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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 요원의 경고: 국가를 망치고 공산화하는 방법 (feat. 시민단체, 페미니즘, 노조)
https://youtu.be/73PgoSrWg8I?si=6_xq4KcqhcR2Y2er
https://youtu.be/73PgoSrWg8I?si=6_xq4KcqhcR2Y2er
https://www.fmkorea.com/best/4575924953 복사
https://en.wikipedia.org/wiki/Yuri_Bezmenov
전직 KGB 요원인 유리 베즈메노프 (1939-1993) 는 인도에서 언론 및 선전선동 업무에 종사하다, 자신의 일에 환멸을 느껴 캐나다로 망명합니다. 이후 그는 소련의 이념화 전략에 대한 다수의 증언을 남겼는데, 이는 한때 '구시대의 반공 프로파간다' 쯤으로 치부되어 왔으나, 신냉전이 현실화된 지금 봐도 여전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Yuri Bezmenov, Tomas Schuman (필명) 으로 검색하면 그의 영상을 많이 찾을 수 있는데, 본문에 짤들을 넣어가며 예시삼고 싶을만큼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지만, 정치글로 오해받지 않고자 베즈메노프 본인의 주장만 충실히 옮겨봅니다. (※소련 붕괴 이전인 1983~1984년 강연입니다)
장문은 안 읽으실 거 아니까, 위쪽만 읽으시면 됩니다. (근데 요약도 좀 깁니다 ㅈㅅㅈㅅ)
유리 베즈메노프가 화자로 등장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트레일러. ('페르세우스'는 게임의 창작)
"최고의 전쟁술은 싸우지 않고도 적국의 모든 가치를 전복시키는 것이다.
적의 현실인식이 망가져 당신을 적이라고 인식조차 못할 때까지.
총알 한 발 쏘지 않고도 적을 쓰러뜨릴 수 있다."
- KGB 는 007 같은 화려한 첩보활동이 아닌, 선전과 심리공작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이를 '이념 전복'이라 불렀습니다.
- 국민들이 본인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는 상식적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매우 장기간에 걸친 세뇌입니다.
- 첫 단계는 15~20년이 걸립니다. 한 세대의 학생들 전체를 적국의 이념으로 무장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 두번째 단계는 2~5년이 걸립니다. 첫 단계에서 이념화된 대학생들이 40대가 되어 사회 요직에 자리잡고, 경제/외교/국방을 약화시킵니다. KGB 가 아니라 그들이 알아서 나라를 망쳐 줍니다.
- 이제 국민들은 문제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가령 교수들이 대학에서 공산주의를 가르쳐도 범죄가 아님은 물론, 부도덕한 행위로도 간주되지 않습니다.
- 학창시절엔 잠만 자던 동성애자같은 부류들이 갑자기 나타나, 거대한 집단을 이끌고 정치적 이슈를 양산하며 존경받는 사회 지도자 역할을 맡습니다. 그들의 전략은 이러합니다:
- 공산화 전략은 유도처럼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자유주의에서 허용되는 사회운동들이 공산화의 거점이 됩니다.
- 학생들은 실용적 학문 대신 성 정체성처럼 세상과 동떨어진 과목들을 배우며, 정부 예산만을 노리고 가짜 개념들을 만들어내는 인권/여성/복지단체들이 난립합니다.
- 언론은 도덕적 상대주의를 내세워 범죄자들을 옹호하는 한편, 실제로 국민을 보호하는 군인과 경찰들은 증오하고 불신하게 만듭니다. (※역주: 검찰...?)
- 노조는 권익 신장과 근무환경 개선이 아닌 임금 상승만을 추구하고, 협상에 경제가 아닌 이념을 개입시켜 자연스런 협상이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그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노조위원장들입니다.
- 결국 사회 전반이 급진화 (radicalization) 됩니다. 가족끼리도 대화가 안 통하고, 사회적 관용과 타협이 사라지며 싸움이 그치질 않습니다.
- 소련 선전부의 목표는 '절대적 평등'이 고결한 가치라고 믿게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강제로 평등하게 만들면 그 사회는 무너집니다.
- 세번째 단계는 6개월이 걸립니다. 권력과 경제 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며, 반대할 경우 폭력이 동원될 수 있습니다.
-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사회 문제들로 인해, 국민들은 강하고 추진력 있는 메시아적 지도자를 요구합니다.
- 새로운 지도자는 실현 가능성을 알 수 없는 달콤한 공약들을 남발하며, 모스크바로 가서 소련의 살인마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현재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환상을 자국인들에게 심어주려 할 것입니다.
- 순진한 이상주의적 좌파들 ('쓸만한 바보들') 은 이 단계에서 숙청됩니다.
- 네번째 단계는 안정화입니다. 이제 상황이 고착되어 더이상 돌이키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국가는 국민들에게 진정한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정부 스스로가 공산주의를 돕는 행태를 몰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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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장문충 주의 (안 읽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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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B 라고 하면 흔히 제임스 본드같은 화려한 첩보전을 연상하지만, 실제론 KGB 가 가진 인력/시간/자금 중 15% 만이 첩보 활동에 쓰였습니다.
- 나머지 85% 는 '적극적 조치' (active measures), 혹은 '이념 전복' (ideological subversion) 이라고 부르는 심리공작에 쓰였습니다. [주1]
- '적극적 조치'의 목적은: 모든 사람들의 현실 인식을 바꾸는 것. 막대한 정보가 있음에도 아무도 합리적/실용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 그리하여 그들 자신과 가족, 공동체와 국가를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 이러한 이념 전복은 총 4단계로 진행되는 아주 느리고 거대한 세뇌 과정입니다. 국가를 지탱하는 기반과 원칙을 선전포고 없이 파괴하는 전면전입니다.
1단계: 비도덕화 (Demoralization)
- 이 단계는 15~20년이 걸립니다. 한 세대의 학생들 전체를 적국의 이념으로 무장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 그 결과, 60년대의 대졸자들 (※주: 1984년 당시 40대), 대학 중퇴자와 반쪽짜리 지식인들 (half-baked intellectuals) 이 정부, 공무원, 기업, 대중 매체, 교육계를 점령합니다.
- 그들은 오염된 존재이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특정한 자극과 패턴에 획일화된 반응을 하도록 학습되었습니다.
- 설령 아무리 올바른 정보를 가져와서 백은 백이고 흑은 흑이라 증명하더라도, 그들의 인식과 행동양식을 바꿀 도리가 없습니다.
- 비도덕화된 사람에게 어떠한 증거와 문서와 사진으로 진실을 보여줘도 그는 절대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엉덩이가 군화에 짓밟혀야 겨우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 그들의 자리를 애국적, 상식적이며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뒷 세대로 교체하려면, 15~20년의 재교육 시간이 필요합니다.
2단계: 사회 불안정화 (Destabilization)
- 이 단계는 2~5년이 걸립니다. 경제, 외교 관계, 국방 체계를 약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세부는 [주2]에 후술)
- KGB 특수요원을 파견해서 다리를 폭파시키는 식이 아니라, 비도덕화된 사람들이 알아서 나라를 망쳐 줍니다.
- 이전 단계에서 국가 기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이 단계부턴 국민들이 문제의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 가령 소련에 다녀온 교수들이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당당히 공산주의를 교육해도 법적으로 범죄가 아님은 물론, 비도덕적/반국가적 행위로 간주되지도 않습니다.
- 이제 '수면자' (sleeper) 들이 대두됩니다. 이들은 학창시절엔 잠만 잤었고, 과거엔 전혀 주목받지 않고 자기들끼리 더러운 일을 하던 동성애자 같은 부류인데, 갑자기 거대한 집단의 리더, 설교자, 공인이 되어서 정치적 이슈를 양산합니다.
- 이들은 사회적 인정/존중/인권 등을 요구하며 자신의 그룹 vs 일반인 및 경찰들을 격렬히 충돌시키고, 흑백갈등이건 황녹갈등이건 뭐건 간에 강도높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킵니다.
- 불안정화 단계 동안엔 이 수면자들이 KGB 요원과 협조하여 사회 지도자 역할을 맡습니다.
- 수면자들은 존경받는 시민으로 대접받으며, 인권운동/여성운동 등 자신의 투쟁을 위해 다양한 재단들에서 합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합니다.
- 그들은 자신들이 사회를 진보시킬 방법을 안다고 자처하지만, 실상 그들의 관심사는 종교와 이념을 뒤섞은 날조된 이데올로기를 팔아먹고 국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 뿐입니다.
- 결국엔 사회 전반이 급진화 (radicalization) 됩니다.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가족끼리도 대화가 안 통하고, 사회적 관용과 타협이 사라지며 싸움이 그치질 않습니다.
[주2]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라를 망치는가?
- 공산화 전략은 유도와 흡사합니다. 유도에서 적의 힘을 역이용하면 적이 스스로 쓰러지듯, 자유 사회의 헛점을 찔러서 스스로 무너지도록 돕기만 하면 됩니다.
- 자유주의에선 다양한 사회운동이 허용되며, 범죄자, 이념적 비동의자, 반사회자들도 존재합니다. 이들의 사회운동을 한 방향으로 묶어서, 사회가 무너질 때까지 잡아당깁니다.
- 이러한 이념 전복의 핵심 거점으로 여섯 분야를 거론합니다.
2-1. 종교
- 기성종교를 조롱하고 파괴한 후, 다양하고 새로운 광신적 종파들로 대체합니다.
- 존경받는 종교 기관들을 가짜 (fake) 기관들로 대체시키고, 신도들을 교란시켜 그 가짜를 믿게 만듭니다. (※주: 21세기의 종교는 -ism 이겠죠)
2-2. 교육
- 학생들이 건설적/실용적/효율적인 학문 (수학, 물리학, 화학, 외국어 등) 을 배우지 못하게 합니다.
- 그 대신, 내전 (urban warfare), 자연식 (natural food), 가사노동 (home economy), 본인의 성 정체성 (your sexuality) 등등, 세상과 동떨어진 과목이라면 뭐든지 교육합니다. (※주: 뭔가 뜬금없이 보이는데...아마 당시에 그런게 유행했나 봅니다)
2-3. 사회 참여
- 자주성을 빼앗고, 개인과 개인간의 책임을 빼앗고, 자발적 사회 참여와 이웃간의 밀착 대신, 관료주의가 통제하는 체제로 대체합니다.
- 온갖 사회복지단체를 마구 설립합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사회 발전이 아니라 오로지 정부에서 나오는 예산 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 여부를 정당화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가짜 개념들을 얼마든지 만들어냅니다.
2-4. 권력 구조
-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았고, 그럴 자격도 없는 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줍니다.
- 대표적인 예는 언론인데, 그들은 굳이 유능할 필요도 없고 카메라 앞에서 웃기만 하면 10만 달러의 수입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 생각을 독점적으로 좌우할 힘을 갖고 있습니다.
2-5. 법과 질서
- 대중매체에서 경찰과 군인들은 멍청한 정신병자, 피해망상증 환자, 전쟁광, 무례한 폭력배로 묘사되는 반면, 범죄자는 잘 생기고 고독하며 사회적 억압 탓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잃은 피해자로 묘사됩니다.
- 언론은 당신을 실제로 보호해 주는 사람들을 증오하고 불신하게 만듭니다.
- 언론은 도덕적 상대주의를 내세워 범죄자들을 옹호하고, 심지어 유죄가 입증된 범죄자들조차 피해자로 변모시킵니다.
2-6. 노동조합
- 고용주와 고용자간 관계에 '경제'가 아닌 '이념'을 개입시켜, 자연스런 협상이 불가능해지고 급진적으로 흘러가게 합니다.
- 과거의 노조 설립 목적은 노동자의 권익 신장과 근무환경 개선이었기 때문에 유의미했습니다. 반면 오늘날의 노조 활동은 급진적 파업을 통한 임금 상승만을 추구합니다.
- 설령 장기 파업을 통해 10% 의 임금 상승을 얻어낸들, 그동안 물가 상승과 노동 기회의 상실로 잃는 것이 많습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파업의 여파로 고통받습니다.
- 그럼 진짜로 이득을 보는 건 누구인가? 노조위원장들입니다. 노동자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앵무새처럼 읊어대지만, 실상 노동자들은 노동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노조 간부들에게 완전히 빼앗겼습니다.
- 파업은 KGB 에 의해 일어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파업 때마다 항상 KGB 는 언론을 통해 엄청난 이념선동을 펼쳤습니다.
- 베즈메노프 본인이 KGB 에서 했던 일은 언론사, 학생회, 종교단체에 계급 투쟁을 부추기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선동은 '평화', '평등'과 같은 왜곡된 열망을 자극합니다.
-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키 크고 멍청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머리에 키 작고 똑똑한 사람 (※주: 화자 본인) 도 있습니다. 그들을 강제로 평등하게 만들면 그 사회는 무너집니다.
- 사람들이 '절대적 평등'이 고결한 가치라고 믿게 만드는 것이 소련 선전부의 목표입니다.
3단계: 위기 (Crisis)
- 이 단계는 6개월이 걸립니다. 중앙아메리카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습니다.
- 권력과 경제구조의 강도높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권력 이양을 거부할 경우 폭력이 동원될 수도 있습니다.
- 이전 단계에서 심화된 사회적 갈등과 생산성 저하로 인해, 국민들은 지금의 혼란을 일소해 줄 강력한 지도자, 중앙집권적 정부, 메시아를 열망합니다.
- 이제 공산주의자들은 온갖 달콤한 약속들과 지상낙원을 들먹이며, 자애로운 독재자가 통치하는 빅 브라더 정부를 세우고자 합니다.
- 그들은 실현 가능성을 알 수 없는 헛된 선심성 공약들을 마구 남발합니다. 또한 모스크바로 가서 소련의 살인마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현재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환상을 자국인들에게 심어주려 할 것입니다.
- 이상주의에 심취한 좌파들 (진보적 지식인, 인권운동가들) 은 급진적 변화기에 들어서면 제거당합니다. 그런 '쓸만한 바보들'은 환상에서 깨어나는 순간 극렬한 적대세력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때문에 소련에 협조하던 순진한 좌파 인도인들 상당수는 살생부 명단에 올라가 있었습니다. (베즈메노프가 충격과 회의를 느끼고 망명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 KGB 는 토사구팽할 순수한 이상주의자들보다는, 도덕관념이 없고 냉소적이며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거짓말쟁이들을 최고의 포섭 대상으로 간주했습니다.
- 실제로 니카라과, 그레나다,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체제 전복의 목적이 달성된 후엔 '쓸만한 바보들'을 숙청/추방/투옥했다고 언급합니다.
4단계: 정상화 (Normalization)
-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소련이 20만 대군을 이끌고 체코를 침공하여 자유주의 개혁을 힘으로 무너뜨렸을 때,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이제야 체코가 정상화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정상화의 기간은 무기한입니다.
5. 이런 상황을 되돌리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 진정한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 국가가 최선을 다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 복지국가, 빅 브라더 정부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 이러한 위협이 실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나서서, 정부 스스로가 공산주의를 돕는 행태를 막아내야 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Active_measures
[주1] KGB 해외방첩국장 출신인 올레그 카루긴에 따르면, '적극적 조치'야말로 소련 정보기관의 심장과 영혼입니다. 서방을 약화시키고, NATO 가 동맹국간 불화를 일으키고, 유럽/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국민들의 눈에 보이는 미국을 약화시키고, 미국 내부가 분노와 상호불신에 시달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카루긴에 따르면 소련 정보기관은 '온갖 종류의 의회, 평화 협의회, 청소년 회의, 축제, 여성 운동, 노조 운동, 유럽에서의 미국 미사일 반대 시위, 핵무기 반대 시위, 에이즈가 CIA 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주장' 등, 온갖 가짜 자료들로 선동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GRU 대령 출신인 스타니슬라프 루네프에 따르면, GRU 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 운동 후원에 1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는데, 이는 북베트남에 대한 군사 지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령 소련 공산당의 명령으로 설립되어 자금과 통제를 받은 '세계 평화 협의회 (WPC)' 는 제국주의, 대량살상무기,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군축과 주권 독립, 평화공존을 표방하였으나, 소련이 개입한 수많은 분쟁들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거나 심지어 옹호했습니다. WPC 는 (역시 소련이 후원한) '국제민주여성연맹 (WIDF)'을 비롯한 여러 공산당계 대중조직들과 연계하였고, WIDF 는 '미국 여성 의회 (Congress of American Women)' 와 제휴했는데, 이 조직은 '여성의 권익증진보다 소련의 대외정책 옹호에 더 관심이 많은 공산주의 단체'라는 미국 하원의 비난을 받고 몇년만에 해체되긴 했으나, 세계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여성인 재클린 코크란, 인류학자 진 웰트피시, 노동운동가 메리 반 클리크, 교육자 샬럿 호킨스 브라운, 여성 참정권 운동을 주도한 수전 앤서니의 종손녀이자 본인도 여성운동가인 수전 앤서니 2세 등, 당대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들이 다수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WIDF 는 비서구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국제 여성단체로서 페미니즘 확대에 큰 기여를 했는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CSW)'에 제안하여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인했으며, 동년 열린 세계 여성 회의에서 서구-공산 진영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구 공산권에선 1917년 3월 8일, 여성의 날 시위를 러시아 공산혁명의 시발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공산권 국가들은 오늘날에도 여성의 날을 중요한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