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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102수 감상
1 李白:淸平調三首之一
雲想衣裳花想容 구름 보면 님의 옷 생각나고, 꽃 보면 님의 얼굴 떠올라
春風拂檻露華濃 봄바람 창문에 불고, 이슬이 무거워졌네
若非群玉山頭見 군옥산 머리에서 만나지 못했어도
會向瑤臺月下逢 필경요대달빛아래에서는 님을 만나리라
2 王維:秋夜曲
桂魄初生秋露微 초승달 떠오르자 가을 이슬 희미하고
輕羅已薄未更衣 가벼운 비단옷 한기 느끼지만 다른 옷 껴입지 않았네
銀箏夜久殷勤弄 은쟁을 밤새도록 은근히 타면서
心怯空房不忍歸 빈방에 들어가기 겁나 차마 들어갈 수 없어라
3 王維:渭城曲
渭城朝雨浥輕塵 위성 땅의 보슬비 먼지를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 주막집의 푸른 버들 더욱 산뜻하여라
勸君更盡一杯酒 그대에게 다시 한잔 술 권하니
西出陽關無故人 서쪽 양관 땅으로 가면 친구도 없을 것이네
4 無名氏:雜詩
近寒食雨草萋萋 가까이 비 내려 풀은 무성하고
著麥苗風柳映堤 보리 싹은 바람 받고 벼들은 둑에 비치네
等是有家歸未得 모두 다 집 있어도 돌아가지 못하나니
杜鵑休向耳邊啼 두견새야 귓가에서 울지를 말아다오
5 張泌:寄人
別夢依依到謝家 이별하고 못 잊어 그대집을 꿈길따라 갔더니
小廊回合曲闌斜 구부러진 소랑에 난간은 비스듬하여라
多情只有春庭月 다정한 봄 동산의 달빛이
猶爲離人照落花 그래도 날 위해 낙화위에 비춰주네
6 韋庄:金陵圖
江雨霏霏江草齊 보슬비 강에 내리고, 풀은 푸른데
六朝如夢鳥空啼 육조는 꿈만 같이 아득하고 부질없이 새만 운다
無情最是台城柳 저 무정한 누대와 성의 버들은
依舊煙籠十里堤 옛날처럼 십 리 뚝을 안개인 듯 감쌌구나
7 鄭畋:馬嵬坡
玄宗回馬楊妃死 양귀비 죽고 난 뒤 현종이 돌아올 때
云雨難忘日月新 옛 정을 잊지 못했건만 일월은 여전했으리라
終是聖明天子事 죽음 그 처사는 성명한 천자의 처사라 하지만
景陽宮井又何人 경양궁 우물에 빠질 자 또 누구랴I
8 溫庭筠:瑤瑟怨
冰簟銀床夢不成 서늘한 대자리 은 침삼에도 잠 못 이루는데
碧天如水夜云輕 푸른하늘 물처럼 맑고 밤구름 가벼워요
雁聲遠過瀟湘去 기러기 멀리 소상가를 지나가고
十二樓中月自明 십이루의 달만 절로 밝아요
9 李商隱:嫦娥
云母屛風燭影深 운모병풍의 촛불 그림자 깊어가는데
長河漸落曉星沈 은하수 점점 기울고 새벽별 잠기네
嫦娥應悔偸靈藥 항아는 응당 불사약 훔친 일 후회하여
碧海靑天夜夜心 푸른 하늘에 밤마다 마음 아프리라
10李商隱:夜雨寄北
君問歸期未有期 당신이 돌아올 날 묻지만 기약할 수 없는데
巴山夜雨漲秋池 파산 밤비에 가을 연못 불어났네
何當共剪西窗燭 그 언제 당신과 서창아래서 촛불심지 자르며
卻話巴山夜雨時 파산 밤비 내릴 때 함께 얘기 나눌까
11 杜牧:金谷園
繁華事散逐香塵 번화했던 옛일은 티끌따라 흩어지고
流水無情草自春 무정한 강물 흐르고 풀은 절로 봄이구나
日暮東風怨啼鳥 동풍불고 해지는 가운데 원망스럽게 새가 우는데
落花猶似墜樓人 낙화는 록주처럼 떨어지네
12 杜牧:贈別二首之一
娉娉裊裊十三餘 예쁘고 가냘픈 열서너 살 아가씨
豆蔲梢頭二月初 이월초 고개내민 육두구의 꽃가지 같아라
春風十里揚州路 양주성 십리에 봄바람 부는데
卷上珠帘總不如 주렴을 들쳐보아도 너 보단 못하리라
13 杜牧:秋夕
銀燭秋光冷畫屛 가을밤 은촛불 고운 병풍에 차가운데
輕羅小扇扑流螢 가벼운 부채로 반딧불을 잡는다
天階夜色涼如水 서울 거리 밤모습 물처럼 서늘한데
坐看牽牛織女星 앉아 견우 직녀성을 바라보네
14 杜牧:寄揚州韓綽判官
靑山隱隱水迢迢 청산은 흐릿하고 강물 멀리 흘러가는데
秋盡江南草未凋 가을 다한 강남엔 풀도 시들지 않았으리
二十四橋明月夜 이십사교 다리 위 밝은 달 비치는 밤
玉人何處敎吹簫 그대는 어디선가 퉁소부는것 가르치겠네
15 杜牧:泊秦淮
煙籠寒水月籠沙 찬 강에 안개드리우고 달빛은 모래를 덮었는데
夜泊秦淮近酒家 밤에 진회의 술집 근처에 머물렀네
商女不知亡國恨 기생들 망국의 한 담긴 것도 모른체
隔江猶唱後庭花 강건너서 후정화 노래 부르네
16 朱慶餘:近試上張水部
洞房昨夜停紅燭 간밤에 침방에선 빨간촛불 켰구요
待曉堂前拜舅姑 다음날 아침엔 시부모님께 문안인사 올려요
妝罷低聲問夫婿 화장마치고 나직한 목소리로 신랑에게
畵眉深淺入時無 제 화장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아요
17 張祜:題金陵渡
金陵津渡小山樓 금릉의 나루터의 소산루에는
一宿行人自可愁 하룻밤 묵어가는 행인들 근심에 잠겨있네
潮落夜江斜月里 낙조한 밤 강물에 달빛이 비스듬한데
兩三星火是瓜州 두세 점 불 비친 곳 과주라네
18 張祜:集靈台二首之二
虢國夫人承主恩 괵국부인 임금의 은총을 받은 덕에
平明騎馬入宮門 매일 아침 말 타고 궁문을 들어서네
卻嫌脂粉汚顔色 분, 연지도 얼굴색을 더럽힐까 꺼리어서
淡掃蛾眉朝至尊 두 눈썹만 슬쩍 긋고 임금님을 뵈옵더라
19 白居易:後宮詞
淚濕羅巾夢不成 눈물에 수건이 젖어도 꿈을 이루지 못하는데
夜深前殿按歌聲 밤이 깊도록 앞 궁궐에는 노래 소리만 흥겹구나
紅顔未老恩先斷 홍안은 늙지 않았으나 은혜 먼저 끊겼으니
斜倚薰籠坐到明 훈롱에 기댄 채 앉아서 새벽을 맞는구나
20 劉禹錫:春詞
新妝宜面下朱樓 얼굴에 어울리게 새로이 화장하고 누에서 내려오니
深鎖春光一院愁 깊은 궁중은 봄볕에 잠기고 온 집엔 근심이 일더라
行到中庭數花朵 뜰을 거닐어 몇 송이 꽃 가운데에 이르니
蜻蜓飛上玉搔頭 잠자리 한 마리 날아와 옥비녀에 앉더라
21 顧況:宮詞
玉樓天半起笙歌 하늘 높이 솟은 옥루 생황 노래 일어나고
風送宮嬪笑語和 궁빈들의 웃음소리 바람에 실려 오누나
月殿影開聞夜漏 달빛에 그림자 걷히매 누수소리 들려오고
水晶帘卷近秋河 수정렴을 말아드니 은하수가 가까와라
22 劉方平:春怨
紗窓日落漸黃昏 사창에 해는 지고 황혼은 가까운데
金屋無人見淚痕 규방에는 찾아오는 사람 없고 눈물 흔적만 보인다
寂寞空庭春欲晩 적막한 빈 뜰에 봄은 가고자 하고
梨花滿地不開門 배꽃은 떨어져 뒹굴어도 문은 열지를 않는다
23 劉方平:月夜
更深月色半人家 밤 깊어 달빛 반쯤 집안에 들어
北斗闌干南斗斜 북두성 선명하고 남두성 기울었네
今夜偏知春氣暖 오늘밤에야 봄 날씨 따뜻한 줄 알았고
虫聲新透綠窗紗 벌레 소리 처음으로 푸른 사창을 뚫고 드네
24 張繼:楓橋夜泊
月落烏啼霜滿天 달은 지고 까마귀울고 서리는 하늘에 가득한데
江楓漁火對愁眠 강가 단풍나무 고기잡이 횃불 탓에 시름 겨워 잠 못이루는데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 밖 한산사
夜半鐘聲到客船 한 밤의 종소리 배에까지 들려오네
25 韋應物:滁州西澗
獨憐幽草澗邊生 시냇가에서 자라는 그윽한 풀 혼자 사랑하는데
上有黃鸝深樹鳴 머리 위 꾀꼬리 나무숲에 숨어 우는 구나
春潮帶雨晩來急 봄비 실은 저녁 밀물 다급하게 닥치는데
野渡無人舟自橫 들판 나루터에는 사람 없어 배만 가로 떠 있구나
26 王昌齡:閨怨
閨中少婦不知愁 집안의 아낙네 근심도 하지 않고서
春日凝妝上翠樓 봄날에 짙은 화장하고 누대에 오르네
忽見陌頭楊柳色 홀연히 길가의 버들빛 바라보고
悔敎夫婿覓封侯 남편더러 공명찾아 가게 한 일 후회하네
27 王維:九月九日憶山東兄弟
獨在異鄕爲異客 홀로 타향에 나그네 되어
每逢佳節倍思親 매번명절 때 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더욱 간절하여라
遙知兄弟登高處 멀리 있는 형제들 높은 산 올라서 깨달으리라
遍揷茱萸少一人 수유 머리에 꽂고서 한 사람 적어진 것을
28 張旭:桃花溪
隱隱飛橋隔野煙 은은한 다리가 아지랑이 피는 가운데 보이고
石磯西畔問漁船 서쪽 밭두둑 바위에서 고깃배 묻네
桃花盡日隨流水 하루종일 복숭아꽃 물결따라 떠오는데
洞在淸溪何處邊 맑은 시냇물 그 어디쯤에 도화동이 있을까
29 李益:江南曲
嫁得瞿塘賈 구당의 장사꾼에 시집을 갔더니
朝朝誤妾期 날마다 나와의 약속 그르쳤어요
早知潮有信 일찍이 조수가 믿음 있는 줄 알았더라면
嫁與弄潮兒 조수를 아는 청년에게 시집갈 것을
30李白:玉階怨
玉階生白露 옥계에 맺히는 흰 이슬
夜久侵羅襪 밤 깊자 비단 버선에 스며든다
卻下水晶帘 돌아와 수정렴 내리고서
玲瓏望秋月 영롱한 가을 달 바라본다
31 賈島:尋隱者不遇
松下問童子 소나무 아래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采藥去 스승님께서는 약초를 캐러 가셨습니다
只在此山中 다만 이 산 가운데 계시겠지만
云深不知處 구름이 깊어 어디 계신지 모릅니다
32 柳宗元:江雪
千山鳥飛絶 온 산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 온 길엔 사람 하나 자취 없네
孤舟蓑笠翁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 눈 내린 차가운 강 위에서 홀로 낚시하네
33 權德輿:玉臺體
昨夜裙帶解 어제밤에 치마띠가 풀리고
今朝蟢子飛 오늘 아침에 갈거미가 날드라
鉛華不可棄 연화는 가히 버리지 못하고
莫是蒿砧歸 호침에 돌아오지 않더라
34 王建:新嫁娘
三日入廚下 시집온 지 사흘째라 부엌으로 들어가
洗手作羹湯 손 씻고서 국을 끓이고 있다
未諳姑食性 아직 시어머니 식성을 알 길이 없어
先遣小姑嘗 우선 올케에게 맛이 어떤지 보게 하고 있다
35 韋應物:秋夜寄邱員外
懷君屬秋夜 그대 그리운 가을밤
散步詠涼天 서늘한 하늘 아래 거닐며 시 읊네
空山松子落 텅 빈 산속에 솔방울 떨어지네
幽人應未眠 그대도 응당 잠 못 이룰 것이네
36 劉長卿:送靈澈
蒼蒼竹林寺 푸르고 푸른 죽림사에서
杳杳鐘聲晩 아득하게 늦은 종소리 들려오네
荷笠帶斜陽 삿갓쓰고 석양을 등진채
靑山獨歸遠 청산에 홀로 먼 길 가는구려
37 李白:怨情
美人卷珠帘 미인이 주렴을 걷고서
深坐蹙蛾眉 멍하니 앉아 눈썹을 찡그리네
但見淚痕濕 눈물 젖은 것을 보아도
不知心恨誰 누구를 그리워하며 원망하는지 모르겠네
38 李白:夜思
床前明月光 침상 앞의 밝은 달빛을
疑是地上霜 땅에 내린 서리인 듯 의심하네
擧頭望明月 머리 들어 밝은 달 바라보고
低頭思故鄕 머리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39 孟浩然:春曉
春眠不覺曉 봄잠에서 날 새는 줄을 몰랐더니
處處聞啼鳥 곳곳에서 새들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 간밤에 비바람 소리 나더니
花落知多少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40 孟浩然:宿建德江
移舟泊煙渚 배를 옮겨 물안개의 물가에 대고
日暮客愁新 해가 저물어 나그네의 시름 새롭다
野曠天低樹 들이 넓어 하늘은 나무로 내려오고
江淸月近人 강은 맑아 달만이 사람과 친해지네
41 王維:雜詩
君自故鄕來 그대는 고향에서 왔으니
應知故鄕事 응당 고향일을 알리라
來日綺窗前 오던 날 창 앞에
寒梅著花未 차가운 매화 피었을까 말까
42 王維:竹里館
獨坐幽篁里 홀로 깊은 대숲 속에 앉아
彈琴復長嘯 거문고 타다가 다시 긴 휘파람을 부네
深林人不知 깊은 수풀 사람들 모르는데
明月來相照 밝은 달은 찾아와서 비춰주네
43 王維:鹿柴
空山不見人 텅 빈 산에 사람 보이지 않고
但聞人語響 다만 두런두런 말소리만 들리네
返景入深林 석양에 비친 햇빛 깊은 숲에 들어오더니
復照靑苔上 다시 푸른 이끼를 비추네
44 秦韜玉:貧女
蓬門未識綺羅香 가난한 집 처녀 비단옷도 알지 못하고
擬托良媒益自傷 중매 부탁하려니 도리어 마음만 아프네
誰愛風流高格調 비록 풍류스런 격조를 사랑하지만
共憐時世儉梳妝 남들처럼 시대의 가난함 알아 소박하게 꾸며요
敢將十指夸針巧 감히 열 손가락 바느질 자랑하지만
不把雙眉斗畫長 두 눈썹 치켜세워 화장을 자랑하지 않네
苦恨年年壓金線 한스럽다! 해마다 수놓아 눌러 놓은 옷
爲他人作嫁衣裳 다른 처녀 시집가는 데 쓰이었다오
45 李商隱:無題
相見時難別亦難 서로 만나기 어렵더니 헤어지는 것 또한 어렵네
東風無力百花殘 동풍이 힘이 없어 온갖 꽃이 다 시든다
春蠶到死絲方盡 봄누에 죽어가야 실을 다 뿜어내고
蠟炬成灰淚始乾 초는 타서 재가 되어 눈물 말라드네
曉鏡但愁云鬢改 새벽 거울 보니 근심에 검은 머리 희어지고
夜吟應覺月光寒 저녁 노래에 응당 달빛 차가움 깨닫네
蓬萊此去無多路 봉래산은 여기서 많이 먼 길 아니니
靑鳥殷勤爲探看 파랑새야 은근히 가서 보고 전해다오
46 元稹:遣悲懷三首之一
謝公最小偏憐女 사공의 가장 어리고 귀여운 딸
自嫁黔婁百事乖 스스로 黔婁에게 시집와서 百事가 다 어그러지더라
顧我無衣搜藎篋 나를 돌아보고 옷 없으니 옷상자 들추고
泥他沽酒拔金釵 나를 달래어 술사라고 비녀를 뽑고
野蔬充膳甘長藿 채소에 배를 콩잎도 달게 먹으며
落葉添薪仰古槐 낙옆으로 불을 때고자 고목만 쳐다보던 아내여
今日俸錢過十萬 오늘날은 봉급이 십만이 넘으니
與君營奠復營齋 그대에게 제사하고 또 제사하여 바치리라
47 韋應物:寄李儋元錫
去年花里逢君別 지난해 꽃 속에서 그대 만나 이별하고
今日花開又一年 오늘 다시 꽃이 피니 또 한 해 가는구나
世事茫茫難自料 세상일들 아득하여 짐작하기 어렵고
春愁黯黯獨成眠 봄 근심 캄캄하여 홀로 잠을 이루네
身多疾病思田里 몸에는 병이 많아 전원을 그리고
邑有流亡愧俸錢 읍에는 유망하는 백성 있어 봉급받기 부끄럽구나
聞道欲來相問訊 듣건대 그대 와서 얘기하고 싶다는데
西樓望月几回圓 서루에서 기다릴 제 몇 번이나 저 달 둥글어야 하려나
48 杜甫:詠懷古跡五首之三
群山萬壑赴荊門 뭇 산과 골짝 지나 형문에 가게 되면
生長明妃尙有村 명비가 나서 자란 옛 마을 아직 있네
一去紫台連朔漠 한 번 가서 자금성과 북방사막 이었나니
獨留靑塚向黃昏 홀로 남은 푸른 무덤 황혼 빛을 바라보네
畫圖省識春風面 그림만 보고서 춘화 용모 알았더냐
環佩空歸月下魂 달밤에 돌아온 넋 패물소리 뿐이었네
千載琵琶作胡語 천년의 비파소리 흉노인들 곡이지만
分明怨恨曲中論 분명한 그 원한은 가락속에 담겨있네
49 杜甫:閣夜
歲暮陰陽催短景 한해는 저물고 일월은 짧은 광경을 재촉하고
天涯霜雪霽寒霄 하늘 끝의 진눈깨비 내린 밤 차가운데
五更鼓角聲悲壯 오경에 고각 소리가 비장하고
三峽星河影動搖 삼협의 별과 은하 그 빛이 영롱하네
野哭千家聞戰伐 들에서는 곡하는 소리 집집마다 전쟁소식 들리고
夷歌數處起漁樵 어부와 나무꾼들의 노랫소리 몇 곳에서 들려오네
臥龍躍馬終黃土 와룡선생 약마공도 끝내 황토되었으니
人事音書漫寂寥 인생사 적막하고 쓸쓸한데 편지 온들 무슨 상관이랴
50杜甫:宿府
淸秋幕府井梧寒 맑은 가을 막부의 우물가 오동나무 차가운데
獨宿江城蠟炬殘 강성에 홀로 자려니 촛불은 가물가물
永夜角聲悲自語 긴 밤 호각소리, 슬픔을 스스로 말하듯
中天月色好誰看 중천에 뜬 달은 누구있어 보아줄까?
風塵荏苒音書絶 난리에 세월은 흘러도 편지는 끊기고
關塞蕭條行陸難 변방은 쓸쓸한데 가는 길 어려워라
已忍伶俜十年事 내 이미 영락하여 외로이 십년을 견디다가
强移棲息一枝安 억지로 몸 붙여서 겨우겨우 살아간다네
51 杜甫:野望
西山白雪三城戍 서산에는 흰눈 쌓인 삼성수요
南浦淸江萬里橋 남포에는 청강에다 비껴있는 만리교라
海內風塵諸弟隔 온 나라 전쟁통에 여러 아우 이별하고
天涯涕淚一身遙 하늘 끝 멀리서 이 한 몸 눈물짓네
唯將遲暮供多病 오로지 늘그막에 병마저 많은 신세
未有涓埃答聖朝 성조의 은혜에 조금도 보답하지 못하누나
跨馬出郊時極目 말 타고 교외에 나가 저 끝까지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 나날이 쓸쓸한 인생살이 감당하기 어려워라
52 王維:積雨輞川莊作
積雨空林煙火遲 장마에 숲에선 불도 늦게 타는데
蒸藜炊黍餉東菑 수수밥 기장밥 지어 동편 밭으로 보낸다
漠漠水田飛白鷺 펼쳐진 논에서는 백로가 날아들고
陰陰夏木囀黃鸝 그늘진 여름 나무 꾀꼬리 지저귄다
山中習靜觀朝槿 산중에선 정관을 익혀 아침의 무광화 바라보고
松下淸齋折露葵 소나무 아래 깨끗한 음식 장만하여 이슬맞은 아욱을 뜯는다
野老與人爭席罷 이 늙은이 자리다툼 끝냈는데
海鷗何事更相疑 갈매기는 무슨 일로 나를 의심하느냐
53 李白 : 登金陵鳳凰臺
鳳凰臺上鳳凰遊 봉황대 위에 봉황새가 노닐더니
鳳去臺空江自流 봉황 간 빈 누대 곁에 강물만 흐르네
吳宮花草埋幽徑 오왕국의 꽃과 풀에 아늑한 길 묻히었고
晉代衣冠成古丘 진나라의 고관귀인 옛 무덤을 이루었네
三山半落靑天外 하늘 밖의 세 산봉우리 구름속에 잠겼고
二水中分白鷺洲 강 복판의 백로주는 물을 갈아 놓았네
總爲浮雲能蔽日 뜬 구름 언제나 백일을 가리워서
長安不見使人愁 장안성 안보여 시름만 자아내네
54 崔顥:黃鶴樓
昔人已乘黃鶴去 옛 사람 황학타고 이미 가버려
此地空餘黃鶴樓 땅에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 한 번 간 황학은 다시 오지 않고
白云千載空悠悠 흰 구름 천년을 유유히 떠 있네
晴川歷歷漢陽樹 개인 날 강에는 한양수가 뚜렷하고
芳草萋萋鸚鵡洲 앵무주에는 고운 풀이 우거졌네
日暮鄕關何處是 해 저무는데 고향이 어디인가
煙波江上使人愁 안개낀 강가에 근심만 이는 구나
55 僧皎然:尋陸鴻漸不遇
移家雖帶郭 옮겨간 집 비록 성곽을 띠었으나
野徑入桑麻 들길에 뽕밭 삼밭을 지나더라
近種籬邊菊 울타리 옆 가까이에 국화를 심었는데
秋來未著花 가을이 와도 아직 꽃은 피지 않았네
扣門無犬吠 문을 두드려도 짖는 개도 없어
欲去問西家 가려하다가 이웃집에 물었네
報到山中去 대답하여 하는 말 산 속으로 갔는데
歸來每日斜 돌아올 땐 매양 해가 저문다고
56 崔涂:孤雁
几行歸塞盡 몇 행렬들 변방으로 다 떠났는데
片影獨何之 외로운 그림자만 홀로 어디로 가는지
暮雨相呼失 해질녘 비에 서로를 잃고 부르느라
寒塘欲下遲 차가운 못에 내려오는 것이 더디구나
渚云低暗渡 물가에 구름은 어둠 속을 가로질러
關月冷相隨 달빛을 가리곤 차갑게 서로를 따르네
未必逢矰繳 반드시 화살 만나지 않으려면
孤飛自可疑 외로이 날며 스스로 조심해야겠구나
57 李商隱:北靑蘿
殘陽西入崦 지는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는데
茅屋訪孤僧 띠집에 외로운 스님을 찾았네
落葉人何在 지는 잎에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寒云路几層 차가운 구름길은 몇 층인가
獨敲初夜磬 홀로 초저녁에 경쇠를 치고
閑倚一枝藤 한가로이 한 개 지팡이에 의지했네
世界微塵里 이 세상은 작은 티끌이거니
吾寧愛與憎 내 어찌 사랑하고 미워하리
58 李商隱:涼思
客去波平檻 손님이 떠나가자 늪 물결은 난간에 찼는데
蟬休露滿枝 매미는 이슬 맺힌 가지에서 울음을 그쳤네
永懷當此節 내 마냥 이 절기에 감회가 깊은 지라
倚立自移時 난간에 기대선 채 때 가는 줄 모른다네
北斗兼春遠 북두는 봄과 함께 멀기도 하거늘
南陵寓使遲 남릉의 서신 사자 떠남도 늦었네
天涯占夢數 천애지각 멀리서 점괘로 해몽할 제
疑誤有新知 타향에서 새 친구 있을까 의심하리라
59 許渾:早秋
遙夜泛淸瑟 소슬한 냉기가 넘치는 긴 가을밤
西風生翠蘿 여라잎 사이로 서풍이 불어친다
殘螢棲玉露 살아남은 반딧불 흰 이슬에 잠기고
早雁拂銀河 일찍 나는 기러기들 은하수를 스치네
高樹曉還密 높은 숲 새벽에 더욱 짙어보이고
遠山晴更多 날 밝으니 먼 산이 한결 또렷해지네
淮南一葉下 회남땅엔 한 조각 낙엽 흩날리고
自覺老煙波 연파에서 늙음을 깨닫도다
60 杜牧:旅宿
旅館無良伴 여관에 좋은 친구 없으니
凝情自悄然 생각에 잠겨 절로 고요하도다
寒燈思舊事 차가운 등불 아래 옛일 생각하다가
斷雁警愁眠 외로운 기러기에 근심스런 잠이 깬다
遠夢歸侵曉 아득한 꿈은 새벽까지 들어오고
家書到隔年 집안 소식은 한 해를 넘기는구나
滄江好煙月 푸른 강은 흐릿한 달이 뜬 좋은 날
門系釣魚船 문 앞에는 고깃배 매여 있겠구나
61 劉脊虛:闕題
道由白云盡 길은 흰구름으로 다하고
春與靑溪長 봄은 푸른 시내와 함께 길다
時有落花至 때때로 낙화가 이르니
遠隋流水香 멀리 흐르는 물 따라와 향기롭다
閑門向山路 조산의 작은 길엔 한가한 문이요
深柳讀書堂 글 읽는 서당엔 짙푸른 버들이라
幽映每白日 나뭇잎 밝은 해를 가리어도
淸輝照衣裳 새어나온 햇볕 옷을 비춘다
62 韓翃:酬程延秋夜卽事見贈
長簟迎風早 긴 대자리에 이른 바람 맞고
空城澹月華 텅 빈 성안엔 달빛만 고요하네
星河秋一雁 가을 밤 은하수에 기러기 한 마리 날고
砧杵夜千家 다듬잇 소리 밤중에 이집 저집 들려온다
節候看應晩 절후로 봐선 응당 늦은 가을인데
心期臥亦賖 마음 속 기약으로 잠이 또한 멀구나
向來吟秀句 줄곧 빼어난 시구를 읊으니
不覺已鳴鴉 이른 새벽 까마귀소리 들리누나
63 錢起:谷口書齋寄楊補闕
泉壑帶茅茨 샘물과 골짜기 띠집에 이어지고
云霞生薜帷 구름과 노을 휘장을 만들었네
竹憐新雨后 대나무는 단비 뒤에 귀여웁고
山愛夕陽時 산은 석양에 사랑스럽다
閑鷺棲常早 한가로운 해오라기는 깃들임이 항상 이르고
秋花落更遲 가을의 꽃들은 떨어짐이 더욱 더디다
家童掃蘿徑 머슴 아이 여라를 쓰나니
昨與故人期 어제 벗과 약속이 있음이라
64 劉長卿:尋南溪常山道人隱居
一路經行處 한 가닥 길로 지나가는 곳
莓苔見履痕 이끼에 발자국 보이네
白云依靜渚 흰 구름은 고요한 물가에 의지하고
春草閉閑門 봄 풀은 한가로운 문을 닫았네
過雨看松色 비온 뒤 솔빛 바라보며
隨山到水源 산 따라 물의 근원에 닿았네
溪花與禪意 시냇가의 꽃 선정의 뜻
相對亦忘言 서로 바라보며 또한 말을 잊었네
65 劉長卿:餞別王十一南游
望君煙水闊 그대 바라보니 안개 낀 강물은 넓은데
揮手淚沾巾 손 흔들어 전송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飛鳥沒何處 나는 새 어느 곳으로 사라지는지
靑山空向人 청산만 부질없이 사람을 향하는구나
長江一帆遠 긴 강에 한 척의 배는 멀고
落日五湖春 지는 해에 왕호에는 봄이 드네
誰見汀洲上 누구있어 내 지금 정주에서
相思愁白蘋 상사에 시름하며 백빈 바라봄을 알겠는가
66 孟浩然:早寒江上有懷
木落雁南渡 나뭇잎 떨어지고 기러기도 강남 가는데
北風江上寒 북풍이 불어오니 강물은 더욱 차갑네
我家襄水曲 내 집은 양수의 굽이진 곳에 있나니
遙隔楚云端 멀고 먼 초나라 하늘 한 끝에 떨어졌네
鄕淚客中盡 향수의 눈물을 객지에서 다 흘리매
孤帆天際看 하늘가 외딴 돛배 멀리서 바라보노라
迷津欲有問 나루터를 못찾아 뱃길을 물으려하니
平海夕漫漫 고요한 바다에 저녁빛 아득하네
67 孟浩然:過故人莊
故人具雞黍 벗은 술과 안주 준비하고서
邀我至田家 나를 맞아 전가에 이르렀네
綠樹村邊合 푸른 나무 마을 옆에 무성하고
靑山郭外斜 청산은 성밖에 기울었네
開軒面場圃 창문 열어 넓은 마당 대하고
把酒話桑麻 잔 들고 성마얘기하네
待到重陽日 중양절 기다렸다가
還來就菊花 다시 와 국화꽃 즐기자세
68 孟浩然:歲暮歸南山
北闕休上書 조정에 올릴 글이 없어져
南山歸敝廬 남산 옛집에 돌아왔네
不才明主棄 재주 없어 현명한 임금의 버림을 받고
多病故人疏 병이 많아 친구마저 멀어졌네
白發催年老 백발은 늙어감을 재촉하고
靑陽逼歲除 봄은 세밑에 다가오네
永懷愁不寐 시름을 가득 안고 잠 못 이루는데
松月夜窗墟 소나무의 달이 창에 비쳐드는구나
69 王維:過香積寺
不知香積寺 향적사를 알지 못하고서
數里入云峰 구름 걸린 봉우리 몇 리를 들어가네
古木無人徑 고목 우거져 다니는 길 없는데
深山何處鐘 깊은 산 어디선가 종소리 들려오네
泉聲咽危石 샘물은 가파른 바위에서 목메어 울고
日色冷靑松 햇빛은 푸른 소나무에 싸늘하다
薄暮空潭曲 초저녁 인적 없는 연못가에서
安禪制毒龍 안선하여 독룡을 제어하리라
70 王維:山居秋暝
空山新雨后 쓸쓸한 산에 비 내린 후
天氣晩來秋 저녁 무렵 날씨는 가을이 되는 구나
明月松間照 밝은 달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淸泉石上流 맑은 샘 돌 위를 흐른다
竹喧歸浣女 대숲 시끄럽더니 빨래하던 처녀 돌아오고
蓮動下漁舟 연꽃 움직이더니 고기잡이배 내려간다
隨意春芳歇 제멋대로 자란 풀 시들어가는데
王孫自可留 왕손은 제 홀로 머물만 하구나
71 杜甫:登岳陽樓
昔聞洞庭水 옛날에 동정수를 들었드니
今上岳陽樓 오늘에 악양루를 올랐어라
吳楚東南坼 오와 초는 동남으로 갈라지고
乾坤日夜浮 하늘과 땅은 밤낮으로 떠 있네
親朋無一字 친한 벗 한자의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 늙고 병든 몸 외로운 배만 남았네
戎馬關山北 중원 땅에 계속하여 전쟁이니
憑軒涕泗流 난간에 기대니 눈물만 흐르네
72 杜甫:月夜憶舍弟
戍鼓斷人行 수자리 북이 울려 사람 발길이 끊겼는데
秋邊一雁聲 변방의 가을 외기러기 울면서 날아간다
露從今夜白 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라니
月是故鄕明 저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라
有弟皆分散 동생들 있어도 모두 다 흩어졌거니와
無家問死生 살았느지 죽었는지 물을 집도 아주 없고
寄書長不達 편지 보내어도 먼 길 닿지를 못하고
況乃未休兵 하물며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음에랴
73 杜甫:春望
國破山河在나라가 망했어도 산과 강은 남아있고
城春草木深 봄 성터에 풀과 숲은 무성하여라
感時花濺淚 시대를 느껴 꽃보고도 눈물 흐르고
恨別鳥驚心 이별이 한스러워 새를 보고도 놀란다네
烽火連三月 봉화 불은 석달을 이어지니
家書抵萬金 집에서 온 편지는 만금의 값어치를 지녔네
白頭搔更短 흰 머리 긁을수록 더욱 적어져
渾欲不勝簪 비녀도 못 꽂게 되는 구나
74 杜甫:月夜
今夜鄜州月 이 밤에 녹주에 비친 저 달을
閨中只獨看 아내는 홀로 쳐다보고 있겠지
遙憐小兒女 아련하게 떠오르는 딸아이들은
未解憶長安 장안 그리워하는 어미 마음 모르겠지
香霧云鬟濕 밤안개에 아내의 머리카락 젖을 것이며
淸輝玉臂寒 맑은 달빛 아래 고운팔은 차가우리라
何時倚虛幌 언제나 인기척 없는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 마주보며 눈물자국 닦아주리
75 李白:送友人
靑山橫北郭 청산은 북쪽성을 가로질렀고
白水繞東城 흰 물길은 동쪽성을 돌아흐르네
此地一爲別 이 땅에서 한 번 이별하고
孤蓬萬里征 외롭게 만리길을 떠난다네
浮云游子意 뜬 구름은 떠나가는 그대의 마음같고
落日故人情 지는 해는 옛사랑의 정일세
揮手自茲去 손흔들며 이곳에서 떠나가니
蕭蕭班馬鳴 울면서 말이부리를 떠나간다네
76常建:題破山寺后禪院
淸晨入古寺이른 아침 절에 들어서니
初日照高林 방금 솟은 아침해 높은 숲에 비추네
曲徑通幽處 굽은 길은 그윽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 꽃나무 깊은 곳에 선방이 있다네
山光悅鳥性 뭇 새들은 산빛을 즐기고
潭影空人心 사람 마음 연못에 비춰 텅 비운다네
萬籟此俱寂 세상 모든 것이 다 고요한 속에
惟餘鐘磬音 오직 종소리만 들려오네
77 杜審言:和晉陵路丞早春游望
獨有宦游人 홀로 객지에서 벼슬하는 몸
偏驚物候新 경물도 기후의 새로움에 의외로 놀란다네
云霞出海曙 구름과 노을이 바다에서 나오는 새벽이요
梅柳渡江春 매화와 버들이 강을 건너는 봄이라네
淑氣催黃鳥 봄기운 꾀꼬리 울기 재촉하고
晴光轉綠蘋 개인 햇볕은 녹빈으로 옮겨 비추네
忽聞歌古調 홀연히 옛가락 듣노라니
歸思欲沾巾 돌아가고픈 마음일어 눈물이 나려하네
78 杜甫:兵車行
車轔轔馬蕭蕭 수레는 삐걱삑걱, 말은 히힝 거리고
行人弓箭各在腰 출정하는 군인의 활과 화살 허리에 찼구나
耶娘妻子走相送 부모와 처자가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 티끌에 함양교 보이지 않네
牽衣頓足攔道哭 옷부들고 발구르며 길을 막고 우는데
哭聲直上干云霄 그 울음소리 곧바로 먼 하늘까지 사무치네
道旁過者問行人 지나가는 사람 군인 한테 물어보건데
行人但云點行頻 군인하는말 징집이 잦다요
或從十五北防河 어떤이는 십오에 북으로 황하 시키다가
便至四十西營田 마흔살 되어 서쪽의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 떠날 때 이장이 준 수건을 머리에 매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 돌아올때 백발인데 곧 또다시 변방에 가네
邊亭流血成海水 변방의 흘린피는 바닷물을 이루고
武皇開邊意未已 황제의 정벌 야욕 그치지 않는다고
君不聞漢家山東二百州그대는 산동이백주가 모든 고을마다
千村萬落生荊杞 잡초 우거졌음을 듣지 못하였소
縱有健婦把鋤犂 비록 건강한 아낙이 김을 매더라도
禾生隴畝無東西 고랑마다 곡식들 제멋대로 자란다오
況復秦兵耐苦戰 하물며 다시 진나라 군사들의 고전을 참아가며
被驅不異犬與雞 쫓겨가는 모습 개, 닭과 다를바 없다오
長者雖有問 어쩌다 어른께서 물으시지만
役夫敢申恨 제 어찌 속사정 말씀드릴수 있으리오
且如今年冬 올해 겨울이 되더라도
未休關西卒 관서의 병졸들 쉴 수 없다오
縣官急索租 현의 관리들은 세금을 독촉하지만
租稅從何出 세금이 어디서 나올거냐?
信知生男惡 참으로 남자아이 낳으면 미움받고
反是生女好 딸아이 낳으면 귀여움 받음을 알겠네
生女猶得嫁比鄰 딸아이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 보낼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 남자아이 낳아 잡초속에 묻히고 만다네
君不見靑海頭 그대는 청해가에
古來白骨無人收 예로부터 백골을 거둘사람 보지 못했소
新鬼煩冤舊鬼哭 새 귀신 원통 호소하고 옛 귀신들 울고
天陰雨濕聲啾啾 하늘에 어둑어둑 비내리고 귀신소리 구슬퍼라
79 李白:將進酒
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 그대는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 힘껏 바닷까지 내달아 돌아오지 못함을 보지 못하여소
君不見高堂明鏡悲白發 그대는 높은 집에서 거울보며 백발을 슬퍼하는데
朝如靑絲暮成雪 아침에 푸른 실 머리 저녁에 눈처럼됨을 보지못하였소
人生得意須盡歡 인생에서 마음을 얻으면 마음껏 즐기지니
莫使金樽空對月 금술동이로 공연히 달을 대하게 하지마오
天生我材必有用 하늘이 내 재주를 주었음은 반드시 쓸대가 있을지니
千金散盡還復來 천금 다 써도 다시 돌아온다네
烹羊宰牛且爲樂 양을 잡고 소를 잡아 요리하여 즐길것이니
會須一飮三百杯 모름지기 한번 마신다면 삼백잔을 마실 것 일세
岑夫子丹丘生 금부자와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 술을 마실찌니 그대는 멈추지 말라
與君歌一曲 그대에게 노래 한곡조 들려주니
請君爲我側耳聽 청컨대 그대는 나를 위해 곁에서 들어주시오
鐘鼓饌玉不足貴 좋은 음악과 맛난 안주도 귀한 것 아니니
但愿長醉不愿醒 다만 오래취하데 깨어나는 것 원치않는다네
古來聖賢皆寂寞 예전의 성현들은 모두 적막하고
惟有飮者留其名 오직 술마시는 사람만이 그 이름 남긴다네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이 예전에 평락에서 잔치 벌릴때
斗酒十千恣歡謔 한 말술을 일만냥으로 주고 마음대로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 주인께선 어찌 돈이 적다 말하시오
徑須沽取對君酌 빨리가서 술을 사와 그대와 대작하게 해주오
五花馬千金裘 오화마와 천금부를
呼兒將出換美酒 아이불러 가져다가 맛난술을 바꾸어
與爾同消萬古愁 그대와 함께 만고의 근심 삭히리라
80 李白:長相思二首之二
日色已盡花含煙 해는지고 꽃은 안개를 버금고
月明欲素愁不眠 달은 밝아 히어져도 근심에 잠 못 이룬다
趙瑟初停鳳凰柱 조슬을 잠깐 타다 봉황새긴 기둥에 멈춰두고
蜀琴欲奏鴛鴦弦 촉금으로 원앙현 타려하네
此曲有意無人傳 이곡이 지닌 의미를 전해줄사람 없으니
愿隨春風寄燕然 봄 바람 딸리어서 연연산으로 보내고 싶어요
憶君迢迢隔靑天 그리운님 생각하니 아득하게 푸른하늘 격했거니
昔日橫波目 예전의 곱디고운 두눈이
今成流淚泉 이제는 눈물샘이 되었어요
不信妾腸斷 제 애타는 마음 믿지 못하시면
歸來看取明鏡前 돌아오셔서 거울 앞의 제 얼굴 좀 봐 주어요
81 王維:桃源行
漁舟逐水愛山春 어부가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봄삼을 즐기는데
兩岸桃花夾古津 도화가 만발한 두 언덕 사이에 옛나루터가 있어
坐看紅樹不知遠 앉아서 도화나무를 감상하다 보니 멀리 온 것을 몰랐네
行盡靑溪不見人 가다가 맑은 시내에 닿으니 사람이 보이지 않고
山口潛行始隈隩 산입구를 몰래 들어가니 굽고 깊은길이 시작되었으며
山開曠望旋平陸 산을 나와 널리 바라보니 평지가 빙 둘러있고
遙看一處攢云樹 아득히 한곳을 바라보니 높은 나무들이 모여있네
近入千家散花竹 들어가보니 많은집들이 꽃과 대나무 사이에 흩어져있고
樵客初傳漢姓名 나무꾼이 나에게 처음 한나라 성씨를 말하였다
居人未改秦衣服 주민들은 진나라 의복을 바꾸어 입지 않았으며
居人共住武陵源 주민들은 모두 무릉원에 살면서
還從物外起田園 세상밖으로부터 나와 전원을 지어
月明松下房櫳靜 달이 밝아 소나무아래 창이 고요하며
日出云中雞犬喧 구름가운데 해가 뜨면 닭과 개가 서로 시끄러이 짖는다
驚聞俗客爭來集 속객이 왔다는 소식에 놀라며 다투어 와
競引還家問都邑 경쟁하듯 집으로 초대하여 도회에 대해 물었다
平明閭巷掃花開 새벽에 마을의 떨어진 꽃을 쓸며
薄暮漁樵乘水入 저녁 무렵 어부와 나무꾼은 물길을 따라 들어와
初因避地去人間 처음 난을 피해 사람들 사이를 떠나 왔기 때문에
及至成仙遂不還 선경에 이르러서 마침내 돌아가지 않았다
峽里誰知有人事 골짜기 안에 인사가 있음을 누가 알리오
世中遙望空云山 속새에서 아득히 빈 구름 걸린 산을 바라보니
不疑靈境難聞見 영경을 믿지 않는다면 듣고 보는 것이 어렵겠네
塵心未盡思鄕縣 세속의 마음이 다하지 않아 고향이 생각나니
出洞無論隔山水 산수로 막혀있음에도 불구하고 동굴을 나와
辭家終擬長游衍 마침내 오래 놀았다는 것 깨닫고 집집마다 작별하고
自謂經過舊不迷 스스로 오래도록 그 길을 잃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安知峰壑今來變 어찌 봉우리 골짜기가 지금과 같이 변할 줄 알았으리
當時只記入山深 지금은 단지 산깊이 들어간 것만을 기억하니
靑溪几曲到云林 맑은 시내를 몇 번 지나야 구름 덮힌 산에 닿을 수 있을까
春來遍是桃花水 이곳에 봄이 오자 도화꽃이 물따라 흐르는데
不辨仙源何處尋 선원이 어딘지 찾을 수가 없구나
82 柳宗元:漁翁
漁翁夜傍西岩宿 늙은 어부 밤되어 강서쪽 바위곁에 잠자고
曉汲淸湘燃楚燭 새벽에 물길어 대나무로 밥을 짓네
煙銷日出不見人 안개 걷히고 해가 솟아올라도 사람 보이지 않는데
欸乃一聲山水綠 어기여차 배젖는 소리에 산과 물 푸르네
回看天際下中流 머리돌려 멀리 하늘가 물흐르는곳 바라보니
岩上無心云相逐 바위위엔 무심히 흰구름만 서로 쫓고 있구나
83 王維:洛陽女兒行
洛陽女兒對門居 맞은 켠에 살고있는 한 여인
才可容顔十五餘 한참 꽃다운 열다섯 남짓 나이
良人玉勒乘驄馬 남편은 옥불레 씌운 총마 타고
侍女金盤膾鯉魚 시녀는 금소반에 잉어 회를 바쳤네
畫閣朱樓盡相望 채색누각 꽃다락 모두 서로 바라보고
紅桃綠柳垂檐向 붉은 복사 푸른 버들 처마 향해 드리웠네
羅帷送上七香車 비단휘장 칠향찬은 그녀를 실어가고
寶扇迎歸九華帳 깃털부채 구화장은 그녀를 맞이하네
狂夫富貴在靑春 낭군은 부귀하고 나이도 젊어
意氣驕奢劇季倫 의기 교만 사치함이 계륜보다 더하더라
自憐碧玉親敎舞 벽옥을 사랑하여 몸소 춤가르치며
不惜珊瑚持與人 산호도 아쉼없이 남에게 선사했네
春窗曙滅九微火 봄창에 새벽들어 구미등불 끓때
九微片片飛花瑣 구미등 꽃가루 창살가에 날리네
戱罷曾無理曲時 놀름에 꽃지쳐 악곡익힐 겨를 없고
妝成只是薰香坐 화장하곤 다만 향기속에 않았네
城中相識盡繁華 성중에 서로 아는자는 모두 당대 부호
日夜經過趙李家 밤낮 지나는 길은 조씨 이씨 집이네
誰憐越女顔如玉 옥같이 예쁜 월녀를 누가 가련해 하랴
貧賤江頭自浣紗 빈천한 신세 강가에서 손수 빨래하노라
84 韓愈:山石
山石犖確行徑微 산의 돌은 울퉁불퉁 가는 길은 좁은데
黃昏到寺蝙蝠飛 황혼에 절에 오니 박쥐들이 난다
升堂坐階新雨足 법당에 올라 섬돌에 앉으니 때마침 단비가 흡족하여
芭蕉葉大梔子肥 파초잎은 커지고 처자는 살이 쪘다
僧言古壁佛畫好 스님의 말씀 고벽에 불화가 좋다기에
以火來照所見稀 불켜서 비춰보니 드물게 보는 바라
鋪床拂席置羹飯 먼지 털고 자리 깔아 국과 밥을 차렸는데
疏糲亦足飽我飢 소박한 반찬에 담백한 밥 넉넉히 주린 배를 채웠다
夜深靜臥百虫絶 밤 깊어 조용히 누우니 벌레 소리 끊긴 속에
淸月出嶺光入扉 맑은 달빛 산 위에서 사립문에 들어온다
天明獨去無道路 새벽 일찍 혼자 나가니 길을 찾지 못하고
出入高下窮煙霏 드나들고 올라갔다내려갔다 끝내 안개 속에 막히고 마는구나
山紅澗碧紛爛漫 이윽고 햇빛에 만물이 드러나니 산은 붉고 개울은 푸르고
時見松櫪皆十圍 때때로 보이는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모두 다 열 아름도 넘을 듯
當流赤足蹋澗石 맨발을 물에 담가 개울돌을 밟으니
水聲激激風吹衣 물소리 콸콸 바람은 옷깃을 나부낀다
人生如此自可樂 인생이 이만하면 즐길만 하거니
豈必局束爲人鞿 무엇땜에 움츠리고 남의 굴레 매일거냐
嗟哉吾黨二三子 애달프다 우리 동료 친구들이여
安得至老不更歸 어찌하여 늙기까지 은퇴할 줄 모르는고
85 岑參:白雪歌送武判官歸京
北風卷地白草折 북풍이 따을 휘몰아 추위참던 백초가 다 꺽이고
胡天八月卽飛雪 오랑캐땅 팔월의 하늘에는 벌써 눈이 내리네
忽如一夜春風來 갑자기 하룻밤에 봄바람이 불어와
千樹萬樹梨花開 천나무 만나무에 배꽃이 피었더라
散入珠帘濕羅幕 구슬 주렴에 흰꽃이 날아들어 비단 장막 적시니
狐裘不暖錦衾薄 여우갖옷도 따습지 못하고 비단 이불도 얇기만 하구나
將軍角弓不得控 장군의 각궁도 당길 수 없고
都護鐵衣冷猶著 도호의 철갑옷도 차가와도 입는다
瀚海闌干百丈冰 넓은 사막 이맂리 백길 얼음에 덮이고
愁云黲淡萬里凝 근심스런 구름은 어둑어둑 만 리에 엉키었다
中軍置酒飮歸客 중군은 술을 내어 돌아가는 그대에게 대접하며
胡琴琵琶與羌笛 호금 비파 강적 까지
紛紛暮雪下轅門 부슬부슬 저녁눈 영문에 내리는데
風掣紅旗凍不翻 바람은 붉은 깃발을 당기어도 눈 속에 펄럭이질 못하구나
輪台東門送君去 윤대의 동문에서 그대를 보내나니
去時雪滿天山路 갈 때에 오던 눈이 천산길에 가득하리
山回路轉不見君 산돌고 길 돌아 그대는 보이지를 않는데
雪上空留馬行處 눈 위엔 말자취만 부질 없이 남았구나
86 李白:金陵酒肆留別
風吹柳花滿店香 봄바람 버들꽃을 날리니 온 술집에 꽃향기 가득한데
吳姬壓酒喚客嘗 오나라 계집은 술을 걸러 놓고서 손님을 불러다 맛을 보이네
金陵子弟來相送 금릉의 자제들 모두 나와 배웅하니
欲行不行各盡觴 가고자 하나 내 차마 가지 못하여 제 각각 잔만 자꾸 비운다
請君試問東流水 그대들이여 물어보자 동으로 흐르는 저 강물과
別意與之誰短長 이별하는 이 마음 그 어느 게 더 길더냐?
87 李白:長干行
妾發初覆額 내 머리카락 앞이마에 드리울 즈음
折花門前劇 꽃 꺽으며 문 앞에서 놀곤 했지요
郎騎竹馬來 그대는 죽마타고 오셔서
繞床弄靑梅 침상을 두르면서 청매실로 장난쳤지요
同居長干里 같은 동네 장간리 안에 살면서
兩小無嫌猜 어린 둘은 스스럼 없이 자랐는데
十四爲君婦 열 네 살에 그대의 아내 되어
羞顔未嘗開 부끄러워 얼굴 한번 못 폈지요
低頭向暗壁 고개 숙여 어두운 벽만 향하고
千喚不一回 천번 불러도 한번을 못 돌아봤어요
十五始展眉 열 다섯 되어서야 비로소 얼굴 펴고
愿同塵與灰 티끌 되고 재 되도록 함께 하기 원했어요
常存抱柱信 항상 굳은 약속 가졌었는데
豈上望夫臺 어찌 망부대에 오를 줄이야
十六君遠行 내 나이 열 여섯 살 그대는 멀리 떠나
瞿塘灩預堆 구당에도 가시고 암초있는 염예에도 가셨지요
五月不可觸 오월이 되어도 만날 수 없어
猿鳴天上哀 원숭이 울음만 하늘 위에 구슬퍼요
門前遲行跡 문 앞에는 오가는 발자취 뜸해
一一生綠苔 하나하나 푸른 이끼 자랐어요
苔深不能掃 이끼가 많아져도 쓸지를 못하는데
落葉秋風早 이른 가을 바람에 앞이 지네요
八月蝴蝶來 팔월에 나비들 날아와
雙飛西園草 서쪽들 풀밭에서 짝지어 나네요
感此傷妾心 이것 바라보다 내 마음 아파
坐愁紅顔老 앉아서 근심에 얼굴만 늙어가오
早晩下三巴 언제든 삼파에서 돌아올 때는
預將書報家 미리 집으로 편지 해 알려주세요
相迎不道遠 서로 맞으러 가는 길 멀다 않고서
直至長風沙 곧바로 장풍사에 이르겠어요
88 李白:子夜四時歌:冬歌
明朝驛使發 내일 아침이면 역의 관리가 떠난다기에
一夜絮征袍 하룻밤에 솜 넣어 정포 짖는다
素手抽針冷 바느질에 하얀 손 이리 시린데
那堪把剪刀 어떻게 가위조차 잡으리오
裁縫寄遠道 다지어 먼길에 부치지만
幾日到臨洮 그 곳 임조에 닿을까나
89 李白:子夜四時歌:秋歌
長安一片月 장안성 한 조각 달
萬戶搗衣聲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
秋風吹不盡 추풍 불어도 내 시름을 흩어주지 못하나니
總是玉關情 내 마음 온통 옥문관의 남편을 생각함이라
何日平胡虜 어느 때에나 오랑캐 평정하여
良人罷遠征 우리 남편 원정을 마치실까
90 李白:子夜四時歌:春歌
秦地羅敷女 주나라 땅의 젊은 처녀
采桑綠水邊 푸른 물가에서 뽕을 따네
素手靑條上 하얀 손 푸른 가지에 얹히고
紅妝白日鮮 붉은 옷 밝은 해에 곱구나
蠶飢妾欲去 누에는 배고파 저는 가야 하오니
五馬莫留連 태수님 제발 배회하지 마세요
91 柳宗元:溪居
久爲簪組累 오랫동안 공무에 얽매였다가
幸此南夷謫 다행히 이제 남방으로 귀양왔구나
閑依農圃鄰 농사집과 붙어서 저들과 한가로이 이웃하니
偶似山林客 우연히도 산림의 은사 같구나
曉耕翻露草 아침이면 이슬 머금은 들풀을 헤쳐 밭을 갈고
夜榜響溪石 저녁이면 배를 저어 시냇돌을 울린다
來往不逢人 오거나 가거나 만나는 사람 없고
長歌楚天碧 홀로 부르는 긴 노래 남방의 하늘만 푸르다
92 韋應物:送楊氏女
永日方戚戚 지난날 늘 근심 중에 자라다가
出行復悠悠 이제 문을 나섬에 길이 또한 멀구나
女子今有行 네 오늘 시집감에
大江溯輕舟 작은 배 큰 강을 거슬러 올라가겠구나
爾輩苦無恃 하물며 너희 자매들 어미가 없어
撫念益慈柔 내 더욱 어루만지고 사랑하며 부드러이 하였거늘
幼爲長所育 어려서 남에게 길러지다가
兩別泣不休 오늘 서로 헤어짐에 너희들 웃음이 그치지 못하는구나
對此結中腸 이를 보는 내 마음 창자가 찢어지나
義往難復留 여자는 마땅히 시집을 가는 법 다시 여기 머물지는 못하리라
自小闕內訓 네 어려서부터 내훈이 없었거니
事姑貽我憂 시어머님 잘 섬길까 걱정이로다
賴茲托令門 다행히도 좋은 집에 맡기어져
仁恤庶無尤 어질고 인자하신 시댁이니 어떤 허물도 없을지니라
貧儉誠所尙 가난하고 검소함은 진실로 숭상할 바라
資從豈待周 시집갈 때 가져가는 재물이야 종들 어찌 다 온전히야 갖추었겠니
孝恭遵婦道 모름지기 효도하고 공손하며 부도를 따르고
容止順其猷 용모거지 모두들 법도대로 하거라
別離在今晨 오늘 새벽 우리들 헤어지면
見爾當何秋 어느 때에 너를 볼까 모르겠구나
居閑始自遣 한가로이 거하며 스스로 보낼지나
臨感忽難收 홀연히 네 생각에 느꺼워하고
歸來視幼女 돌아와 네 동생 굽어보매
零淚緣纓流 눈물이 갓끈 따라 흘러내린다
93 韋應物:東郊
吏舍局終年 관청에 일년 내내 매였다가
出郊曠淸曙 맑은 새벽 드넓은 교외로 나왔더라
楊柳散和風 버드나무는 부드러운 바람을 흩고
靑山澹吾慮 푸른 산은 내, 생각을 깨끗하게 하는구나
依叢適自憩 수풀에 기대어 알맞게 쉬고
緣澗還復去 시내를 따라 거닐어도 보고
微雨靄芳原 보슬비에 꽃핀 들 무르익는데
春鳩鳴何處 봄 비둘기 어디에서 울고 있는가
樂幽心屢止 그윽한 곳 즐길 마음 몇 번이나 꺾이었나니
遵事跡猶遽 공무에 다니다 발걸음 오히려 바빴음이라
終罷斯結廬 이제 벼슬살이 그만두고 여기에다 띠집을 지으리니
慕陶眞可庶 도공을 그리던 마음 거의 다 이루리라
94 韋應物:寄全椒山中道士
今朝郡齋冷 오늘 아침 관사가 쌀쌀하여
忽念山中客 홀연 산중의 도사가 생각나네
澗底束荊薪 시냇가에서 땔나무를 묶고
歸來煮白石 돌아오다 백석을 굽겠지
欲持一瓢酒 한바가지 술을 들고가
遠慰風雨夕 비바람 휘몰아치는 이 밤을 위로하고 싶지만
落葉滿空山 낙엽이 빈산에 가득하리니
何處尋行跡 어디서 그대 자취 찾을 것인가
95 元結:賊退示官吏幷序
癸卯歲西原賊入道州焚燒殺掠几盡而去明年賊又攻永州破邵不犯此州邊鄙而退豈力能制敵歟?蓋蒙其傷憐而已諸史何爲忍苦征斂故作詩一篇以示官吏(계묘년에 서원의 도적이 도주에 들어와 불질러 태우고 죽이고 약탈하기를 거의 다 하고서 가버렸다 이듬해 또 도적이 영주를 공격하고 소땅을 깨뜨렸는데 이 주의 변방에는 침범하지 않고 물러갔다 어찌 힘이 능히 그 적을 제압하였겠는가? 대개 그 불쌍히 여김을 입은 탓일 뿐이다 여러 관리들아, 어찌 차마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는가? 그러므로 시 한편을 지어 이에 관리들에게 보인다)
昔歲逢太平 지난날 태평세월을 만나
山林二十年 산림에서 이십년을 살았네
泉源在庭戶 샘물은 물가에 있고
洞壑當門前 산골짜기는 문 앞이었네
井稅有常期 나라의 세금은 때가 있었고
日晏猶得眠 해는 떠도 편안히 잠 잘 잤다네
忽然遭時變 돌연히 세상의 변고를 만나
數歲親戎旃 몇 년 동안이나 군에 있었지
今來典斯郡 금년에 이 고을 맡았더니
山夷又紛然 도적들이 또한 시끄럽구나
城小賊不屠 성은 적어도 도적은 노략질을 않으니
人貧傷可憐 백성들의 가난함이 불쌍했던가
是以陷鄰境 이 때문에 이웃 고을 짓밟히어도
此州獨見全 이 고을 홀로 온전하구나
使臣將王命 관리들아 왕명을 받들어
豈不如賊焉 어찌 도적만도 못하다더냐
令彼征斂者 저 세금을 포악하게 거두는 관리들
迫之如火煎 백성을 압박하기 불에 볶는듯
誰能絶人命 누가 능히 남의 생명 끊는단 말인가
以作時世賢 세상사람 칭찬받는 어진 관리 되어다오
思欲委符節 생각노니 벼슬살이 던져버리고
引竿自刺船 낚싯대 끌고 몸소 배를 고치고
將家就魚麥 가족을 데리고서 물고기 사리지고 보리 익는 시골
歸老江湖邊 돌아가 강가에서 호수에서 늙음을 마칠거나
96 邱爲:尋西山隱者不遇
絶頂一茅茨 산 꼭대기 한 초옥 있어
直上三十里 곧장 삼십리더라
扣關無僮仆 문을 두드리니 그도 없고 종도 없고
窺室惟案几 방안을 살펴봐도 탁자와 다궤뿐
若非巾柴車 수레 타고 놀러가지 않았으면
應是釣秋水 가을 시냇가 낚시하러 갔겠지
差池不相見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黽勉空仰止 실없이 문 앞에서 머뭇거리니 존경하는 마음만 끝없이 이네
草色新雨中 풀빛은 새 비 맞아 짙고
松聲晩窗里 솔바람은 저녁 창에 들어오네
及茲契幽絶 여기 그윽한 경치 내마음에 들어 맞아
自足蕩心耳 스스로 만족하네 마음 활짝 틔었구나
雖無賓主意 손과 주인 이야기는 비록 없어도
頗得淸淨理 자못 깨끗한 이치는 얻었나니
興盡方下山 흥을 다하였으면 내려갈 뿐
何必待之子 구태여 그대 오기 기다릴건가
97 孟浩然:夏日南亭懷辛大
山光忽西落 산 속의 해는 갑자기 지는데
池月漸東上 연못의 달은 점점 동쪽으로 오르누나
散發乘夜涼 머리 풀어 밤 서늘함을 타고
開軒臥閑敞 창문을 열어 놓고 한가로이 시원하게 누웠다
荷風送香氣 연꽃을 스친 바람 향기를 보내오고
竹露滴淸響 댓잎의 이슬방울 맑은 소리 내어 주네
欲取鳴琴彈 거문고 타고자 하건만
恨無知音賞 들어 줄 지음없어 한스럽구나
感此懷故人 이에 느꺼워 친구를 생각하니
中宵勞夢想 한밤이 되도록 그대 그리는 꿈길도 괴로워라
98 王維:渭川田家
斜光照墟落 석양은 시골집 울타리 사이로 비치는데
窮巷牛羊歸 가난한 마을에 소와 양을 돌아본다
野老念牧童 촌 늙은이 목동을 염려하여
倚杖候荊扉 지팡이에 의지한 채 사립문에 기다리네
雉雊麥苗秀 꿩은 울어 보리싹이 자라고
蠶眠桑葉稀 누에는 잠들어 뽕잎은 적어졌구나
田夫荷鋤立 농부들 호미 들고 서서
相見語依依 서로 보고 얘기하며 끝이 없어라
卽此羨閑逸 여기서 이 한가함이 부러워
悵然吟式微 쓸쓸히 식미 시구 읊조린다
99 杜甫:佳人
絶代有佳人 세상에 뛰어난 미인이있어
幽居在空谷 쓸쓸한 골짜기에 그윽히 살아간다
自云良家子 스스로 말하기를 양가의 딸이나
零落依草木 이제는 영락하여 초목에 의지하오
關中昔喪亂 옛날에 관중에서 난리를 만났거니
兄弟遭殺戮 형제들 모두 다 죽임을 당하였소
官高何足論 벼슬이 높다고 어찌 족히 말하리요
不得收骨肉 골육도 거두어 묻지를 못하는데
世情惡衰歇 세상인심은 몰락하면 미워하고
萬事隨轉燭 일만 가지 일들은 바람따라 흔들리는 촛불
夫婿輕薄兒 남편이라 만났더니 경박한 사내, 몰락한 처가 보더니
新人美如玉 새 사람 사귀어 옥같이 여긴다오
合昏尙知時 합환꽃도 오히려 때를 알고요
鴛鴦不獨宿 원앙새도 혼자 자지 않는데
但見新人笑 다만 보이나니 새 사람의 웃음 뿐
那聞舊人哭 어찌 들으리오 옛 사람의 웃음을
在山泉水淸 산에 있으면 샘물은 맑아지지만
出山泉水濁 산을 나서면 샘물은 탁해진다오
侍婢賣珠回 시비는 구슬 팔아 도아와서
牽蘿補茅屋 덩굴을 끌어다 띠집을 보수한다
摘花不揷發 꽃을 꺾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掬 잣을 따도 손에 가득 움켜쥔다
天寒翠袖薄 날씨 차가와 푸른 소매 엷어지는데
日暮倚修竹 날 저문 사립문에 홀로 기대 기다린다
100 李白:春思
燕草如碧絲 연나라의 풀은 흡사 파란 실과 같과
秦桑低綠枝 진땅의 뽕잎은 이미 푸른 가지를 낮게 드리웠소
當君懷歸日 그대도 마땅히 이때가 되면 집에 돌아올 날짜를 생각하시겠지만
是妾斷腸時 정녕 저는 그대 그리워 애끓는 때라오
春風不相識 저와 춘풍은 본디 서로 알지 못하는데
何事入羅幃 제 비단 장막 속으로 불어 오나요
101 李白:月下獨酌
花間一壺酒 꽃 사이 한 동이 술을 놓고
獨酌無相親 혼자서 마신다 짝할 사람 없어서
擧杯邀明月 잔을 들고 밝은 달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그림자 합하여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달은 이미 술 마실 줄 모르거니
影徒隨我身 그림자만 나를 따라 마신다
暫伴月將影 잠깐이나마 달을 짝하고 그림자와 함께 해
行樂須及春 이 즐거움 봄에 까지 미치리라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하면 달도 배회하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醒時同交歡 깨어서는 함께 어울려 기뻐하고
醉后各分散 취해서는 각각 나뉘어 흩어진다
永結無情游 영원히 맺고파라 망정의 교유를
相期邈云漢 우리 서로 기약하자 저 멀리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길
102 李白: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暮從碧山下 저물어 벽산에서 내려오니
山月隨人歸 달빛도 한결같이 나를 따라 돌아오네
卻顧所來徑 지나온 산길을 고개 돌려 돌아보니
蒼蒼橫翠微 푸르고도 푸르게 안개 기운 산허리를 둘렀구나
相攜及田家 주인 만나 손잡고 그의 집에 들어가니
童稚開荊扉 어린 아이 사립문을 활짝 연다
綠竹入幽徑 푸른 대나무 그윽한 길
靑蘿拂行衣 칡덩굴은 옷에 감긴다
歡言得所憩 즐거운 이야기 편히 쉬면서
美酒聊共揮 맛난 술 둘이서 다 마시고
長歌吟松風 높은 소리로 송풍곡을 노래하니
曲盡河星稀 한 가락 끝나자 밤은 깊어 은하에 별이 드물다
我醉君復樂 나는 취하고 그대 또한 즐거워
陶然共忘機 거나히 둘이 함께 세상일 다 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