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급기야 진눈개비가 내렸다.
오늘 점심은 언니네 가족과 동생이 오랜만에 만나 나와 함께 담소정에서 옻닭을 먹기로 했다.
담소정 가는 길에 진눈개비가 뿌연 안개비마냥 춤을 추었다.
광주에서 순천쪽으로 진입한 후 한 10여 분 달려서 동광주 IC를 나와 우측으로 꺾으면 광주-담양,창평간 국도이다.
이 길을 줄곧 20분 정도 달리면 고서, 창평표지판이 나온다.
고서사거리에서 우측 무등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담양댐 미처 못 간 곳에 담소정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정겨운 디딤돌을 밟고 너른 정원을 지나 담소정에 들어섰다.
납작납작한 돌판들이 이어진 길을 몇 걸음 가니 담소정 현판이 보였다.
현판의 '담소정'이란 글씨처럼
다정한 내 벗 또는 사랑하는 연인끼리 담소하기 좋은 아늑함이 물씬 풍겨왔다.~~
안에 들어서자 황토온돌방의 훈훈함이 훅 밀려들었고
어느 칼럼니스트가 쓴 담소정 애찬글이 우리를 반겼다.
고구고루 정성을 다한 반찬들이 소담스럽고 맛깔스러워
금새 많이 먹고서야 사진 한 컷 찍었다.~~ㅎㅎ
엄청 큰 토종닭다리를 한참 뜯고 난 후 마시는 옻국물이란...
예전에 우리 어머니가 시골에서
가마솥에 우슬 당귀 대추 몽땅 넣고 푹 고아주셨던
그 맛 그대로인것 같아 마음이 싸~아했다.
온돌마루의 따끈함을 즐기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
한 쪽은 담양호의 모습이, 다른 한 쪽엔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펼쳐놓은 듯
사뭇 맘을 설레게 했다.
밖으로 나오니 진눈개비가 비로 변해 내렸다.
촉촉하게 젖은 나뭇잎들이 우수에 젖었다.
정원엔 수호신이 서 있었다.
618년인지 818년인지 잘 보이진 않지만
우람드리 느티나무가 이 너른 정원의 질서를 휘어잡고서 평화로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담소정 명함을 받아왔다.
담 주 금요일, 아들 녀석 밥상을 여기서 보아야겠다.
생일이라고 꼭 케잌놓고 촛불을 꺼야하는건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