳤는데 사자가 나타나 염라왕의 앞으로 데려갔다.
염라왕은 묻기를 [어떤 좋은 일을 했는가.]
우너지통이 대답하기를 [항상 법화경을 독송하고 재계를 지니며 예참했습니다.]
염라왕은 이 말을 듣자 합장하고 찬탄한 다음 금으로 만든 의자와 옥으로 된 책상을 가져오라 하여
전각으로 올라가 바닥에 융단을 깔고 자리를 마련해 놓은 다음 원지통이 한 권을 외우자
염라왕이 말하기를 [그대의 덕업이 매우 깊으시오.
이곳 지옥을 두루 보아 죄와 복이 어긋남이 없음을 더욱 분명히 알도록 하시오.]하였다.
지옥을 두루 돌아본 원지통은 매우 겁이 나고 두려웠다. 다시 염라왕의 앞으로 가니,
염라왕이 또 말하기를 [그대는 지옥을 보셨소. 더욱 부지런히 정신하시오. 내가 그대의 수명을 늘렸소이다.] 하였다.
원지통이 다시 살아나 이와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