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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序文)
사주학에서 활용되는 지지의 형충파해(形沖破害) 이론은 서양 점성학의 행성 간 각도(角度) 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신살론(神殺論)의 배경과도 일치하며, 박영창 교수가 논문에서 말하길 사주학에서 활용된 상당한 이론들이 서양 점성학에서 유래(由來)했다고 주장했는데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을 한다. 신살론(神殺論)의 배경은 행성 간 각도(角度)에서 나오는 압력(壓力)과 배척(排斥) 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각도(角度)로 인해 형성된 형충파해(形沖破害) 이론도 신살론(神殺論)과 그 기반을 공유(共有)한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칠정사여(七政四餘)가 있다.
서양의 점성학(占星學)은 기원전 3천 년경 수메르 문명에서 시작되었으며, 사주학은 남북조(南北朝) 시대 이후에 확립되었다. 서양 점성학이 인도를 거쳐 중국에 전래된 시기는 당나라 시대로 추정되며, 당나라 정원(貞元) 년간에 이필건이라는 바라문교의 제자가 점성학(占星學)인 십일성행력(十一星行曆)을 중국에 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사주학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원천강의 원천강오성삼명지남(袁天綱五星三命指南)이라는 책에서 사주(四柱)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으며, 그 내용을 보면 전반부는 사주학이고 후반부는 점성학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는 사주학과 점성학이 이미 당나라 시대에 융합(融合)되었음을 보여준다.
명리학의 고전인 삼명통회(三命通會)와 명리정종(命理正宗)에서는 서양 점성학의 내용을 다룬 오성술(五星術)이 수록되어 있다. 명리학이 성립되기 전부터 사람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길흉을 점쳤고, 이는 점성학의 발전과 훗날 사주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양의 점성학이 중국에 전래되어 발전한 것이 칠정사여(七政四餘)와 오성학(五星學)이며, 사주명리학의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오성학(五星學)의 구성 이론에서는 오성(五星)에 천간과 지지와 오행을 배정하고 있으며, 이는 십간변요표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도표에서 행성 간의 길흉 작용은 사주의 십신 작용과 일치하며, 천간의 신살(神殺)이 십성(十星)으로 변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주학의 십신(十神)은 이를 받아들여 명리학에 응용한 것이며, 신살(神殺) 이론도 명리학에서 응용되었다. 과거에는 사주학(四柱學)과 오성학(五星學)이 운명학의 쌍벽을 이루었으며, 두 가지 학설에 능통한 사람들이 많았다. 만육오도 그 중에 한 현자(賢者)로 뽑을 수 있는데, 만육오는 그의 삼명통회에서 자기의 사주팔자를 논평한 글이 있다. 바로 오성학의 내용과 사주학의 이론을 함께 다룬 것이다.
‘나의 명(命)은 경인일(庚寅日)이 12월 대한(大寒) 후에 출생하여 태양이 축궁(丑宮) 두 19도에 있고, 천월이덕(天月二德)이 경(庚)에 있으니 일주에 속하고 또 경(庚)에게 축(丑)이 귀인이다. 그러므로 장성부덕(將星扶德), 천을가림(天乙加臨)이다. 경(庚)이 축월(丑月)에 탄생하니 비록 휴(休)이지만 약하지 않다. 년이 임오(壬午)이니 본즉, 왕(旺)이고, 시(時)가 병술(丙戌)이니 사주에 편관이 있다. 그러므로 병형(兵刑)을 담당하였고, 청대(淸臺)의 벼슬을 했지만, 일주가 휴폐(休廢)하였기 때문에 벼슬이 크지 않았다.
이와 같은 만육오의 간명에서는 오늘날의 사주학이 신살을 어떠한 방향으로 연구해야 할지를 암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천문(天門)에 능통한 대현자(大賢者)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현자(賢者)를 손꼽아 찾기 어렵다. 그 중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명리학에서는 천문(天門) 신살(神殺)을 아류(亞流)로 보기 때문이라는 추측(推測)도 있다. 그래서 사주학(四柱學)의 부족한 면을 스스로 깨닫고 채우려고 하는 학인(學人)이라면 오성학(五星學)의 신살론(神殺論)이 대안(代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성학(五星學)으로 대변(代辯)이 되는 신살론(神殺論)을 학습하여 통변술(通辯術)에 응용한다면 마치 천문지리를 통달(通達)한 현자(賢者)와 같은 고귀(高貴)한 길로 첫 발을 딛게 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갑진년(甲辰年) 신미월(辛未月) 갑술일(甲戌日)
갑진(甲辰) 배상(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