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祭學山文 學山公의 祭祀 祝文
維歲次丁酉三月 庚寅朔 四日癸巳 婦弟柳應秀 使舍弟謙秀 替將菲薄之奠 謹操文 哭告于姊夫 洪公學山 靈几之下
유우~ 丁酉(1897)년 3월 초하루 庚寅, 4일 癸巳일에 처의 동생 유응수는 동생 겸수에게 나 대신하여 祭物을 준비토록 하고, 글을 지어 누이 남편(姊夫) 洪學山公의 神位 앞에 울며 고하나이다.
※學山: 姊主(누이)의 夫인 洪命裕(理裕)의 號임. 維: 발어사. 婦弟: 처남인 自己 自身. 主로 便紙에서 매부에게 自己를 가리킬 때 씀. 舍弟: 남에게 對하여 自己 아우를 謙遜하게 일컫는 말. 便紙 따위에서 형에게 對하여 아우가 自己를 일컫는 말(反意語 舍兄). 菲薄之奠: 변변치 못한 祭物. 줄여서 菲奠(비전)이라고도 한다. 菲엷을 비, 보잘 것 없다. 靈几: 혼백이나 신위를 모셔 놓은 자리.
嗚呼痛哉 遽然一逝 幽明永隔 雅潔端肅之儀 形意謂不復 見於此生矣 至當近日 連宵夢見儀形 如舊日時也
아아, 슬프도다! 갑자기 한 번 떠나 저승과 이승을 영원히 달리하니 淡雅(담아)하고 깨끗하고, 端正(단정)하고 嚴肅(엄숙)한 태도나 생각을 이생에서는 다시는 볼 수 없습니다. 요즈음에 이르러 밤마다 꿈에 태도나 몸가짐이 보이는데, 마치 옛적 그때인 듯합니다.
※遽然: 깊이 생각하거나 느낄 겨를도 없이 갑자기. 雅潔: 雅淡(雅澹)하고 깨끗함. 端肅: 端正하고 嚴肅함. 儀形: 행동하는 태도나 몸가짐. 意謂: 마음속으로 생각하다.
親切之警 精約之誨 平直宏博之論 無如舊日之聞 而有黙然 無語而已 是或警世 而慇懃誨我者耶 公之於泉臺 有不平底 故而然歟 余亦夢中 尋常不能詳問 而每覺後疑之 能復現於夢 而贈我以言 嗚呼痛哉 公之逝也
親切하게 깨우쳐 주시고 간결한 가르침은 꾸밈없이 해박하게 論하셨는데, 예전에 들은 것 같질 않고 조용히 말만 없을 뿐이네! 이는 혹시 세상을 경계하고 은근히 나를 깨우치는 것이리라. 公이 黃泉에서 불편하게 계셔서 그런 것이리라. 나 역시 꿈에서 늘 찾으나 상세히 물을 수 없고,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꿈에 있었던 일을 다시 하는 것이 의아스럽고, 내게 말씀을 남기시는 것이리라. 오호! 公께서 떠난 것이 슬프구나!
※精約: 簡潔함. 平直: 똑바르다, 곧이곧대로, 정직하다, 꾸밈없이 바른대로. 宏博: 넓고 크다, 방대하다, 해박하다. 無如(無奈): 어찌 할 도리가 없다, 부득이하다, 그렇지만, 그러나. 泉臺: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이 가서 산다고 하는 세상.
衰麻在身 未及終喪 且耋慈在堂 未畢供職 千載飮恨寧有已乎 然而天年有期理長逝 則可謂溘然 無事矣
喪服을 몸에 입고 있으니 아직 喪을 마친 게 아니다. 또 칠순이 넘은 모친이 집에 계시니 孝를 다 마치질 못하고, 차라리 千年의 恨을 머금고 있을 뿐이구려! 그러나 타고난 壽命을 다하면 理致에 맞게 돌아가는 것이니, 즉 갑자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말하는 것이구려!
※衰麻(최마): 최복으로 지은 베옷. 거친 베로 만든 상복. 耋늙은이 질. 供職: 官廳 또는 公共團體의 職務를 맡음. 天年: 타고난 수명을 제대로 다 사는 나이. 長逝: 영영 가고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의 죽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溘갑자기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