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미사 전례 : 누가, 누구를 만나러 미사에 오는가?
미사, 하느님 만나 즐겁게 보내는 시간
- 그리스도인들은 주일마다 성당에서 거행하는 미사에 참례하러 온다. 미사는 우리를 기다리고 사랑하며 행복하길 바라는 하느님과 즐겁게 지내는 시간이다. 사진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전경.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제공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생기면서 동물 축복을 요청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고 신부님들이 말씀하십니다. 예전에는 인생의 ‘반려자’(伴侶者), 사전적 의미로는 ‘짝이 되는 동무’라고 하여 부부가 서로에게 하는 애정 어린 표현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보다는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의 반려자’는 누구인가요? 특히 믿음의 차원에서는 삼위일체 하느님이 아닐까 합니다. 이승뿐만 아니라 저승까지도 함께 하는 생명의 반려자는 하느님이시겠지요.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그분을 만나러 적어도 주일마다 성당에서 거행하는 미사에 참석하러 옵니다.
그렇다면 세상과 자연이라는 공간과 일상이라는 시간에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없을까요? 물론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은 늘 우리를 만나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현존을 보다 더 잘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하느님 스스로가 정해주셨습니다. 인류를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양이 되시어 십자가에서 아버지 하느님께 바쳐진 예수님은 “안식일이 지나고 주간 첫날”(마태 28,1)에 부활하여 인류의 참된 주인인 ‘주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날을 ‘주님의 날’이라는 “주일”(묵시 1,10)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인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에 따라 그분의 제자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날에 모여서 그분이 명한 예식을 행하면서 그분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을 기념하고 그분의 말씀과 행적을 알리며 그분이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도록 인도했습니다.(마태 28,20 참조)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사도 11,26)이라고 불렸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신자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입문 예식, 곧 세례가 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서 아담으로부터 이어진 원죄와 자신이 지은 본죄에서 벗어나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세례명’이라는 새 이름을 받습니다. 세례 예식을 통해 마귀를 끊어버리고 하느님을 굳게 믿겠다고 고백합니다. 교부 시대에는 마귀를 끊어버림은 서쪽을 바라보고 하며, 신앙고백은 동쪽을 바라보며 했는데, 이는 태양이 세상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상징했기 때문입니다. 흰옷은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를 새옷으로 입었습니다”(갈라 3,27)라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새로운 사람이 됨을 의미합니다. 파스카 초에서 세례 초에 불을 당겨서 대부모를 통하여 새 세례자에게 전해주는 것은 어두움에 빛을, 냉기가 위협하는 세상에 온기를 전해줌을 드러냅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은 미사에 참석하여 영원한 반려자이신 하느님과 만나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곧 미사는 우리를 기다리고 사랑하며 행복하길 바라는 하느님과 즐겁게 지내는 시간이지요.
※ 윤종식 신부는 1995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이며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가톨릭신문 /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