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창당도, 국힘 대선 후보 선출도 했는데…
기념관 “규정 바뀌어서 정치행사 안된다” 거부
규정 개정 뒤 정당·정치인 행사 열려…논란 예상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관람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2.14. 연합뉴스
조국신당(가칭)이 중앙당 창당대회를 위해 백범김구기념관 대관 신청을 했지만, 기념관 쪽이 ‘정치행사’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백범김구기념관은 그동안 여야 관계없이 정당 행사에 이용됐다. 기념관 쪽은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개정 이후에도 정당 행사가 열린 적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조국신당에 따르면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최근 중앙당 창당대회를 위해 백범기념관 컨벤션홀 대관을 신청했지만, 기념관 쪽이 ‘정치행사는 대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19일 대관을 거부했다.
그러나 백범기념관은 그동안 여야 구분없이 정당 행사에 이용됐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전광훈 목사 등은 자유통일당 창당대회를 열었으며,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비전 스토리텔링 프레젠테이션(PT) 행사(2021년 1월 29일)△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토론(2021년 2월 16일) 등도 모두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된 지난 2021년 11월 5일 2차 전당대회 역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렸다.
기념관 관계자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조국신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불허한 이유에 대해 “2022년 1월 1일부로 규정이 개정됐기 때문에 불허했다”고 밝혔지만, 문제는 개정 이후에도 정당 및 정치인 관련 행사가 있었다는 점이다.
개정 이후인 2022년 1월 7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으며,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은 2023년 11월 28일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을 개최했다. 연대와공생은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대장동 의혹 최초 제보자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부이사장을 맡아 운영하는 정치 싱크탱크다.
조국신당 창당준비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자로 선출됐다”며 “기념관 쪽이 유독 조국신당 창당대회장으로 대관할 수 없다고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창당준비위는 이날 기념관 쪽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거듭 대관을 요청했다.
조국신당은 지난 15일 창당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은우근·김호범 교수, 강미숙 작가)를 출범하고 창당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앙당 창당대회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중앙당 창당대회 일정과 관련 “2월 말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다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