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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연예 스크랩 `이대나온여자`,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여여 추천 0 조회 49 10.03.19 18:5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대상 수상곡 '군계무학'은 표절논란에 휩싸이며 인기검색어로...

 

 

지난 25일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제33회 'MBC 대학가요제'는 '군계무학'이라는 제목부터 파격적인 노래를 부른 '이대나온여자'라는 팀명 또한 파격적인 듀엣이 대상을 수상하며 막을 내렸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대학교 송도 신캠퍼스 대운동장에서 가수 이효리와 알렉스(클래지콰이)의 진행으로 시작된 대학가요제 현장은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이날 총 13팀의 대학생 출전자들은 락, 힙합, 락 발라드, 레게, 트로트,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으며, 아마추어 대학생의 풋풋한 열정으로 프로의 카리스마적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대상과 특별상 수상팀 ‘이대나온여자’는 군계무학에서 개개인 개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20대의 세태를 촌철살인의 가사로 호평을 받았으며 실재가창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보이스의 독특한 색채도 어필한 결과, 노브레인 이성우가 최저점을 준 것을 제외하면 윤종신과 호란 등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이대나온여자'의 오예리, 서아현 양은 이날 "마음고생이 심했다. 앞으로도 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그동안 가족들이 인정해주지 않았는데.."라며 수상 소감을 말하다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계일학이 개성있는 개인을 나타내는 말인 것에서 착안, 군계무학은 힘들고 각박한 현 시대에 개성을 포기해야하는 대학생들을 반영한 곡"이라는 곡명에 대한 그럴 듯한 설명, "이대나온여자가 영화 '타짜'의 김혜수의 대사 속 이미지로 국한됐지만, 이대에는 다양하고 멋진 모습들이 많이 존재한다"며 학교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 위해 반어법적으로 지었을 법한 팀명이 상큼했다. 여자인 거 다 아는데 '이대나온사람'이라고 하지 왜 '이대나온여자'라고 이름지었느냐는 딴지를 걸어볼 수는 있겠지만...


대학가요제는 무엇보다 대학시절 해봄직한 철학적 사색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고민을 노래로 표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 존재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상과 특별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대나온여자'는 타자의 김혜수가 되 뇌이던 똑같은 단어의 천박함을 연상시키는 '이대나온여자'라는 팀명과, 그들이 선보인 '군계무학' 이라는 역시 녹녹치 않은 곡명과 함께 오랫동안 팬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대나온여자'는 이날 게스트로 특별 무대를 선사한 장기하와 얼굴들을 향해 "장기하와 얼굴들처럼 진실된 음악을 하고 싶다. 우릴 모르시겠지만 앞으로는 견제해주시길 바란다"는 당돌한 발언까지 하는 젊은이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풋풋한 치기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날 심사위원들은 대상을 수상한 팀에 대해 수상 바로 직전 "가장 특별한 빛깔과 향기를 뿜어낸 팀"이라고 평했을 만큼 탄탄한 실력도 엿보였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군계무학'은 대학가요제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노래가 나간 직후 네티즌들은 "리쌍의 '광대'와 도입부가 똑같다든가, MBC 드라마 '소울메이트' 삽입곡인 누벨 바그의 'this is not a love song'과 비슷하고 악기가 기타에서 피아노 반주로 바뀐 것 뿐 신선하지 않다는 등 표절시비와 의혹이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게시되고 있다. 다른 네티즌들이 단순히 박자비트가 비슷해 생긴 일이라는 둥, 이 팀의 멘토가 가수 하림씨인데 설마 하림씨 노래를 표절했겠냐는 등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당분간 뜨거운 논란이 오갈 것은 뻔하다.


이같이 갑자기 불거진 표절논란과 관련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 연출자 박현호 PD였다. 박 PD는 27일 대학가요제 홈페이지 제작노트에 ‘대학가요제를 마치고 대학가요제를 사랑하는 분들께’라는 글을 올려 표절논란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박 PD는 “내가 들어보니 노래가 다른 곡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한다면 남 잘되는 것을 시기해 억지스러운 한두 가지의 말꼬리를 잡아 끌어내리기보다 그들의 음악적 성과들을 다각도로 조명해주고 평가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범이 사건이 잠잠해지고 나서 잠시 찌그러져 있더니 이네들이 다시 흥미로운 먹잇감을 찾았나 보다. 나름 반성하는 빛을 보이더니 또다시 완장 찬 사람들이 활개를 치며 마녀사냥이 한창이더라. 일부 코드순서만 같다고 표절 운운한다면 통기타 하나로 연주한 옛날 포크 송들이나 들으면 솔직히 리듬이 비슷한 합합이나 레게는 상당수가 다 표절이겠네”라면서 미디어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곡을 만드는 작업은 수많은 수정과 자기 검증을 통해 만들어지는 성과물”이라며 “그 과정은 그렇게 통속적이지 않고, 적어도 내가 아는 대한민국 뮤지션들은 자신의 성과물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작업 한다”는 말과 함께, “남이 해 놓은 것을 헐뜯는 것보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이 세상을 살 맛 나게 하고 백배 이상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삶에 대한 진지함은 그 진지함으로 평가받고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싸구려 사료가 되어 안주접시에 올라서는 안 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PD는 “이번에 함께한 13팀의 엔트리들도 비록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그 정도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작업했다. 나는 그런 성과물들이 대중들에게 진심을 통해 소비되길 원하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그 천박함의 폐해는 온전히 그 수용자의 몫일 것”이라며 표절이 아닌 창작물이라는 확신을 표시했다.

 


그러나 음악계는 표절시비의 근거로 곡 전체를 관통하는 반복적인 멜로디가 광대와 똑같다시피 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일부러 모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비슷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데다 도입부는 MBC TV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삽입곡인 '디스 이스 낫 어 러브송'(누벨 바그)을 따라한 것 같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번 표절시비는 기존의 기성가수들이 외국곡을 모방한 것과는 달리 국내 가수의 곡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상당부분 지속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이대나온여자'는 대상수상의 기쁨보다는 적지 않은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멘터 자격으로 군계무학의 편곡 과정을 지도해준 가수 겸 작곡가 하림(33)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올해는 기성 가수들의 맞춤 멘터링으로 작품성을 끌어올려보고자 한 주최 측의 기획의도도 물거품이 되었고, 결과에 따라서는 표절시비를 하는 네티즌을 무개념으로 비난하며 재범이까지 끌어들여 표절시비를 잠재우려한 프로그램 PD 역시 된서리를 맞을 수 있는 사건이 되어 버렸다.


표절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최근 가요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표절논란이 아마추어 가수, 그것도 시대정신을 내세운다는 대학가요제까지 덮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순수성과 창작성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운 대학가요제가 기성가수들과 똑같은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참가자들의 편의적 사고와 상만 타고보자는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걸로 이미 대학가요제는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1977년 제 1회가 개최된 MBC 대학가요제는 이후 십여년 간 한국 대중음악 흐름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막강한 위력을 과시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연히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들도 많았고, 대상곡들은 한국 대중음악 클래식이 됐다.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 높은음자리의 '바다에 누워', 유열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등 젊은 세대 귀에도 익숙한 노래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처럼 한때 가요계의 흐름이었던 대학가요제가 대중의 눈과 귀를 여는데 실패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이르러 조금씩 관심과 주목도가 낮아지더니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사실상 대중에 익숙한 뮤지션을 배출한 적도 없다. 2007년 시청률은 1부 8.6%, 2부 9.5%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부 5.7%, 2부 7.3%로 더 떨어졌으며, 올해도 7.1~8.3%에 그쳤다. 대학생을 내세워 젊은이에게 다가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이제는 그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르는 신세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3대 공영방송사인 MBC가 사명을 걸고 연례 이벤트로 30년 이상 주최해온 대학가요제의 그런 쇠락세는 방송국에게는 모멸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래서 마치 반전 드라마라도 찍듯 극적인 반전의 모멘텀을 주고자 MBC는 무진 애를 썼다. 2005년 보컬 이상미가 주목받은 그룹 '익스'에 대상을 주고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홍보성 보도까지 내보내면서 대학가요제 인기 부활의 계기로 삼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지금 가요계를 이끄는 10대는 대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 이하의 틴에이저인데, 신선한 젊은 뮤지션을 발굴하기 위해서 대학을 굳이 찾아가야 할 것인지, 반사회적 성향과 은유의 정신을 고양시키고자 한다면 굳이 가요를 수단화할 필요가 있었는지 두 가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면 거기 답이 있을 것이다.

 


MBC가 변하거나 대학가요제가 변했어야 마땅한데 그러지를 못한 채 고작 변화시켜보겠다고 내세운 것이 이효리의 7년 연속 MC 수락 및 내로라하는 대중 가수들의 게스트 출연, 그리고 올해는 '오빠밴드'의 출연까지 시도했지만 시청률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고, 하이라이트가 집중된 올해도 2부조차 한자리 수에 머물렀다. 시청률이 그 정도면 시청자들에게 공공연히 약속한 횟수조차 못 지킨 채 부랴부랴 조기 종영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왜 대학가요제는 저렇게 편애하는 것인지, 그런 안이함이 3년 연속 두 자리도 못 되는 시청률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닐까.


'대학생=엘리트'라는 코드도 식상하게 될 정도로 대학도 사회도 바뀌었고, '대학문화=젊은이 문화=대중문화'라는 도식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대중문화가 질과 양에 있어서 급격히 성장해버렸기 때문에 실제 대학생 현실과 접점이 떨어지는 가요제 형식을 취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편 대학 가요제가 과거와 같은 위상과 영향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표절 시비까지 일어나자 '대학가요제 무용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순수 창작물과 실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해내자는 취지가 먹힐 수 있지만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럼에도 뭔지 모를 집착이 가져온 결과가 이번에 나온 대상곡의 표절시비라면 그 자체가 심각한 일이다.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뮤지션을 찾아내고 대학가의 철학적 사색과 시대적 고민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장을 마련해줌으로써 대학가의 아마추어 뮤지션들에게 대중가요계와의 접점을 마련해준다는 취지는 사라졌다. 그 대신 음악 표절시비로 뜨거워지고 있는 가요계와 논문 표절시비로 더 뜨거워 질 수 있는 대학가를 '음악이든 논문이든 표절만이 살 길'이라는 공통의 사고와 철학, 다시 말하면 '초록은 동색이라는 녹색정신(greenism)'으로 맺어준 것 아니냐는 논란을 대학가요제가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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