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고서야 알았다.
코로나라는 거대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공항에 흐르는 긴장감과 그 긴박감에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천하태평 즐겼던 스페인의 여행이 그래서 더 아슬아슬하고 소중해졌던 것 같다.
더구나 그 이후로 3년여 발묶여 있어야 했기에.
2020년으로 돌아가 모스크바 경유 스페인 여행 이야기를 싣는다.
2020년 1월 5일 스톱오버의 목적지 모스크바.
두번째 방문이어서인지 낯설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편견도 처음 느꼈던 막연한 불안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또 다시 묵게 되는 노보텔의 익숙함까지.
공교롭게 정교회의 크리스마스가 1월 7일인지라 크리스마스 이브의 화려함을 만끽했다.
붉은 광장 주변으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까지 온통 반짝이는 트리로 장식하고, 굼백화점과 근처는 루미나리에의 화려함으로 잔뜩 치장해 놓았다.
크리스마스 마켓과 거리에는 사람들의 들뜬 걸음과 함박 웃음으로 북적대고 있었다.
광주에서의 소박하고 조용했던 크리스마스가 여기에선 더없는 시끄러움과 화려함으로 채워졌다.
바실리 성당 내부 관람.
천정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초상.
가슴을 덜컹 울렸다.
성가를 부르는 네 남정네의 목소리가 공간에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참 많이 변색되버린 나의 신앙에 작은 울림이 찾아 온 순간이었다.
첫댓글 와~ 대단하세요. 4년 전의 여행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다니요.
여행할 때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한답니다.
그걸 기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