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오래 다니다 보면 어떤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은 바로 교회에 오래 다니면 내가 성경을 읽지 않더라도 성경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매주 설교를 듣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교회라면 주일예배 외에도 매일 새벽예배가 있고, 수요예배, 금요철야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구역예배에서도 말씀을 듣는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은 착각,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자동차가 가기 위해서는 휘발유를 넣어야 한다는 설명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기에 이제 자동차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휘발유를 넣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휘발유를 안 넣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리 그 사실을 귀로 듣는다 하더라도 듣기만 하면 소용이 없으며 결국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믿음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듣기만 한다고 해서 믿음은 성장하지 않은 채 아무리 세월이 지나더라도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로마서 10장 17절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믿음은 분명 들음에서 난다. 그러나 이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성경 말씀을 띄엄띄엄 듣기만 하면 믿음이 온전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다.
아무리 교회에 오래 다니고 예배 때 설교를 많이 들었다고 해도 그것만 가지고서는 대단히 불완전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성경말씀에 대한 이해가 필수불가결이다. 만약 이대로 방치하게 된다면 그 빈 공간을 결국 성경에 바탕을 두지 않은 자의적 판단이 자리잡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대다수 설교자는 성경에 적힌 대로 말씀을 전하고 계시겠으나 그렇다고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 복음을 전하셨을 때에는, 100%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 하늘나라 복음을 전하셨다고 할 수 있겠으나, 설교자는 어떠한가. 필자를 포함해서 항상 매순간마다 완벽하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만약에 설교자의 설교를 듣고 의문이 든다면 이에 대해서 질문을 해야 마땅하겠으나, 이와 같은 일이 목사에 대한 불순종이라고 지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잘못된 주장이다.
목사나 교역자가 예수님이라면 절대적으로 순종해야 하겠으나, 이들은 결코 예수님도 아니며 선지자도 아니다. 오로지 교회의 머리는 예수님이시고, 우리의 순종은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리의 구주 되신 예수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께 드려져야 한다.
설령 목사나 교역자가 말씀을 잘못 전한 경우가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로잡아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기능이 원활하게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권위주의적인 관행도 문제이거니와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성경을 너무나도 모른다는 점에 그 일원이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성경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올바로 알아야 한다.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다.
본서는 바로 이와 같은 점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본서는 창세기도 아니요 마태복음도 아닌 로마서를 기조로 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 믿음의 축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성경말씀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특별히 로마서에 대한 내용이 확실하게 잡혀 있으면 성경 어디를 읽어도 우리가 올바로 이해할 수가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