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부동의 세계1위 외환보유국이다. 2014년 기준 3조73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규모다.
세계 2위 외환보유국인 일본의 1억2453만 달러보다 약 3배나 많고, 6위인 한국의 3699억 달러와 비교하면 10배도 넘는다. ‘싸구려’라는 비아냥을 듣던 ‘메이드 인 차이나’로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쌓아 올린 것이다.
두둑해진 지갑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중국이 전 세계에서 기업을 사들이는데 쏟아부은 금액은 7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금융자본의 인수 및 합병 투자규모는 약 300억 달러, 기업자본은 400억 달러에 달한다.
지칠 줄 모르는 ‘기업쇼핑’
수백 건에 이르는 최근 중국의 ‘기업쇼핑’ 리스트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들이 꽤 많다. 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미국의 컴퓨터/정보기기 제조업체인 IBM 인수 건이다.
지난 2005년 중국 레노버는 사업 부진에 허덕이던 IBM의 PC 부문을 사들였다. 그리고는 브랜드를 레노버로 통합하며 IBM이라는 이름을 지워버렸다. 수십 년간 PC의 대명사처럼 사용됐던 IBM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미친 짓”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레노버는 IBM이라는 브랜드 파워 없이도 세계 1위 PC 제조업체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점유율도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세계 3위다. 2014년 1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하며 단숨에 스마트폰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부자들이 늘면서 호화/사치 사업에 진출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푸싱그룹은 2015년 2월 프랑스의 세계적인 리조트 기업 클럽메드를 인수했다.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클럽메드는 전 세계 유명 휴양지에 회원전용 해변 등을 갖고 있는 럭셔리 리조트의 대명사다.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에도 ‘차이나머니’의 깃발이 꽂혔다. 지난해 10월,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했다. 아스토리아 호텔은 ‘대통령 호텔’로도 불리며 미국 고급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은 국내 기업인 동양생명을 인수하며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다. 다른 산업에서 중국이 진출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동양생명 인수는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국내 금융권에 발을 디딘 첫 중국 본토 자본이라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이밖에도 국내 최대 육아용품 업체인 아가방과 국내 최대 완구 및 아동 콘텐츠 업체인 영실업이 중국 기업을 주인으로 맞았고, 복합영화 상영관인 메가박스도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라는 중국계 금융자본 소유가 됐다.
자동차 산업을 장악하라
최근 중국 자본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국내에서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먹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기술력 차이가 아직은 상당한데다, 크고 비싼 차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성향 때문에 벤츠나 BMW, 아우디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독일계와 일본계가 양분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나머지 브랜드들이 매물로 나오기 시작하자 중국 자본이 이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는 13억 유로라는 거액을 주고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안전한 차’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볼보가 중국 자본에 넘어가면서 이미지가 추락하고 판매가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었다. 하지만 2011년 세계시장에서 37만3525대 판매를 기록했던 볼보차는 2014년 46만5866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물꼬가 트이자 중국 자본은 앞다퉈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 둥펑자동차가 프랑스 PSA에 8억 유로를 투자했다. PSA는 푸조와 시트로엥의 모기업으로, 당시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둥펑자동차는 푸조 가문, 프랑스 정부와 각각 14%씩의 PSA 지분을 나눠 갖고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자동차 부품회사도 속속 중국에 넘어가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피스커는 지난해 1억5000만 달러에 중국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완샹그룹에 인수됐다. 올해 3월에는 이탈리아의 피렐리 타이어가 18억 유로에 중국의 국영 화학기업인 중국화공집단공사(CNCC)에 매각됐다.
글. 정일환 기자(imthetop@gmail.com)
출처 원문 링크: http://board2.finance.daum.net/gaia/do/community/read?bbsId=column&articleId=5300
첫댓글 중국인의 '기업쇼핑'이라는 신조어가 나올만 하네요.
결국 차세대 세계는 중국거임???
헉!! 소리가 절로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