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는 결합도 되고 해체도 된다. 긍정이 있으면 부정이,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원본이 있으면 복제본이, 내부가 있으면 외부가, 공격이 있으면 방어가 있다. 서구 구조주의는 부정, 그림자, 복제본, 외부, 방어에 주목하는 해체지향적 사고다. 방향이 틀렸다.
자연은 선결합 후해체, 선탄생 후죽음, 선섭취 후배설이다. 결합되지 않은 것은 해체할 수 없고, 탄생하지 않은 것은 사망할 수 없고, 먹지 않은 것은 배설할 수 없다. 결합과 해체는 둘 다 필요하지만 절대로 결합이 먼저 길을 열고 해체는 뒤에서 보조한다.
왜 방향이 틀려버렸을까? 계 내부의 밸런스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원들의 공유결합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공유한다는 뜻이다. 독립적 존재는 우주 안에 없다. 식물은 흙을 붙잡고 지구를 공유한다. 흙 없이는 살 수 없다.
자동차는 기름 없이 갈 수 없고, 사람은 중력 없이 걸을 수 없다. 반드시 의지하고 결합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그것은 무조건 있다. 모든 탄생한 사람은 부모가 있다. 살았거나 죽었거나 있다. 태초의 빅뱅과 연결되지 않은 별도 존재는 없다.
시선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해체에서 결합, 부정에서 긍정, 단절에서 연결, 복제본에서 원본, 그림자에서 빛, 부분에서 전체, 물질에서 에너지, 개체에서 환경, 사물에서 사건, 개인에서 집단의 더 높은 단계에서 사유의 지평을 열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