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罵·간체자론 骂). ‘욕’ 또는 ‘욕하다’는 뜻의 중국어다. 자전을 찾아보면 ‘욕할 매’자로 나온다.
외국어를 배울 때 교과서나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는 욕을 배우는 재미가 또한 쏠쏠하다. 나라마다 다양한 욕들이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 대체로 ‘가족’이나 ‘성관계’를 뜻하거나 그 둘을 섞은 욕들이 많다. 요즘 말로 ‘패드립(패륜적 드립)’과 ‘섹드립(성적인 드립)’이 듣는 이에게 가장 모욕감을 주고 정신적 동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을 비교하자면 일본 욕은 종류도 몇 안 되고 뜻도 밋밋하다. 한국은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재밌다’. 중국은 한국보다 더 다양하다.
한국에 ‘개새끼’와 ‘쌍시옷이 쓰이는 놈’이 있다면 중국을 대표하는 욕은 왕바단(王八蛋)과 타마더(他媽的)일 것이다.
중국을 안 가본 한국인도 중국 영화를 통해 너무나도 귀에 익숙한 단어들이다.
왕바단은 ‘거북이(王八) 알(蛋)’이란 뜻이다.
이게 왜 욕이 되는지 의아해진다. 중국인들도 몹시 심한 욕으로 인식하지만 어원은 분분하다.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그럴듯한 다수설은 ‘너의 어머니가 바람을 피워 너를 낳았다’는 뜻이다.
중국 민간에선 수컷 자라는 생식행위를 할 수 없어 뱀의 정자를 통해 새끼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왕바(王八)의 다른 뜻으로 ‘바람난 여자의 남편’ 또는 ‘기생집 포주’란 의미도 있다.
나라욕? 한 고조 유방이 가장 먼저 썼다
'타마더(他媽的)'는 문호 루쉰(魯迅)으로부터 '나라 욕(國罵)'이란 칭호를 듣기도 했다. 니마더(你媽的)라고도 쓰고 ‘빌어먹을’ ‘제기랄’ 같은 뉘앙스인데, 직역하면 ‘그의(너의) 어머니의’라는 뜻이다.
이 욕의 원 뜻은 ‘내가 네 어머니와 성관계를 가진다(我與你母親發生性關係)’는 의미다.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이 가장 먼저 사용했다는, 20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욕이란 얘기도 전해진다.
이와 비슷하게 많이 쓰이는 욕으로 차오니마(操你媽)가 있다. 타마더와 거의 같은 뜻인데, 차오(操)는 ‘성관계’를 뜻하는 단어 차오(肏)에서 발음만 빌려왔다.
이런 류의 욕 중 최고봉은 ‘차오니쭈쭝스바다이(操你祖宗十八代·네 18대 조상까지 …)’다.
우리말로 바보, 멍청이 같은 뜻의 욕도 많다. 번단(笨蛋)은 ‘바보야’ 정도의 귀여운 욕이다. 샤과(傻瓜), 다이쯔(呆子)도 바보, 멍텅구리란 뜻이다. 바이츠(白痴), 싼바(三八)도 약간 모자라는 칠푼이 같은 의미다. 훈딴(混蛋·양아치), 화이단(壤蛋·나쁜 놈), 볜타이(變態·변태)도 많이 쓰인다.
‘개새끼’처럼 개에 비유한 욕도 많다. 거우쯔(狗子)나 거우터우(狗頭)는 개새끼란 뜻이다.
거우차이(狗才·무능한 놈), 거우짜중(狗雜種·개잡종), 거우다이푸(狗大夫·돌팔이 의사)도 있다.
토끼에 비유해 거우쯔와 비슷한 뜻으로 쓰는 투짜이쯔(兎崽子·토끼 새끼)도 있다. 개와 토끼는 난교(亂交)를 일삼는 동물이란 인식 때문에 자주 욕설의 도구로 쓰여왔다고 한다.
또 영어 욕을 음차(音借)한 경우로 파커(法克·fuck를 음차), 쉐터(雪特·shit)도 있다.
그 외에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핍박하는 아래와 같은 표현들이 있다. 알아들을 귀는 가져야겠지만, 사용은 가급적 지양하자.
니펑러마(你疯了嗎) 미쳤어?
자오쓰마(找死嗎)/샹쓰마(想死嗎) 죽고 싶나?
훠더부나이판마(活得不耐煩嗎) 살기 싫어?
취쓰바(去死吧) 나가 죽어라.
가이쓰더(該死的) 죽을 놈.
비쭈이(閉嘴) 닥쳐!
군(滾), 취니더(去你的) 꺼져!
비에펑 워저우카이(別碰, 我走開) 얼쩡거리지 말고 꺼져!
관니피스(關你屁事) 네 일이나 잘해.
니스워더판(你是我的飯) 넌 내 밥이야.
췌신옌(缺心眼) 눈이 삐었구나.
팡피(放屁) 헛소리 하고 있네.
션머둥시(什么東西) 뭐 이런 게 다 있어!
글 이충형 전 중앙일보 기자
정리 차이나랩 홍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