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자]
쇠비름을 말끔히 씻어 접시에 담고, 개비름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다. 거기에 농장에서 따온 방울토마토 두 알을 올려놓으니 색깔이 좋아 보인다. 잡초는 대체로 봄에 어린잎을 따서 먹는다. 여름에는 쇠어버린다. 하지만 쇠어버렸다고 해서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입에 부드럽지 않을 뿐이다. 뽀얗고 통통한 영계가 인기가 많듯 잡초도 어린순를 선호한다. 요즘에는 새싹들이 인기가 더 좋지만 좀 억센 것들이라도 살짝 데쳐서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사람 입맛에 덜 달라붙더라도 요리하기 나름이니까. 날것으로 먹어도 좋고, 소스를 얹어 먹어도 좋다.
소스는 특별한 게 아니다. 입맛에 따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료에 따라 만들면 된다. 우선 내 집에 뭐가 있나 뒤져본다. 무농약 사과 주스 한 봉지가 있고 옥수숫가루가 있다. 사과 주스에 옥수숫가루를 넣는다. 호두, 잣, 검은깨, 참깨가 있어서 영양을 고려해 조금 넣었더니 사과 주스가 좀 달다. 나는 단 것을 싫어해서 토마토를 넣어 단맛을 희석했다. 그리고 믹서에 한 번 쫙 갈았다. 색깔이 멋지다. 맛은 더욱 기가 막히다. 물론 그냥 먹어도 된다.
쇠비름 날 것을 소스에 담갔다가 먹으면 쇠비름의 맛과 소스가 잘 어우러진다. 입 안에서는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살짝 데친 개비름은 사실 소스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소스의 맛이 개비름 맛을 압도하니까. 소스 외에 또 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된장을 약간 넣어 버무리면 된다. 된장은 모든 나물에 최고의 양념이다. 저염식을 고려해서 된장의 향이 약간 날 정도만 넣어보라. 거기에 참기름을 살짝. 쇠비름과 기름의 윤기가 잘 어우러진다. 생 쇠비름보다 데친 것이 맛나다. 쇠비름이나 비름나물은 된장과 찰떡궁합이다. 이것을 그냥 먹기도 하지만 나는 날 김에 쌈해서 먹는다.
염분이 조금 들어간 터라 날 김과 함께 먹으면 염분의 맛은 감해지는 반면 김의 향기는 더해진다. 쇠비름은 김치나 물김치를 해먹어도 좋다. 열무김치 담그듯이 하면 된다. 쇠비름만으로 해도 좋고 열무에 쇠비름을 섞어도 좋다. 초고추장을 만들어서 버무리기도 한다. 하지만 초고추장의 신맛이 강하면 제 맛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쇠비름의 독특한 맛, 즉 시원하고 쌉쌀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양념을 삼삼하게 한다.
초고추장에 쇠비름을 무치면 돌나물과 비슷하다. 초고추장 버무림은 입맛을 돌게 할 때 먹으면 좋다. 여기에 통밀국수를 삶아서 비벼 먹으면 더 맛있다. 쇠비름을 삶아서 된장 약간과 마늘 으깬 것을 넣고 참기름을 조금 넣어 무치면 쇠비름의 시원한 맛이 살아나는 나물반찬이 된다. 쇠비름을 데쳐서 말려 두었다가 겨울에 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 말릴 때는 우선 줄기를 훑어 잎을 모두 떼어내고 줄기만 남게 하여 끓는 물에 술이나 중조를 넣고 삶는다.
다 삶아지면 뜨거울 때 꺼내 그물망을 펼쳐 놓고 햇볕에 여러 날 말린다. 나물로 할 때는 말린 것을 삶아낸 다음 몇 번씩 물을 갈아 주면서 불려 조리한다. 대파를 이용한 방법도 있다. 대파는 흰 부분을 4센티미터로 썰어 길이대로 채를 썬다. 고춧가루에 간장을 넣어 갠 다음 설탕과 식초를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준비한 쇠비름을 대파와 마늘과 함께 무치고 소금과 통깨를 넣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쇠비름 - 간에게 왕성한 생명력을 주는 최고의 잡초
( 2011. 12. 16., 도서출판 들녘)