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면 기정이고, 셋이면 권력-도구-기능이고, 다섯으로 세분하면 인간의 행동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 대륙의 합리주의와 해양의 실용주의는 기정奇正이다. 유럽은 한계에 도달하여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하지만 영국은 식민지를 개척하면 되고 미국은 서부로 진출하면 된다.
대륙이 꽉차서 방향전환이 막히면 내부를 쥐어짜서 효율을 높이는 독재자가 등장한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등장은 역사의 필연이다. 처음에는 밖으로 눈을 돌려 외교로 방향전환을 모색하지만 어느 순간 내부 쥐어짜기가 더 쉽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소총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카스트를 만들어 내부를 쥐어짜는 것도 방법이다. 유럽의 귀족-기사-평민-농노 계급제도 역시 카스트의 변종이다. 일본의 다이묘-사무라이-농노 관계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처음에는 외부로 눈을 돌려 기술개발에 몰두하지만 나중에는 하청기업 쥐어짜는게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방이 막혀 있으면 자연히 내부를 쥐어짠다. 바다를 끼고 있는 영국과 미국은 임자없는 땅을 찾아내면 되므로 독재자가 필요없다. 대륙은 내부가 꽉찼으므로 이상주의가 되거나 현실도피를 꿈꾼다. 미륵보살을 기다리고 메시아를 기다린다. 중국이 실용주의로 가는게 이유가 있다.
중국은 아무리 가난해도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 있다. 귀주성, 운남성 등 시골에는 아직도 민공이 수두록하다. 막다른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중간자의 도구주의가 된다. 반면 중국인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황제가 될 수는 없다. 일본에서 다이묘가 되기는 쉬운데 말이다.
섬나라 일본은 출구가 없으니 자기만족을 추구한다. 풍속산업이 발달한 이유다. 고립된 섬에서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이념이 나올 수 없다. 반면 대륙은 언제든 한 방에 뒤집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거창한 문화혁명을 시도한다. 중국사에 많다. 농민이 황제가 되는 나라가 중국이다.
개척가.. 방향전환을 시도한다. 이상주의로 가서 새로운 의사결정의 핵을 만든다.
권력가.. 절대주의를 추구한다. 민중의 대표자가 등장하여 구심점을 형성한다.
도구가.. 실용적 수단으로 효율을 높인다. 낮은 카스트를 쥐어짜면 된다.
기능가.. 현실에 만족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그 분야의 최고가 된다.
순응가.. 시키는 일만 한다. 행복과 쾌락과 불로장수를 추구한다.
개척가가 잘못된게 히피다. 몽상가의 현실도피다. 권력가가 잘못되면 독재자다. 도구가가 잘못되면 차별주의자다. 계급을 만들고 낮은 카스트를 착취한다. 기능가가 잘못되면 오타쿠다. 그들은 순수문학이니 순수예술이니 하며 변명한다. 순응가가 잘못되면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다.
개척가 -> 이상주의 현실도피
권력가 -> 권위주의 독재권력
도구가 -> 차별주의 계급서열
기능가 -> 기회주의 회피행동
순응가 -> 이기주의 쾌락지향
대륙인과 해양인의 태도가 다르다. 도시는 해양인이고 농촌은 대륙인이다. 도시는 새로운 직종을 선점해야 하지만 농촌은 그냥 농사나 지어야 한다. 한국인은 반도인이므로 두 가지 성향이 동시에 나타난다. 사촌이 논사면 배아픈 사회주의자이면서 극단적인 자본주의 행동도 한다.
질의 개척 - 일단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여 방향전환을 시도해 본다.
입자 권력 - 안되면 내부에 구심점을 만들어 중앙집권을 시도해 본다.
힘의 도구 - 안되면 내부에서 만만한 하부구조를 압박해 본다.
운동 기능 - 변화를 포기하고 그냥 할줄 아는 것을 한다.
량의 순응 - 다 포기하고 개인의 만족을 추구한다.
이념으로 포장하지만 진보와 보수는 방향전환을 포기한 정도 차이다. 젊은이는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장년은 내부로 눈을 돌린다. 노인은 변화를 포기하고 가진 것이나 지킨다. 인생은 다섯개의 카드를 하나씩 차례로 카드를 꺾어 방향전환을 시도하다가 결국 막혀서 끝나는 게임이다.
개척가 > 권력가 > 도구가 > 기능가 > 순응가로 갈수록 타인과 대화할 수 없게 된다. 변화의 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현실도피로 가고, 권위주의로 가고, 차별주의로 가고, 기회주의로 가고, 이기주의로 가면 이제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없다. 이기주의자와 대화를 하면 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