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은 두 가지다. 더하기와 빼기다. 더하려면 외부에서 개입해야 한다. 닫힌계를 지정하면 외부에서 개입할 수 없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은 마이너스다. 그것은 내부를 잘게 쪼개는 것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우주는 밸런스다. 존재는 밸런스다. 밸런스는 짝수로 성립한다. 자연에 홀수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양자역학의 불연속성이다. 만약 홀수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반드시 깨진다. 그것이 변화다. 우리가 목격하는 자연의 변화는 밸런스가 깨지는 모습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함이다. 스스로 그러한 것은 깨지는 것이다. 반대로 합쳐지는 것은 스스로 외부의 개입에 의해 우연히 일어난다. 인간이 관측하는 자연은 본래 모습은 오직 밸런스가 깨지는 것 뿐이다. 자연이 깨지지 않으면 인간에게 관측되지 않는다.
빛이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지는 이유다. 소립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할 수 없는 이유는 관측 방법이 입자를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재는 밸런스다. 빛을 관측한다는 것은 빛의 밸런스를 깬다는 의미다. 깼으므로 원본을 관측할 수는 없다.
밸런스의 메커니즘을 알면 엔트로피의 법칙과 양자역학의 여러 현상을 순식간에 이해할 수 있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연은 언제나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 인간은 오직 밸런스에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